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지주가 7월에만 435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를 맞이한다. 등급전망이 '부정적'으로 조정되면서 차환용 회사채 발행, 현금상환 등 여러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전망이 다시 안정적으로 복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롯데지주의 등급을 떠받치고 있는 롯데케미칼의 재무안정성이 신용평가사 3사의 등급하향 트리거가 모두 발동될 만큼 나빠졌기 때문이다.
롯데지주의 보유현금 규모는 이번달 만기 회사채를 갚는데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만기 1년 이하 단차입금을 모두 감당하기에는 빠듯하다.
◇롯데지주, 만기채 대응수단 고심 4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11일 2200억원, 26일 215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롯데지주는 만기채 대응을 놓고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현금성자산에 여신을 더한 유동성은 2분기 기준 1조3000억원 정도로 만기채를 갚는 데 문제가 없는 수준"이라며 "이번달 만기 회사채 대응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롯데지주가 2000억원 정도의 회사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등급전망 조정의 여파로 발행 가능성 자체는 반반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발행하게 되더라도 증액할 수 있을 만큼의 수요를 확보할 지는 미지수"라며 "금리를 어떻게 제시하는지가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지주의 차입금 관리에 대한 고민은 CP 발행에서도 드러난다. 최근에는 초단기물 CP(기업어음)를 발행하기도 했다. 롯데지주는 1일 2000억원 규모의 15일물 CP를 찍었다. 올해 롯데지주가 트랜치 1개월 미만의 CP를 찍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지주가 차환용 회사채 발행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것은 신용등급 때문이다. 롯데지주의 등급전망은 6월 말 'AA-, 안정적'에서 'AA-,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신용도를 지탱하고 있는 롯데케미칼의 등급전망이 'AA0, 안정적'에서 'AA0, 부정적'으로 조정됐기 때문이다.
◇핵심 계열사 롯데케미칼, 전망 어두워 문제는 롯데지주의 등급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롯데케미칼의 재무안정성이 악화된 채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한국기업평가는 롯데케미칼의 등급하향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기평은 등급하향 변동요인으로 순차입금/EBITDA 3.5 초과를 들었는데 올 1분기 기준 수치와 3년 평균이 모두 기준을 넘어섰다. 한기평은 향후에도 수치가 기준선 아래로 내려오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기평은 "2024년 업황 반등이 제한적이겠으며 투자 조절, 자산 매각에도 불구 순차입금/EBITDA가 4~6배 수준을 보일 것"이라며 "중기적으로 추가 자산 매각, 대여금 회수 등 자구계획 노력에도 업황 전망을 고려하면 순차입금/EBITDA는 3.5배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신용평가는 롯데케미칼 등급하향 가능성 증가 요인으로 EBITDA/매출 5% 미만, 순차입금/EBITDA 4 초과를 들었다. 2023년과 2024년 1분기 해당 지표들은 모두 기준선을 넘어섰다.
한신평은 "중국의 석유화학 생산능력 확대, 원가효율이 높은 COTC 설비 신설 등이 중기적으로 수익성 개선폭을 제약하겠다"며 "신사업인 동박 부문도 전기차 수요 위축, 중국과의 경쟁 심화에 따른 수익성 약세가 이어질 우려가 있어 이전 수준으로의 이익창출력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순차입금/EBITDA 5 초과를 등급 하향 트리거로 제시했다. 이 역시 발동된 상황이다. 다만 나신평은 2025년 쯤에는 트리거 발동이 해제될 것으로 내다봤다. 나신평은 "올해 EBITDA는 1조원 초중반 수준일 것"이라며 "계획된 투자 및 배당, 이자비용 등에 따른 자금 소요는 약 3조원 중반으로 영업현금창출능력 대비 큰 수준"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