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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신경쟁 체제

BC카드, 신판 경쟁 참전 불가피…자체카드 성장 '탄력'

⑪회원사 이탈로 매입업무 수익 기반 약화…회원 증가율 최고

이기욱 기자  2024-07-05 09:35:11

편집자주

2014년 통합 하나카드 출범 이후 약 10년의 시간이 흘렀다. 8개사 체제가 갖춰진 이후 2010년대까지 장기간 업계 내 경쟁 구도가 고착화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과 롯데카드 대주주 변경, 빅테크 기업의 등장 등을 거치며 현재는 조금씩 그 경쟁구도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새로운 경쟁 체제를 맞이한 카드업계를 재조명하고 각 사별 대응 방안을 살펴본다.
비씨카드(BC카드)는 일반적으로 국내 카드업계의 경쟁 체제를 얘기할 때 제외되는 기업이다. 다른 7개 카드사들과는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기 때문에 직접 비교가 적절하지 않다. BC카드의 본업은 전표매입 업무로 신용판매를 본업으로 하는 타사들과는 차이가 있다.

앞으로의 경쟁 체제에는 변화가 예상된다. 주요 회원사 이탈로 전표매입 업무의 수익 기반이 악화됐다. BC카드도 자체카드를 통한 신용판매 경쟁 참전이 불가피해졌다. BC카드는 최근 빠르게 자체카드 회원 수를 늘리며 새로운 경쟁 구도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2020년대 들어 순익 8위 고정…전표매입 위주 사업구조 '한계'

자산규모를 기준으로 할 때 BC카드의 업계 순위는 압도적인 최하위에 해당한다. 8개 카드사 체제가 처음 구축된 2014년 당시에도 BC카드의 총 자산은 2조7003억원으로 7위 우리카드(5조7320억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지난해말 기준 자산 역시 6조3509억원으로 6위 하나카드(13조5406억원)의 절반 이하다.

하지만 순이익 기준 순위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인다. 201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BC카드는 하위권 카드사 3사(롯데·하나·우리카드)보다 많은 순익을 시현했다. 2014년에는 우리카드와 하나카드를 제치고 8개 카드사 중 6위를 기록했고 2015~2017년에는 롯데카드까지 앞지르며 순익 5위 자리를 차지했다. 2018년 691억원으로 최하위를 기록했지만 2019년 1147억원으로 다시 5위에 올랐다.

2020년대 들어 상황이 급변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최하위 순익을 기록했다. 전표매입 위주의 제한적인 사업구조가 점차 한계를 드러내는 모습이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에는 카드 소비자들의 오프라인 결제가 급감했고 자연스럽게 BC카드의 매입업무 수익도 줄어들었다. 낮은 카드사업의 비중으로 인해 카드대출 수요 증가 호황도 누리지 못했다.

전표매입 업무 자체의 수익 기반도 약화되는 중이다. 핵심 고객사인 우리카드가 독자 결제망을 구축하며 이탈했다. KB국민카드는 반대로 PA(Processing Agency, 프로세스 대행)업에 진출하며 전북은행, iM뱅크(옛 대구은행) 등 고객사들의 점유율을 뺏어가고 있다.

지난해 BC카드의 전표매입액은 229조원으로 2019년(219조원) 대비 4.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카드업계 전체 신용판매 이용액이 700조9520억원에서 941조8740억원으로 34.4%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그 성장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자체카드 신규, 올해 월 평균 12만명씩…성장세 유지 관건

BC카드는 전표매입 업무 수익성 악화에 대응해 수년 전부터 자체카드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여전히 점유율 1% 미만의 취급액에 머물고 있지만 카드사의 신용판매 경쟁에 조금씩 참여하는 중이다.

자체카드 상품의 성장세는 그 어느 카드사보다 가파른 모습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5월말 기준 BC카드의 개인신용카드 회원 수는 241만6000명으로 지난해 동월(156만9000명) 대비 54% 증가했다. 8개 카드사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두 번째로 높은 하나카드조차 6.3%로 10% 미만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7위 하나카드와의 회원 수 차이는 398만9000명으로 여전히 크지만 지난해 5월 445만9000명 보다는 줄어들었다.

신규 모집의 경우 절대적인 수치도 나쁘지 않다. BC카드의 최근 12개월 월 평균 신규 회원 수(개인 신용카드)는 8만7000명으로 우리카드(8만9000명)와 비슷하다. 올해 1~5월 월 평균은 12만1000명으로 KB국민카드(14만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가장 최근 데이터인 5월 신규 회원 수는 14만4000명으로 8개 카드사 중 1위다.

올해 1분기말 기준 자체카드 수수료 수익은 86억4400만원으로 아직 전체 수익의 0.9%에 불과하다. 금융 수익 역시 2.7%(253억원)로 그 비중이 크지 않다. 현재의 성장세를 장기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체카드 성과는 당장의 수익뿐만 아니라 미래 핵심 사업인 플랫폼의 성장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자체카드와 연계한 마케팅이 플랫폼 고객 확보의 중요 요소 중 하나기 때문이다.

BC카드는 현재 생활금융플랫폼 '페이북'을 운영 중이다. 최근에도 BC카드는 자체카드 'BC바로카드' 고객들을 대상으로 세금납부 이벤트를 진행했다. 페이북 내 '마이테그'를 활용해 결제할 경우 할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페이북 고객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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