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이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음에도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급격히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등이 전년말 대비 급격히 증가하며 현금유입을 제한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상이 지난해까지 재고자산을 털어내는데 집중했던 만큼 기저효과도 무시할 수는 없는 상황이지만 향후 운전자본 관리 필요성도 커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상은 2024년 상반기 별도 기준 매출 1조7270억원, 영업이익 766억원, 순이익 222억원 등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 영업이익은 41%, 순이익은 5% 증가한 수치로 모든 실적 지표가 개선됐다.
다만 실적 지표와 달리 현금흐름은 반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전년 상반기 대상은 약 1037억원의 현금유입이 있었던 반면 올해는 161억원의 현금유출이 발생했다. 올해 전체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전환한데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의 둔화가 주된 이유로 꼽힌다.
별도 현금흐름표 상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112억원에서 마이너스 9억원으로 전환했지만 전체 현금유출액 증가 이유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금액이며,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850억원에서 마이너스 593억원으로 오히려 소폭 개선됐기 때문이다.
반면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1776억원에서 441억원으로 줄며 4분의 1 수준으로 급격히 둔화했다. 통상 실적이 개선되면 영업활동 현금유입이 늘어나지만 대상은 운전자본 부담이 커지며 오히려 현금흐름이 둔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의 시작점인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26억원 많은 518억원에서 출발했다. 여기에 단기순이익조정을 위한 가감으로 881억원이 더해졌다. 법인세비용 조정(140억원), 이자비용에 대한 조정(226억원), 감가상각비에 대한 조정(336억원) 등이 주요 가산 요인이었다.
반면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 부채의 변동에서 817억원의 회계상 현금 유출이 발생했다. 전년말 대비 현금흐름 둔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부분은 재고자산 증가였다. 전년말 재고자산이 445억원 감소하며 현금유입을 일으켰던 것과 달리 295억원의 재고자산이 증가하며 현금유출이 발생한 영향이 컸다.
매출채권이 증가한 점도 영업활동현금흐름 둔화의 주된 원인이었다. 올해 상반기 대상의 매출채권이 증가하며 335억원이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재고자산과 매출채권이 증가하며 운전자본 부담도 커진 상황이다. 순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을 단순 계산해보면 지난해말 3980억원에서 5074억원으로 1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다만 대상이 지난해까지 재고 안정화에 힘쓴 기저효과와 올해 들어 매출 확대 등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며 향후 현금흐름이 빠르게 개선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상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에 대응해 선제적으로 원재료를 확보했고 급격한 재고자산 확대로 이어졌다. 대상이 재고자산 확대분을 2023년말까지 안정화시키는 과정에서 재고자산 규모가 일시적으로 낮아진 기저효과도 존재한다. 반면 올해 들어 다시 매출확대에 나서며 원재료를 확보하기 시작하자 지난해말과 올해 상반기 사이 재고자산 격차를 키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재고자산 세부내역을 보면 총유동재고자산은 3485억원에서 3779억원으로 290억원가량 증가했다. 재고자산 증가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원재료부분이었다. 지난해말 850억원까지 낮아졌던 원재료 재고는 올해 들어 1183억원까지 볼륨을 키웠다.
대상 관계자는 "매출이 증가하는 과정에서 원재료재고와 매출채권이 자연스럽게 늘어나며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둔화됐다"며 "전년말까지 불확실한 시장환경에 대응해 재고자산을 줄여왔던 부분 등의 기저효과가 반영되며 둔화폭이 두드러져 보인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