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트리중앙의 자회사 메가박스중앙이 단기차입금 활용법에 변화를 주고 있다. 영화관 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는 만큼 메가박스중앙의 자금조달 전략도 사업확대를 위한 적극적 기조로 바뀌고 있다는 평가다.
그동안은 기존 단기차입금 롤오버(만기연장)를 위해 새로운 차입금을 일으키는 소극적 구조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원활한 신사업 추진을 위한 용도로 외부차입을 활용하고 있다.
◇단기차입금, 이제는 사업 확장에 투입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메가박스중앙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단기차입금 증가를 결정했다. 구체적으로 단기사채 발행한도를 기존 600억원에서 800억원으로 늘렸다. 이에 따라 전체 단기차입금 규모는 기존 1836억원에서 2036억원으로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3분기 별도 기준 자산총계의 23.8%에 해당하는 규모다.
단기사채 발행한도를 늘린 이유는 사업 확대를 위한 사전작업으로 보인다. 메가박스중앙은 영화관 '메가박스'를 운영하는 업체다. 그동안은 영화관 운영에 집중했지만 최근에는 영화제작·투자·배급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사업 확장 과정에서 예기치 않은 운영자금 수요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단기사채 발행한도를 늘린 것이다.
지금까지는 주로 생존을 위해 자금을 조달해왔다. 메가박스중앙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곳이다. 2020년부터 영화관 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매출액은 3205억원, 영업이익은 393억원이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20년엔 매출액 1033억원, 영업손실 677억원으로 줄었다.
자체적인 현금창출이 어려웠던 만큼 단기차입금에 손을 벌리는 일이 잦아지면서 회계상 부채총계가 늘어났다. 반대로 적자 누적으로 인해 이익잉여금 대신 결손금이 쌓이기 시작하면서 자본총계는 감소했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부채총계는 7924억원에 달하지만, 자본총계는 553억원에 그친다. 부채비율은 1432.9%다.
◇영화업황 회복세…투자·배급 '효자' 될까다행인 점은 실적이 회복세를 되찾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완화로 영화관에 활기가 돌면서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은 159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3% 증가했다. 수익성도 지난해 2분기부터는 흑자로 돌아섰다. 만약 지난해 4분기에 8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가정하면 연간 흑자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투자·배급 사업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양상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투자·배급 매출은 9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81.1% 증가했다. 메가박스중앙은 지난해 화제작이었던 영화 '범죄도시2'와 '헌트' 투자·배급에 참여했다. 헌트 투자수익은 4분기 실적에 반영된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도 영화 투자·배급 시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만큼 향후 추가적인 성장 가능성이 있다"라고 부연했다.
앞으로의 과제는 단기차입금 감축이다. 현재 메가박스중앙이 안고 있는 단기차입금 비중이 상당한 만큼 상환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자비용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2021년 말까지 단기차입금 연이율은 2.6~4.3%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시중금리 상승 영향으로 11%가 넘는 단기차입금까지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메가박스중앙 관계자는 "기존에는 단기차입금 롤오버를 위해 단기차입금을 활용했지만, 최근에는 투자·배급 사업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차입금을 이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