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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전략 분석

풍산, 방산 선수금 유입이 만든 변화

단기 차입 줄이고 회사채로 매입대금 조성해 만기 구조 장기화

김형락 기자  2024-04-22 14:48:01

편집자주

조달은 최고재무책임자(CFO) 업무의 꽃이다. 주주의 지원(자본)이나 양질의 빚(차입)을 얼마나 잘 끌어오느냐에 따라 기업 성장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결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난다는 특징이 있다. 최적의 타이밍에 저렴한 비용으로 딜(Deal)을 성사시키는 것이 곧 실력이자 성과다. THE CFO는 우리 기업의 조달 전략과 성과, 이로 인한 사업·재무적 영향을 추적한다.
동(구리) 가공·탄약 제조 업체 풍산이 단기 자금 운용 부담이 적은 차입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지난해 단기차입금을 줄인 뒤 올해는 회사채를 발행해 운영자금을 조달한다. 방산 부문에서 들어온 선수금 덕분에 영업활동현금흐름 유입액이 커지면서 나타난 변화다.

풍산은 오는 25일 1500억 규모 공모채를 발행한다. 각각 2년물인 108-1회차로 700억원, 3년물인 108-2회차로 800억원을 조달한다. 108-1회차 납입 대금는 오는 29일~9월 만기인 외화 단기차입금(이자율 0.431~6.29%) 상환에 쓴다. 108-2회차를 발행해 유입된 자금은 압연 제품 생산을 위한 원자재 매입대금(5개월 내 소진)에 사용한다.

풍산은 지난해 유동성을 늘리고도 공모채를 발행했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전년 대비 2458억원 증가한 4142억원이다. 별도 기준 현금성 자산도 전년 대비 1909억원 늘어난 2271억원이다.


지난해 잉여현금흐름(FCF) 창출 규모가 커지면서 유동성이 쌓였다. 그해 풍산 연결 기준 (이하 동일, 별도 기준은 따로 표기) FCF는 전년 대비 5392억원 증가한 5585억원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탄약 수요가 늘면서 방산 부문에서 선수금(계약부채) 증가분(3590억원)이 가산돼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3272억원)보다 영업활동현금흐름(6962억원)이 컸다. 유·무형자산 취득에 쓴 자본적 지출(CAPEX)은 전년보다 204억원 증가한 1377억원이었다.

풍산은 유동성을 차입 부담을 줄이는 데도 썼다. 그해 말 총차입금은 전년 말 대비 3012억원 감소한 6966억원이다. 각각 △단기차입금을 2115억원 △사채를 840억원 △장기차입금을 60억원 줄였다. 총차입금 순상환액은 선수금 증가 효과를 제외한 FCF(1996억원)보다 컸다. 선수금이 늘면서 차입금을 상환 여력도 커졌다.

지난해 단기차입금을 상환했지만 차입 만기 구성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해 말 총차입금 중 단기성 차입금 비중은 전년 말과 같은 67%(4692억원)다. 보유 유동성(4142억원)보다 단기성 차입금이 커 단기적인 자금 운용 부담이 다소 높은 수준이었다. 지난 12일 106회 공모채(1000억원, 이자율 1.73%) 만기도 돌아왔다.


올해 시설투자(1360억원)도 고려해 자금을 운용해야 했다. 각각 △신동(동·동합금 제품 제조·판매) 부문에서 압연 박판 설비·신규 도금 라인 증설에 680억원 △방산 부문에서 155mm 포탄 생산능력 증대에 680억원을 집행할 예정이다. 신동 부문에서 연간 매출 1900억원, 방산 부문에서 연간 매출 2500억원 증가 효과를 기대하는 투자다.

풍산은 올해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잡았다. 별도 기준 실적 전망치(가이던스)로 △매출액은 전년 대비 1986억원 증가한 3조2991억원 △법인세비용 차감 전 순이익은 전년 대비 15% 증가한 2200억원을 제시했다. 각각 △신동 부문 매출을 전년 대비 732억원 증가한 2조1841억원 △방산 분문 매출을 전년 대비 1254억원 증가한 1조1150억원 수준으로 설정했다.

108회차 공모채 발행 후 차입 만기 구조는 보다 장기화된다. 106회차 공모채 상환 등을 단순 가감하면 총차입금은 지난해 말보다 500억원 늘어난 7466억원이다. 총차입금 구성은 단기성 차입금 49%(3692억원), 장기성 차입금 51%(3773억원)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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