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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수혈받은 교보증권, ROE '1%대' 추락

모회사 교보생명 2500억 규모 유상증자...부동산 PF 부실에 ROE 훼손 영향도

김슬기 기자  2024-05-16 14:38:27
교보증권이 지난해 모회사인 교보생명 덕에 자기자본을 늘렸지만 이를 활용한 자기자본이익율(ROE·Return On Equity)은 후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보유 자기자본을 잘 활용하고 있지 못하다는 의미기도 하다. 교보증권의 ROE는 올해 1분기 1%대까지 떨어졌다.

교보증권의 경우 투자은행(IB) 사업 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비중이 높았던 터라 관련 사업이 위축되면서 ROE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다행인 부분은 지난해 유상증자로 인해 자본이 늘어나면서 1년 전 대비 순자본비율(NCR) 역시 상승했다는 점이다. 자본적정성이 개선되면서 체력은 튼튼해진 것이다.

◇ 순이익 41% 감소…2023년 1분기 역대 최대 실적 기저효과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의 올해 1분기말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401억원, 순이익 32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37.7%, 41% 가량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별도 기준은 영업이익 273억원, 순이익 244억원으로 같은 기간 58.3%, 53.7% 줄었다.

올해 1분기 기준 자본총계는 1조9088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자본총계는 18%(2932억원) 가량 증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교보증권의 ROE를 산출해보면 올해 1분기말 (별도) 1.23%로 집계됐다. ROE는 지난 4개 분기 합산 순이익을 더해 같은 기간 지배자본총계의 평균으로 나눠서 산출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교보증권의 ROE는 2019년 9%, 2020년 9.1%, 2021년 10.6%를 기록하면서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2022년 3%, 2023년 2.9%로 점차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지난해 1분기에는 분기 최대 실적을 냈던만큼 ROE가 큰 폭으로 뛰면서13.7%로 집계됐다.

순이익 규모의 차이 뿐만 아니라 자본총계 역시 1년 전과 달라지면서 ROE를 떨어뜨렸다. 지난해 하반기 최대주주인 교보생명이 교보증권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총 2500억원이 유입됐다. 자기자본 규모는 1조6000억원대에서 1조8000억원대로 뛰었다. 결국 최근 4개 분기 순이익 규모는 감소했으나 평균 자본 규모가 늘면서 ROE가 낮아진 것이다.

◇ 유상증자로 NCR은 800%대로 '껑충'

교보증권의 부문별 실적을 보면 위탁매매업과 S&T(자기매매업+장내외파생상품업)에서는 성장세를 나타냈으나 IB 부문과 기타 부문에서는 부진한 실적을 냈다. 위탁매매업 영업이익은 163억원으로 1년전 대비 54% 증가했고 S&T는 604억원으로 같은기간 3.3% 성장했다. 다만 IB의 경우 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9% 줄었다.

기타 부문의 경우 적자폭이 130억원에서 375억원으로 확대됐다. 해당 부문에는 자산관리업(CMA, 랩어카운트), 고유자금 운영관련 활동, 소유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의 실적이 함께 집계된다. 회사 측은 CMA나 랩어카운트, 신탁 등에 들어가있는 채권 평가이익이 전년대비 감소한 영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불확실한 경제상황에도 전사업부문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전년동기 사상최대 실적달성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있었다"며 "부동산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신규 딜이 감소했고 작년 1분기 금리이슈로 채권평가이익이 컸던 반면 올해 1분기는 채권평가 이익 규모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결국 교보증권의 실적 저하는 IB 부진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교보증권의 경우 부동산 PF를 중심으로 IB 부문 사업을 진행해왔고 업황이 안 좋아지면서 신규 딜이 거의 일어나고 있지 않고 충당금 역시 지속적으로 쌓고 있다. 대신 부채자본시장(DCM), 주식자본시장(ECM) 등 전통 IB 사업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그럼에도 재무건전성은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탄탄해진 것으로 파악된다. NCR은 올해 1분기말 기준(연결) 805.1%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27.7%포인트 상승했다. NCR은 증권사의 영업용순자본(보유 자산 중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에서 총위험액을 제외한 후 법정필요유지자본금으로 나눠서 산출한다.

NCR의 경우 2020~2022년까지 600%대를 기록했으나 2023년 유상증자 영향으로 총위험액 증가에도 영업용순자본이 늘면서 800%까지 상승했다. 다만 지난해말 기준으로는 830.3%였으나 1분기만에 25%포인트 가량 하락했다. 한국신용평가는 교보증권에 대해 유상증자 및 이익누적으로 자본완충력이 우수한 것으로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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