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박스중앙이 단기차입금 확대를 위한 준비를 마쳤다. 지난 몇 년 동안 이어진 실적 악화로 현금성자산이 줄어들자, 선제적으로 대비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메가박스중앙은 단기사채 발행한도를 점진적으로 늘리고 있다. 지난해에만 총 3차례 한도를 늘렸다. 600억에서 800억, 800억에서 1200억, 1200억에서 1500억원이 그 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메가박스중앙은 지난 2일 이사회를 열고 단기차입금 증가를 결정했다. 구체적으로 단기사채 발행한도를 기존 15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늘렸다.
메가박스중앙의 현금 창출력 약화에서 단기사채 발행한도 확대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영화관을 찾는 관객이 줄어들면서 현금 창출력이 점점 약해지고 있는 탓이다. 실제로 지난해 메가박스중앙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345억원으로 전년(938억원) 대비 138% 가까이 감소했다.
현금흐름이 나빠진 첫 번째 이유는 실적 부진에 따른 적자이다. 메가박스중앙의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332억원으로 전년(-22억원) 대비 적자 폭이 약 14배 커졌다.
메가박스중앙은 2019년 이후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2019년 222억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은 2020년 -655억원으로 떨어진 뒤, 2021년 -589억원의 적자를 냈다.
두 번째 이유는 운전자본의 추가 소요다. 회사를 운영하는 데 들어가는 돈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세부적으로 매출채권과 영화투자금과 관련된 자금 소요가 늘어났다.
메가박스중앙의 운전자본은 2022년 484억원에서 지난해 -712원을 기록했다. 이 중 매출채권이 -392억원으로 전년(-118억원) 대비 마이너스 폭이 274억원 가량 커졌다. 다만 이는 투자배급작 <서울의 봄> 흥행으로 채권이 늘어난 영향이 반영됐다.
더불어 같은 기간 영화투자금 -550억원이 운전자본에 영향을 미쳤다. 메가박스중앙이 기타자산 -230억원, 기타금융부채 -319억원이다. 메가박스중앙이 직접 영화에 투자한 돈이 늘어난 반면, 다른 곳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돈은 줄어들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현금흐름 약화는 자연스레 현금성자산의 축소를 가져왔다. 2022년 말 1127억원던 현금성자산이 2023년 267억원으로 1년 사이 약 76% 줄었다. 1년 사이에 현금성자산이 76% 감소한 것이다. 현금성자산은 현금및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을 더한 값이다.
물론 메가박스중앙은 지난해 대주주인 콘텐트리중앙으로부터 플레이타임중앙을 현물출자받으면서 지난해 말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각각 533%, 63%로 전년 말 대비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총차입금은 여전히 6537억원으로 영업활동현금흐름 대비 부담이 과중한 상황이다. 이 중 단기차입금은 798억원으로 전년(683억원) 대비 115억원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메가박스중앙이 대주주인 콘텐트리중앙으로부터 플레이타임중앙을 현물출자 받으며 유동성에 숨통을 틔운 바 있다"며 "다만 이는 자본을 늘린 것일 뿐, 현금 보유량에는 직접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실적 악화로 현금이 많이 줄어든 만큼 단기사채 발행 한도를 높여 현금 부족에 대비하려는 것으로 관측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