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제약은 지사제 정로환과 살충제 비오킬 등 일반의약품에 강점을 지닌 중견 제약사다. 이 외에도 염모제, 화장품 등 사업을 통해 연간 총 1000억원 안팎의 매출을 낸다. 최근에는 R&D(연구개발)에 방점을 두며 미래먹거리 발굴에 힘쓰고 있다.
대표 파이프라인은 광역학치료(PDT) 신약 '포노젠'이다. 올해 초 췌장암 치료제의 국내 임상 2상을 승인받고 최근 복막암 진단 목적으로도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했다. 그러나 올해 반기 기준 현금 곳간이 말라 원활한 임상을 위해 추가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다. 수년간 R&D를 이끌던 인물도 회사를 떠났다.
◇10년 이상 몰두한 PDT 신약 개발, '치료·진단' 투트랙 동성제약은 최근 자체 개발 광과민제 '포노젠'의 복막암 진단 목적 IND를 국내 식약처에 신청했다. 이번 임상을 통해 복강 내 위암의 복막 전이 진단을 위한 광역학 진단의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복막암은 복부 내부의 공간인 복강을 덮고 있는 얇은 막인 복막에 발생하는 암이다. 주로 복막을 2차적으로 침범하는 암으로 다른 장기에서 발생한 암이 전이되면서 발생한다. 난소암, 대장암, 위암 등에서 주로 옮겨온다.
복막암 환자의 경우 복막이 넓은 면적에 걸쳐 있는 만큼 암세포가 산발적으로 퍼져 있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수술 전 CT 스캔이나 복강경 검사에서 암을 놓치는 경우도 흔하다. 명확한 초기 증상도 없어 한발 빠른 진단 수요가 충분한 시장으로 평가된다.
동성제약이 포노젠의 암 진단 목적 임상을 준비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동물 모델을 이용한 전임상 시험에서는 복강경 검사의 병기 진단 정확도를 평가했다. 광역학진단(PDD)을 통해 백색광만 사용했을 때보다 민감도와 특이도가 각각 5.9%p, 6.2%p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올해 3월에는 췌장암 타깃 임상 2상을 승인받았다. 절제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췌장암환자를 대상으로 한 항암화학요법의 추가 치료다. 연내 환자 모집을 통해 포노젠 주사를 이용한 광역학치료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자금 마련 필요, 내년 1월 BW 풋옵션 행사 '리스크' 포노젠을 활용한 두 종류 임상을 추진할 동력인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올해 반기 기준 현금성자산이 28억원에 불과하다. 총 차입금은 527억원에 달한다. 이 중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 비중이 85.7%에 달한다.
자체 영업활동 현금흐름만으로 연구개발비용을 모두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동성제약은 작년 886억원의 매출을 내는 동안 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2018년 적자전환 후 6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지만 아직 순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작년 7월에는 140억원 규모로 33회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했다. 그러나 2021년 8월 발행한 32회 BW의 조기상환청구권 행사 기간이 작년 8월 도래하며 자금 절반 이상을 채무 상환에 썼다. 85억원 중 75억원이 작년 말 기준 상환청구됐다.
메자닌 발행 후 3년 사이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채권자들이 신주 인수보다 원금 상환을 택했다. 2021년 9월 1만원대를 상회하던 주가는 10일 종가 기준 4520원까지 절반 이상 줄었다. 최근 남은 10억원에 대한 조기상환청구권도 행사된 것으로 파악된다.
작년 7월 발행한 33회 BW의 조기상환청구가 내년 1월부터 매 3개월 단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리스크로 꼽힌다. 행사가액이 기존 5878원에서 5423원으로 조정됐지만 현재 주가보다 낮다. 결국 추가 차입을 통한 조달이 필요한 상황으로 분석된다.
최근까지 대구암센터 연구소장을 맡았던 'R&D 키맨' 김용완 이사가 개인 사유로 회사를 떠난 점도 고민이다. 그는 2016년부터 재직하면서 대구 PDT 전용 암센터를 중심으로 7년간 포노젠 연구개발을 이끌어왔다. 현재 연구소장 자리는 공석으로 파악된다.
동성제약 관계자는 "포노젠을 복막암 진단에 활용하기 위한 목적의 임상시험"이라며 "IND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단계라 구체적인 임상 계획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