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수 애큐온저축은행 대표이사가 연임에 성공했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김 대표를 최고경영자(CEO) 최종 후보자로 추천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실적 부진 속 리더십 안정을 꾀하며 김 대표 체제를 1년 더 이어가게 됐다.
임추위가 CEO 최종 후보자를 결정하는 데 김 대표의 경쟁자는 없었다. 애큐온저축은행 임추위는 타사와 달리 CEO 후보군을 꾸려 관리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지배구조 투명화에 신경 쓰고 있지만, 경영승계 프로세스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정수 대표 연임 성공, 의장 아닌 사내이사로만 활동
최근 애큐온저축은행은 임추위 회의를 열고 김정수 대표(
사진)의 연임을 결정했다. CEO 최종 후보자로 김 대표를 추천한 것이다. 김 대표는 31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연임을 확정 지었다. 임기는 1년으로 내년 7월 31일까지다.
이현석 임추위장은 "김 대표가 금융업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갖추고 디지털 기술과 실질 사업과의 연관성을 접목해 디지털 뱅킹으로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후보라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또 "회사의 위기 상황 속에서 많은 역할을 수행했고, 지속되는 위기 상황 해결 및 발전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며 공익성 및 건전 경영에 노력할 수 있는 후보로 판단해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5월 애큐온저축은행 위기 상황 속 급파됐다. 이호근 전 대표가 실적 부진, 노사 갈등, 작업대출 징계 등 다양한 경영 문제가 산적한 가운데 돌연 사임했기 때문이다.
1967년생인 김 대표는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헬싱키 경제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밟았다. 김 대표는 디지털 분야에서 오랫동안 커리어를 쌓아온 인물이다. 신한카드에선 디지털사업본부장으로 상무까지 지냈다. 애큐온저축은행 디지털혁신부문 전무로 영입됐다. 애큐온캐피탈에서 디지털금융부문 부사장을 지내다 지난해 애큐온저축은행 대표이사로 발탁돼 저축은행으로 다시 돌아왔다.
김 대표는 대표이사 임기를 이어가게 됐으나 여전히 이사회 의장 자리는 맡지 않는다. 대부분 저축은행은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된다. 업계 특성상 장기 집권하는 대표이사가 많은데 이사회 의장까지 겸하며 강한 리더십을 보유한다. 그러나 애큐온저축은행은 사외이사가 의장을 맡는다. 대표이사는 의장이 아닌 사내이사로만 이사회에서 활동한다.
◇김정수 대표 경쟁자 '없었다'…CEO 후보군 관리 필요성
김정수 대표의 임기가 만료되기 30일 전 애큐온저축은행 임추위는 경영승계 절차에 돌입했다. 사실상 임추위는 CEO 최종 후보자를 결정한다기보다 김 대표의 연임 여부를 판단할 뿐이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타 저축은행과 달리 CEO 후보군을 관리하지 않기 때문이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지배구조 보고서를 통해 "별도의 CEO 후보군 관리를 하고 있지 않다"며 "경영승계 사유 발생 시 주주사, 경영진, 외부기관 등의 협조를 받아 후보를 추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CEO 최종 후보자 추천 작업에서 김 대표의 경쟁자는 없었다는 말이다. 업계 자산 1위 SBI저축은행은 이사회 주관으로 매년 상무급 이상에 해당하는 임원을 CEO 후보군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업계 2위 OK저축은행 역시 OK홀딩스대부나 OK캐피탈 등 계열사 전무급 이상 임원이 CEO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사내 CEO 후보군을 관리하는 것은 경영 안정과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중요하다. 지난해 5월 3일 이호근 전 대표가 사임 의사를 밝히고 후임자를 정하는 데 일주일이 걸렸다. 이러한 갑작스러운 리더십 교체기 내부 혼란을 줄이기 위해 대형 저축은행은 CEO 후보군을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자산 규모(5조3468억원) 5위로 대형사에 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