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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텍 유증·메자닌 승부수

새 주인 맞은 클리노믹스의 생존법 조달, CB 활용 주목

새 최대주주 '제노투자조합', 운영자금 마련 고육지책…'호텔·건기식' 사업 추가

임정요 기자  2024-08-09 11:22:28

편집자주

투자 유치는 곧 기업의 능력이다. 특히 뚜렷한 매출원 없이 막대한 자금을 연구개발(R&D)에 쏟는 바이오 기업에 있어 자금 확보는 '생명줄'과도 같다. 다만 투자금 규모에 따라 기업의 지배구조는 물론 기존 주주의 주식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 자금 조달 목적 및 투자 조건 등을 면밀히 살펴야 하는 이유다. 펀딩난 속 자금을 조달한 기업과 이들의 전략을 짚어본다.
주인 바뀐 진단기업 클리노믹스가 잇단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전환사채(CB)와 유상증자 등 총 5번의 조달을 진행하고 있다.

호텔 및 영농사업 지분 인수를 하는데 CB를 활용하는 등 최대한 현금 부담을 줄이는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지점이다. 법차손 위기를 벗어나고 새로운 수익 기반을 다지기 위한 전략이다.

◇최대주주 바뀐 4월 이후 CB 4회, 유상증자 1회 '자산 확보' 차원

8일 클리노믹스는 100억원 규모 CB를 최대주주 제노투자조합1호의 특수관계인인 제노투자조합2호를 대상으로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제노투자조합2호는 올해 3월 취임한 백서현 대표가 최대주주인 펀드다. 납입일은 9월 30일이다.

클리노믹스는 4월 제노투자조합1호가 새로운 최대주주로 등극한 이후 CB 및 유상증자를 활용한 연이은 조달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번 CB까지 포함하면 벌써 5번째 조달이다. 앞선 조달은 클리노믹스의 신규 투자에 활용됐다면 이번 CB 발행은 운영자금과 연관된다고 볼 수 있다.

5월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뉴오리엔탈호텔 지분 100%를 인수하는데 필요한 거래대금을 CB로 활용했다. 현금으로 지분 인수 대금을 납입하는 대신 신규 발행한 CB와 지분을 맞교환하는 방식이다. 규모는 130억원에 달했다.

가금농산이라는 스마트팜 기업 지분 40%를 인수하는 딜도 역시 같은 방식으로 이뤄졌다. 호텔 인수한 같은 달 클리노믹스는 자사 주식 250만여주로 전환가능한 4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해 이를 가금농산 기존 주주인 김민강·강태국·이동철 씨에게 넘겼다. 대신 클리노믹스는 가금농산 지분 40%를 받았다.

이들 신규투자로 확보한 지분을 담보로 클리노믹스는 또 조달에 나섰다. 뉴오리엔탈호텔을 담보로 120억원의 CB를 발행해 현금을 확보했다. 투자자는 바로저축은행·바로에프앤대부 등이 나섰다. 이 가운데 바로저축은행은 CB를 보통주 전환하게 되면 클리노믹스 지분 11.49%를 확보하며 2대주주로 오르게 된다.

클리노믹스의 누적 미상환 사채 규모는 390억원에 달한다. 실제 유입되는 현금은 이달 발행할 CB까지 합하면 220억원이다. 이 같은 잇딴 CB 등의 자금조달은 호텔 및 스마트팜이라는 자산과 220억원 현금확보로 이어졌지만 최대주주의 지분 희석 또는 조기상환 압박 등도 무시할 수 없는 과제가 됐다.


최대주주 변경 이후 클리노믹스는 대대적인 체질개선을 이루고 있다. 연초까지만해도 클리노믹스의 실적개선 방안은 '학술연구 용역서비스'였다. 3월 말 정기주총에서 이를 정관에 추가해 정부 과제입찰에 도전하겠다고도 밝혔다.

하지만 4월 유상증자 참여로 신규 최대주주가 된 제노투자조합1호는 다른 길을 가고 있다. 호텔과 영농기업 지분을 확보하고 6월 임시주총을 개최해 호텔 및 건기식, 농어촌업, 마케팅 등 각종 신사업을 정관에 추가했다.

나아가 관련 사업을 펼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되는 신규 사내이사 4인을 선임하기도 했다. 이상윤 도미네이트 대표, 김기훈 뉴오리엔탈호텔 대표, 전민호 스타버킷 CFO, 유영일 올바를컴퍼니 대표다. 매출부진을 메우기 위한 노력으로 파악된다.

◇100% 웃도는 법차손 비율, 자본이나 실적 확충 절실

클리노믹스의 본업은 암 조기진단이지만 코로나19 진단키트 매출로 큰 실적개선을 이룬 바 있다. 이후 엔데믹 전환된 이후 실적은 큰폭으로 추락했다.

코로나19 진단키트 매출감소와 매출채권 회수불가로 인한 대손충당금 반영으로 작년 실적은 매출액 114억원, 영업적자 345억원, 순손실 42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50% 줄었고 영업손실은 3배, 순손실은 4배 심화됐다.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율은 109%를 기록했다.


클리노믹스 새주인 제노투자조합1호가 당면한 과제는 '법차손 관리'다. 2020년 12월 상장한 클리노믹스는 작년말 기술성장기업의 법차손 지정 유예가 만료된데 따라 자기자본 50% 이상의 법차손 발생에 유의해야한다.

올해와 내년 손실을 줄이거나 자기자본을 늘리지 않으면 2026년 관리종목에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 잇단 CB 발행 및 신규 자산 인수 등도 이에 따른 결정으로 파악된다.

더벨은 클리노믹스에 향후 사업계획을 묻고자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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