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의 해외 법인 중 가장 역사가 긴 곳은 중국 난징 법인(LG Energy Solution (Nanjing))이다. 원통형·파우치 등 소형전지를 생산하는 1공장을 담당하는 법인이다. LG그룹이 배터리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훨씬 전인 2003년 설립됐다. 당초 디스플레이 소재를 생산하기 위해 세워진 법인인데, LG그룹이 배터리 사업을 본격화하며 배터리 사업도 맡기 시작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중국 매출은 지난해 말 기준 6조원으로 전체의 18%가량으로 나타났다. 각각 12조원의 매출이 발생한 유럽·미국에 비해 규모가 적기는 하지만 수익이 안정적으로 발생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주요 거점 중 하나다. 특히 난징 법인은 지난해부터 LG에너지솔루션에 배당을 시작하며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0년간 자산규모 4배 '껑충', 순이익 1조 육박 LG에너지솔루션 난징 법인의 자산 증가세가 빨라지기 시작한 시점은 2010년대 들어서다. LG에너지솔루션(당시 LG화학 전지사업부)은 두번째 배터리 해외 생산기지로 중국을 낙점하고 2015년 공장을 준공했다.
공장 설립에 따른 각종 재무적 리소스가 투입되며 자산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2011년 9000억원 규모이던 난징 법인의 자산은 2015년 무렵에는 1조8062억원으로 두 배가 됐다. 공장 설립 초기에는 주로 부채의 증가가 자산규모 확대를 이끌었다. 당시만해도 연간 순이익 규모가 수백억원대로 작았다. 적자가 나기도 했다. 투자가 지속된 데 반해 자본이 쌓이지 않으며 난징 법인의 부채비율은 공장 가동 초기인 2016년 208%까지 치솟았다.
부채비율이 100%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9년이다. 같은해 1623억원의 순이익이 발생했고, 모회사였던 LG화학이 3465억원의 난징 법인 주식을 추가하며 자본이 늘어났다.
이를 기점으로 5년간 난징 법인의 재무상황은 줄곧 안정적인 상태로 접어들었다. 부채보다 자본이 많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2019년부터 1공장 증설을 위해 6000억원을 투입했음에도 재무구조가 흔들리지 않았다. 안정적인 공장 운영으로 순이익 규모가 매년 늘어나기 시작한 영향으로 보인다. 난징 법인의 순이익은 2019년 1653억원에서 매년 성장을 거듭하며 지난해 9575억원까지 늘어났다.
◇꾸준히 쌓인 이익, 배당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주로 해외 법인을 통해 이차전지 사업을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매출 비중이 크지 않다 보니 해외 법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2022년까지는 해외 법인들이 LG에너지솔루션 본사로 배당을 실시하지는 않았다. LG에너지솔루션에 이익잉여금이 쌓이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런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의 난징 법인이 배당을 시작했다. 지난해 2분기 LG에너지솔루션은 난징 법인으로부터 3298억원의 배당금 수익을 인식했다. 여기에 더해 올 1분기에는 4642억원의 배당금을 받기로 했다. 1년여간 난징 법인으로부터만 7940억원을 수령한 것이다.
여기에 올 1분기에는 난징 법인들이 모두 배당을 실시했다. 1공장을 맡은 LG Energy Solution(Nanjing)에 더해 2공장과 3공장 운영을 맡은 LG Energy Solution Battery(Nanjing)와 LG Energy Solution Technology (Nanjing)가 모두 배당에 가세했다. 2공장과 3공장은 전기차 및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생산을 맡고 있다.
2공장에서는 398억원, 3공장에서는 265억원을 올려보냈다. 이를 모두 통틀어 LG에너지솔루션이 올 1분기 인식한 배당금 수익은 5305억원으로 집계됐다. 중국 투자에 대한 결실이 성과로 돌아오는 모습이다.
해외 법인들의 배당이 이어질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이 결손금 상태를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의 배당 역시 가능해지는 상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