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24는 유튜브를 기반으로 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이다. 자산이 3000억원이 채 되지 않을 정도로 규모는 크지 않지만 이사진은 7명에 이르는 특이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재석 대표이사(CEO)를 포함해 재무총책임자(CFO), 경영지원, 인프라팀 임원 등 핵심 사내이사들이 모두 이사회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사회 규모와 비교해 운영체제는 미진한 수준에 그쳤다. 총 6개 평가 지표 중 대부분에서 평균 3점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특히 사외이사가 2명 뿐이고 감사위원회를 별도로 두고 있지 않아 '견제기능' 부문은 최하점을 기록했다.
◇사외이사 비중 28%…창립멤버 이사회 의결권 과반 차지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올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 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카페24의 이사회 운영 및 활동을 분석한 결과 255점 만점에 112점으로 산출됐다.
모든 평가 지표가 평점 1~3점대에 그쳤다. 상장사지만 자산이 2조원을 밑돌아 이사회 운영에 대한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하다 보니 모범적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중에서도 낮게 채점된 지표는 '견제기능'과 '구성' 부분이다. 각각 1.1점과 2.1점을 얻었다.
특히 이사회 구성 측면에서 카페24만의 특징이 두드러진다. 카페24는 이재석 대표 이사가 의장을 겸하고 있다. 회사 측은 해당 업무의 전문성을 고려해 오랜 기간 회사를 경영해온 이 대표에게 의장직을 맡겼다고 설명했다. 이사회 규모는 7명으로 회사 덩치와 비교하면 큰 편이다.
눈에 띄는 점은 이 가운데 사외이사는 둘 뿐이고 사내이사가 4명, 기타비상무이사가 1명이란 것이다. 기타비상무이사는 네이버 측 인물인 이윤숙 이사가 맡고 있다. 이 이사는 네이버 커머스 컨텐츠 센터 임원, 네이버 쇼핑부문 대표직을 거쳐 현재 네이버 쇼핑 사업 부문장을 맡고 있다. 지난 2022년 3월 선임됐으며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사내이사는 이재석 대표를 포함해 우창균 카페24 경영지원 총괄, 이창훈 카페24 인프라팀 총괄팀장, 최용준 카페24 CFO 등 4명이다. 이 중 이재석·우창균·이창훈 등 3명은 회사 창립멤버다. 우 이사는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이사회 의석과 의결권을 과반수 넘게 확보한 배경이라 할 수 있다.
전체 이사회 구성원 중 사외이사는 2명뿐이다. 전체 의결권 중 28%에 불과한 비중이다. 사외이사는 강영혜 사외이사와 고병철 사외이사가 맡고 있다. 각각 법과 산업경영 측면에서 전문성을 가진 인사로 분류된다.
◇감사위도 부재…6개 지표 대부분 모범기준 '미달' 결과적으로 이사회 규모는 비대해졌지만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진 못했다. 사외이사 비중이 28%에 불과하고 사외이사 지원조직을 설치하지 않는 등 운영 시스템이 걸음마 단계에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카페24는 감사위원회를 비롯한 이사회 내 위원회도 두지 않고 있다. 우종석 감사 1인 체제로 감사 업무를 시행할 뿐이다. 우 김사는 티켓링크와 엠파크, 코스메틱랜드, ㈜대우, 유진그룹 등을 거친 인물이다. 준법지원인도 별도로 두지 않고 있다. 대신 재무 회계팀과 법무팀이 감사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이밖에 '참여도'는 평점 2.6점을기록했다. 연간 이사회 개최횟수는 16회 수준으로 많은 편이지만 별도로 진행된 사외이사 교육은 없었다는 점, 다른 소위원회의 회의가 적은 편이라는 점 등이 감점요인으로 작용했다.
‘평가개선프로세스’ 지표의 경우 2.0점을 받았는데 대부분의 문항에서 최하점인 1점을 받았지만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사법 이슈에 연루된 이사회 구성이 없다는 부분에서 평점이 다소 높아졌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지표는 '경영성과'와 '정보접근성'으로 모두 3.0점을 받았다. THE CFO는 KRX 300을 구성하는 종목을 기준으로 기업들의 경영성과를 평가하고 있다. 비금융기업 277개사에서 상·하위 10%를 걸러내고 계산한 가중 평균치와 비교한다.
카페24의 경우 주가수익률이나 총주주수익률(TSR) 등 투자 관련 항목에선 최고점을 받았다. 지난해 2만원대에 머물렀던 주가가 올들어 3만원대로 뛰는 등 주식시장에서 선전한 덕분이다. 다만 매출 성장률이나 자기자본이익률(ROE), 배당수익률, 이자보상배율 등의 지표는 최하점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