웰컴금융그룹이 웰컴캐피탈 매각을 끝으로 사업 재편을 마무리지었다. 웰컴금융은 지난 5년간 대부업을 대신한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을 물색해왔다. 렌탈이나 골프 사업에도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눈에 띄는 성과를 얻진 못했다. 게다가 최근 몇 년간 부동산PF 리스크가 터지며 어려움이 가중됐다. 본업인 금융업에 집중하겠단 청사진을 제시한 웰컴금융의 전략과 비전을 살펴본다.
웰컴금융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으로 손종주 회장의 장남 손대희 웰컴에프앤디 부사장에 대한 승계 작업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웰컴금융은 디에스홀딩스가 보유한 비주력 계열사를 정리했다. 또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부상한 글로벌과 부실채권(NPL) 사업을 그 아래 배치했다.
이를 두고 손 부사장이 지분을 보유한 핵심 지주사에 힘을 실어주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손 부사장을 중심으로 한 승계 구도는 이미 확실시됐으나 여전히 손 회장과 주요 계열사 지분을 양분하고 있다. 이번 사업 재편이 손 부사장에게 승계 '터닝 포인트'가 될지 주목된다.
◇지주사 디에스홀딩스, 신성장동력 발굴 주체
웰컴금융그룹의 사업 재편에서 주목할 점은 바로 손대희 웰컴에프앤디 부사장(사진)이다. 손 부사장은 손종주 회장의 장남으로 2세 승계가 유력한 인물이다. 최근 매각한 △웰릭스렌탈 △미건의료기 △케이디엑스골프 △웰컴캐피탈 등은 모두 손 부사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디에스홀딩스가 보유했던 계열사다.
웰컴금융은 거미줄같이 복잡한 지배구조를 보인다. 지주사 역할만 세 곳이다. 그중에서도 디에스홀딩스는 손 부사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핵심 지주사다. 다른 지주사 웰릭스파이낸셜그룹과 웰컴에프앤디 지분은 각각 55%와 9.9%고 세 지주사는 순환출자 구조를 띤다.
디에스홀딩스는 그룹 성장동력 발굴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2019년 웰컴금융은 저축은행을 인수하며 대부업 라이선스를 반납했다. 대부업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섰는데 이때 디에스홀딩스가 인수 주체가 됐다.
웰컴금융은 디에스홀딩스를 앞세워 렌탈 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디에스홀딩스는 웰릭스렌탈(전자기기 및 사무기기 렌탈업) 지분 42.8%를 가지고 있었다. 2022년 1월 웰릭스렌탈을 통해 기업회생절차를 밟던 미건의료기(가정용 의료기기 제조업)를 사들였다.
또 디에스홀딩스는 골프용품 판매업을 영위하는 케이디엑스골프를 인수했다. 디에스홀딩스 몫 지분은 25.8%였다. 추가로 손 부사장은 웰컴에프앤디와 케이엠엘벤처스를 통해 케이디엑스골프 지분 32.7%를 소유했다. 나머지 지분 37.2%는 손 회장의 딸 손다혜 씨 개인회사인 코람두올이 보유했다.
가장 최근에 매각한 웰컴캐피탈은 웰컴크레디라인의 100% 자회사였다. 디에스홀딩스가 소유한 웰컴크레디라인 지분은 18.1%에 불과하다. 그러나 웰릭스파이낸셜그룹(13.79%), 케이엠엘벤처스(10.5%), 웰컴에프앤디(13.79%)가 웰컴크레디라인 지분을 가지고 있다. 손 부사장은 이를 통해 웰컴크레디라인에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다.
◇비주력사 정리 후 글로벌·NPL 사업 리드, 2세 승계 영향은
웰컴금융그룹은 비주력 계열사를 매각해 디에스홀딩스의 부담을 덜어줬다. 대신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글로벌과 NPL 사업을 안겨줬다. 디에스홀딩스가 그룹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다시금 커지면서 손 부사장의 승계 작업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손 부사장은 '디에스홀딩스→웰컴크레디라인→웰컴캐피탈 월드와이드'를 통해 해외사업을 챙기고 있다. 웰컴캐피탈 월드와이드는 전체 해외법인을 자회사로 둔 중간 지주사다. 웰컴크레디라인이 지분 51%, 디에스홀딩스가 지분 49%를 보유한다.
웰컴금융은 2014년 대부업 철수로 인한 외형 축소가 예상되면서 해외 진출로 눈을 돌렸다. 2014년 첫 해외 진출지였던 필리핀을 비롯해 라오스, 캄보디아, 싱가포르, 미얀마,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6개국에 법인을 세워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2019년 싱가포르에 중간 지주사 웰컴캐피탈 월드와이드를 세워 해외 진출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여기에 디에스홀딩스는 NPL 사업도 추진한다. 디에스홀딩스는 웰릭스에프앤아이대부 지분 90.65%를 보유하고 있다. 웰릭스에프앤아이대부는 2006년부터 지금까지 약 20년간 NPL 시장에서 노하우를 쌓아온 계열사다. 최근 웰릭스에프앤아이대부 아래 '코릭스에프앤아이대부'란 NPL 전문회사를 설립하면서 사업 확장에 나섰다.
그뿐만 아니라 웰컴금융은 글로벌과 NPL 사업 간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바로 해외 NPL 시장 진출이다. 올해 6월엔 싱가포르에 'Welcome F&I VINA(웰컴에프앤아이비나)'를 설립했고, 7월에는 베트남에 'Welcome VINA Debt Trading' 법인을 열었다. 이들에 대한 그룹 차원의 지원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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