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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 차입금 감축 속도…레고랜드 여파 벗어날까

상반기 5000억 줄여, 연말 1조원대 후반 전망…하반기 본PF 전환 총력

정지원 기자  2024-08-20 07:15:31
롯데건설의 각종 재무지표가 유동성 위기 이전으로 점차 회복되고 있다. 최대 3조8000억원 수준까지 증가했던 총 차입금 규모가 2조4000억원 정도로 떨어졌다. 리스크 현실화에 대비해 2조원 이상 묶어뒀던 현금 규모도 1조원 안팎으로 축소됐다.

롯데건설은 연간 1조원 규모 본PF 전환 및 PF 우발채무 감축을 목표로 세우고 이행 중이다.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까지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했다. 비슷한 수준으로 총 차입금도 줄이고 있다. 하반기에도 5000억원 가량 덜어낸다면 총 차입금이 1조원대 후반으로 내려갈 전망이다.

◇상반기 말 총 차입금 2.4조…부채비율 200% 기록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롯데건설의 올해 상반기 말 연결기준 부채총계는 5조4589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6조521억원보다 9.8% 감소했다. 금액으로는 5933억원이 줄었다.

총 차입금을 비슷한 수준으로 감축한 결과다. 롯데건설의 같은 기간 총 차입금은 2조4495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9721억원보다 17.6% 떨어졌다. 약 5226억원의 차입금을 갚았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개선됐다. 상반기 말 204.9%로 나타났다. 1년 전에는 227.5%를 기록한 바 있다. 연말까지 부채비율은 100%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건설은 2022년 하반기 유동성 위기설이 번지자 대규모 차입을 진행했다. PF 우발채무에 대한 대응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였다. PF 우발채무가 롯데건설의 실질 채무로 전환될 경우를 대비해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레고랜드 사태가 터지기 전인 2022년 상반기 말 연결기준 총 차입금은 1조2948억원이었다. 같은 해 말엔 3조8971원까지 규모를 키웠다. 당시 2조6000억원어치를 추가로 빌린 셈이다.

대부분 단기차입을 통해 조달했다. 같은 기간 5975억원에 불과했던 단기차입금 및 유동성 장기부채가 6개월 뒤엔 2조8933억원으로 증가했다. 2조3000억원가량을 단기물로 끌어왔다.

대규모 차입을 통해 급한 불을 끈 뒤에는 PF 우발채무를 줄이는 데 집중했다. 정비사업의 분양 및 착공, 개발사업 진행 등을 통해 브릿지론의 본PF 전환에 속도를 붙였다. PF 우발채무는 대부분 브릿지론 상태일 때 짊어진다. 본PF로 전환되면 신용보강 의무가 사라지거나 책임준공 정도로 바뀐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1조4000억원 규모 본PF를 성사시켰다. 둔촌주공, 광주중앙공원 등 사업이 본격화돼 신용보강 의무에서 벗어났다. 이에 따라 1조2000억원가량 PF 우발채무가 줄었다.

자연스럽게 총 차입금 규모도 축소되기 시작했다. PF 우발채무 현실화 가능성에 대비해 단기차입을 진행했던 만큼 리스크에서 벗어남에 따라 부채 규모도 줄어들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지난해 중 총 차입금이 1조880억원가량 감소했다. 본PF 규모, PF 우발채무 감축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롯데건설의 2022년 말 연결기준 총 차입금은 3조8971억원에서 지난해 말 2조8090억원으로 27.9% 떨어졌다.


◇반년새 5000억씩 PF우발채무·차입금 감축

앞서 롯데건설의 올해 상반기 총 차입금은 5000억원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비슷한 속도로 본PF 전환 및 PF 우발채무 감축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반기에도 비슷한 수준의 주택 공급 목표를 세운 만큼 연말까지 차입금이 추가로 5000억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말 총 차입금이 2조4495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연말에는 1조원대 후반으로 차입 규모가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지난 2년간 롯데건설의 현금성자산 증가는 차입금 증가와 함께 이뤄졌다. 유동성 위기 대응을 위해 단기차입을 진행하고 이를 현금으로 쟁여두고 있었던 셈이다. 리스크에서 점차 벗어나고 PF 우발채무와 총 차입금이 줄어들면서 현금성자산 규모도 축소되고 있다.

롯데건설의 올해 상반기 말 연결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9921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에는 2조1660억원을 기록했던 항목이다. 2조원 이상의 현금을 쌓아둘 필요성이 사라졌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롯데건설의 각종 재무지표가 점차 유동성 위기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레고랜드 사태가 터지기 전인 2022년 상반기 말 롯데건설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6972억원, 총 차입금은 1조2948억원 수준이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현금성자산 감소에 대해 "유동성에 대한 불안감 해소 및 유사시를 대비해 기본적인 수준보다 더 현금을 보유했었다"며 "이젠 리스크에서 벗어나서 자연스럽게 현금보유량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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