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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

상환능력 위축된 한화, 빚 부담 해소 어떻게

사업부 양도대금 활용 고려, 올해 4400억 수혈…"이르면 연말 밸류업 계획 발표"

김소라 기자  2024-08-26 07:44:45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려면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전자는 '빚의 규모와 질'을 보여준다. 자산에서 부채와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롯해 부채 내 차입금의 비중과 형태 등이 나타난다. 후자는 '빚을 갚을 능력'을 보여준다.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을 통해 이자와 원금을 상환할 능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THE CFO가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통해 기업의 재무 상황을 진단한다.
한화의 부채 부담이 고조되고 있다. 이자가 발생하는 금융부채 규모는 증가한 반면 상환능력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 주력 자회사는 약진했으나 한화 개별 영업 성적은 침체됐던 까닭이다.

이런 가운데 자산 매각이 어느 정도 재무건전성 기여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업부 양도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채무상환 용도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장 건설 경기 회복 등 단기적인 분위기 전환이 쉽지 않은 만큼 사업부 재편을 재무개선 단초로 삼으려는 모습이다.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 등 수익확충을 통해 주주환원을 강화할 계획도 내비쳤다.

한화는 최근 부채가 가중되고 있다. 기업의 기초 체력인 자기자본 대비 부채 비중을 뜻하는 부채비율의 경우 상반기 말 별도재무제표 기준 250%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210%가 안 됐던 수치는 올 들어 매 분기에 걸쳐 상승하고 있다. 예년 수치를 모두 고려해도 상대적으로 높다.

◇올해 유동차입 180% 증가…건설 부진 탓 영업현금은 순유출

이는 올해 자본이 축소된 한편 부채 규모는 확대된 영향이다. 재무 안정성이 약화된 형국이다. 구체적으로 이자 발생 부채인 금융권 차입금 및 사채분이 눈에 띄게 늘었다. 대개 1년 이내 만기가 돌아오는 유동부채 물량이다. 상반기 말 한화의 별도 유동 차입금 및 사채는 전년 말 대비 2배 증가한 3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세부적으론 만기가 1년 미만인 단기차입금을 가장 활발히 활용했다. 올해 단기차입금 가운데 일반 차입금 물량을 큰 폭으로 늘렸다. 지난해 말 대비 180% 가량 증가한 2조320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채권을 은행에 양도하고 자금을 꾸어오는, 영업 활동을 기반으로 한 담보부차입 변화는 미미했다. 올 상반기 말 70억원 남짓이다. 미상환 회사채는 약 1조3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소폭 줄었다. 이 가운데 1년 이내 만기를 앞둔 물량은 44% 비중을 차지한다.

이처럼 단기 차입분은 크게 불었지만 반대로 상환능력은 위축되는 추세다. 영업 부진에 따른 현금창출력 둔화 영향이 가장 주효했다. 현재 한화가 주력으로 영위하는 건설 사업의 경우 원자재 값 상승 및 착공 지연 등으로 업황이 상당히 악화된 상황이다. 올 2분기 한화의 별도 매출 중 60% 이상이 건설부문에서 발생한 것을 고려하면 해당 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이에 따른 실적 영향도 크게 작용한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 실제 2분기 한화는 별도 기준 21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전년대비 적자 전환했다.


이 같은 상황은 현금 흐름 면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상반기 한화의 별도 영업활동 현금 흐름은 마이너스(-) 260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이는 전년 동기대비 150억원 가량 개선된 수치다. 단순 영업만으로 창출한 현금흐름은 전년대비 악화됐으나 종속회사 배당금 수취분이 늘어난 영향이다. 한화는 상반기 배당금 수익 명목으로 전년대비 8배 이상 증가한 1430억원의 현금을 인식했다.

◇"자산 매각 대금 채무 상환 활용, 자회사 배당 수익 증가 기대"

빚 부담 경감을 위해 내부적으론 사업부 양도 대금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한화는 지난달 각각 한화오션과 한화솔루션을 대상으로 플랜트 사업 및 태양광 장비 사업을 양도했다. 이를 통해 총 2500억원을 신규 확충했다. 오는 10월 해상풍력 사업도 한화오션에 넘겨 1900억원을 수혈한다는 계획이다.

한화는 이달 초 진행한 기업설명회(NDR, Non Deal Roadshow) 당시 "건설 운전자본 증가로 차입금이 전년 말 대비 1조3000억원 가량 증가했기 때문에 사업부 양도를 통해 확충한 자금은 부채상환 용도로 활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 밝혔다.

동시에 주주정책 강화에 대해 긍정적인 기조를 내비쳤다. 종속법인들의 영업 개선 등 가시적 성장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배당 확대 재원을 추가로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5월 인수해 새롭게 관계 법인으로 편입한 '한화오션'으로부터의 브랜드 라이선스 사용료 등도 온기에 인식할 전망이다.

한화 관계자는 "주주 정책 강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밸류업 프로그램의 경우 올 연말이나 내년 초쯤 발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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