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Red & Blue

'뉴테크 개편' FSN, 액셀러레이터 역량 강화

종속사 부스터즈, 저평가 브랜드 성장 극대화

이우찬 기자  2024-09-06 07:36:23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How It Is Now

코스닥 상장기업 FSN이 기업가치 제고에 안간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광고마케팅 이외에 브랜드 엑셀러레이터 사업에 힘주면서 시장의 저평가를 극복하겠다는 구상입니다.

FSN 주가는 최근 3개월 동안 9% 하락했습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가 10% 빠진 점을 고려하면 지수를 추종한 면이 있습니다. 올해 첫 거래일보다 약 34% 하락했습니다.

1년 전인 지난해 9월4일 종가는 2785원이었습니다. 52주 최고가는 3775원, 최저가는 1550원이었습니다. 지금 주가는 최저가보다는 17% 상승한 가격입니다. 바닥을 지나 반등 모멘텀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1년 동안 개인과 외국인의 매매 흐름은 엇갈렸습니다. 개인이 286만4893주를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288만4646주를 순매도했습니다.

FSN의 지난 4일 기준 시가총액은 598억원까지 줄었는데요. 2021년 말, 2022년 초 시가총액은 36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2021년은 FSN이 외형, 영업이익 측면에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해이기도 합니다.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신사업 드라이브를 거는 FSN 입장에서는 달라진 시장의 평가가 야속할 것 같습니다.

◇Industry & Event

FSN은 2015년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입니다. 모바일 애드네트워크 서비스를 비롯한 통합 마케팅 서비스로 광고주가 필요로 하는 광고 전 영역에 서비스를 제공해왔죠. 이를 기반으로 마케팅 전략, 브랜딩, SNS 마케팅을 비롯해 다양한 액셀러레이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 종합광고대행에서 액셀러레이터 사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습니다. 단순 광고 대행에서 벗어나 브랜드 마케팅, 세일즈 전 과정에 참여해 기업과 브랜드를 성장하는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성장성 높은 브랜드로 판단되면 지분 투자까지 진행하는 구조입니다.

액셀러레이터 사업의 핵심은 종속기업 부스터즈입니다. 성장성 높은 브랜드와 손잡고 TV광고, 퍼포먼스 광고, 숏폼, PPL, PR, 인플루언서 마케팅, 유통 채널 협업 등 파트너 브랜드 성장에 필요한 모든 부문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성장한 브랜드가 '링티'입니다. 부스터즈가 2019년 링티에 지분 투자를 했는데요. 지난해 말 기준 지분율은 40%입니다. 링티는 지분 투자 이전 연매출이 17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475억원으로 크게 성장했습니다. 광고와 마케팅을 비롯한 다양한 브랜딩 전략이 먹혀들었습니다.

편한 신발을 지향하는 국산 브랜드 '르무통'도 있습니다. 부스터즈와 2022년 11월 파트너십을 맺은 곳인데요. 그해 11월 월매출은 2억원이었으나 1년 뒤 11월 월매출은 22억원에 달했습니다. 부스터즈의 SNS 영상 광고 마케팅이 효과를 거뒀죠. 부스터즈는 올해 상반기 르무통 브랜드의 법인 '우주텍'에 지분투자도 단행했습니다.

부스터즈는 2019년 창립 이후 처음으로 지난 7월 월매출 100억원을 초과 달성했는데요. 올해 연매출 1000억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부스터즈를 앞세운 FSN은 연결기준 반기 매출 95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3% 증가한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Market View

한양증권은 올해 2월 FSN에 관한 리포트를 펴냈습니다. 이준석 연구원은 "올해 기존 액셀러레이터 비즈니스와 인공지능(AI), WEB 3.0, 블록체인 등 뉴테크 사업을 따로 개편해 회사 경영의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고 FSN을 조명했습니다.

액셀러레이터 핵심 자회사 부스터즈도 짚었는데요. 이 연구원은 "링티, 르무통, 에어리프, 플랜비바이오 등 주요 파트너 브랜드의 세일즈 부스팅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저평가 받고 있는 브랜드 성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술력을 지니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FSN 시가총액은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이 연구원이 저평가로 판단하는 것은 액셀러레이터 사업을 영위하는 피어그룹과 비교한결과로 풀이됩니다. 레깅스 브랜드 안다르로 유명한 에코마케팅의 경우 PBR은 1.5배인 반면 FSN은 0.8배입니다. PBR 1배 미만은 시가총액으로 표현되는 기업가치가 장부상 보유하고 있는 청산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인데요.

FSN가 고민하는 지점이 여기에 있습니다. 연매출도 2000억원에 육박하고 자산총계도 2000억원을 상회하는데 시총은 1000억원을 밑도는 상황입니다.

◇Keyman & Comments

FSN 키맨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서정교 각자대표입니다. 1976년생의 서 대표는 FSN의 최대주주 격인 제이투비 지분을 이상석 각자대표와 50%씩 양분하고 있습니다. 서 대표는 계열사 부스터즈 CEO도 맡으며 액셀러레이터 사업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서 대표는 FSN이 옐로모바일과 계열 분리한 뒤인 2021년 7월 대표로 선임됐습니다. 그는 FSN 자회사 애드쿠아 인터렉티브를 공동창업 후 20년 간 성장시켰죠. 3년 연속 적자를 내던 이모션글로벌의 대표를 맡아 1년 만에 흑자 기업으로 변모시킨 핵심 경영자입니다.

더벨은 IR 담당자를 통해 서 대표와 연락을 시도했습니다. 직접 목소리를 듣지는 못했지만 주가에 관한 고민이 읽혔습니다. IR 관계자에 따르면 액셀러레이터 사업 성과와 경영 효율화를 바탕으로 기업가치 재평가를 이뤄내겠다는 게 서 대표의 의지라고 전해왔습니다.

IR 담당자는 "기업가치 재평가를 위해 전략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주주가치 제고에 공들이겠다"고 말했습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