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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스퀘어의 결단, 비핵심 포폴 빼고 반도체 투자 '집중'

한·일 기업 투자 검토…재원 마련 위한 투자 지분 유동화

노윤주 기자  2024-03-28 13:10:54
SK스퀘어가 올해 순자산가치(NAV)를 끌어올리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크게 다듬는다. SK하이닉스를 필두로 효자 종목인 반도체 분야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비핵심 포트폴리오는 과감히 유동화할 계획이다.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도 이어간다. 지난해 3100억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해 전량 소각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올해도 경상배당 60% 상당인 1000억원 규모로 자사주를 매입, 소각할 예정이다. 포트폴리오사 밸류업, 주주친화정책 등을 통해 주가 상승을 도모하겠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투자 집중, 재원 확보 위해 비핵심 포폴 정리 나선다

28일 SK스퀘어는 서울 중구 을지로 본사에서 제3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총에서 박성하 SK스퀘어 대표(사진)가 강조한 건 투자, 주주환원 재원 확보를 위한 포트폴리오 유동화다.

SK스퀘어는 회사 NAV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분야에 신규 투자를 집중하기로 했다. 총 NAV 32조3000억원 중 80%가 넘는 26조2100억원이 SK하이닉스 밸류에이션이다.

이에 SK하이닉스 사업에 시너지를 줄 수 있거나 메모리 업황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반도체 분야 투자를 늘린다. 소위 '잘 나가는' 반도체 산업 위주로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뜻이다.

SK스퀘어는 반도체 투자에 집중하면 NAV 할인율 해소도 상당히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6일 기준 SK스퀘어 주당 NAV는 23만2486원, 총 NAV는 32조3000억원이다. 최근 주가가 7만8000원대로 상승했지만 NAV 할인율은 여전히 60%에 달한다.

반도체 분야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비핵심 포트폴리오는 적극적으로 유동화하겠다는 점도 예고했다. SK스퀘어의 비핵심 ICT 포트폴리오는 코빗, 온마인드, 베르티스 등이다. 이 중 코빗과 베르티스는 지속적인 손실 누적으로 작년 말 공정가치를 재산출, 장부가액이 큰 폭 하락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반도체는 AI, 데이터센터, 자율주행 등 미래산업의 기반이기 때문에 지속 성장이 기대되는 영역"이라며 "높은 진입 장벽으로 신규 업체 시장 참여도 제한돼 수익구조도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 이론의 반도체 전문가들을 지속 영입 중"이라며 "투자 시기는 반도체 기업의 밸류가 높게 책정되고 있는 걸 고려해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자사주 매입 + ICT 포폴 수익성 개선 추진… 주가 상승 노려

이날 주총은 수월하게 마무리됐다. 재무재표 승인, 강호인·박승구 사외이사 선임, 김무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안건 등이 빠르게 가결됐다. SK스퀘어 주가가 1년 사이 두 배 가까이 상승했고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까지 더해지면서 주총장서 불만을 제기한 주주는 없었다.

지난해 SK스퀘어는 3100억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했다. SK쉴더스, 나노엔텍, SK플래닛 등 포트폴리오사 지분 일부를 매각해 얻은 수익을 자사주 매입에 투입했다. 이 중 1100억원 가량을 이미 소각했고 잔여액도 주총 이후 이사회를 소집해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주요 ICT 포트폴리오 밸류업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겠다는 입장도 전달했다. 현재 티맵모빌리티, 원스토어 등이 IPO를 준비 중이다. 티맵모빌리티는 수익 파이프라인 강화를 위해 운전자 트래픽 중심 광고업, 데이터 사업 등으로 사업모델(BM)을 바꾸고 있다. 내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흑자 전환이 목표다.

원스토어는 국내 대형 게임사와 파트너십을 통해 입지를 공고히할 계획이다. 또 과거 IPO 도전에서 고배를 마셨을 때 지적받았던 '지나친 국내 의존도' 해소도 나선다. 글로벌 이동통신사를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박 대표는 "현재 보유 중인 ICT 포트폴리오 수익기반 강화에 포커스를 두고 밸류업을 진행하겠다"며 "특히 IPO를 준비 중인 곳들은 질적 성장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또 "일년간 주가가 두배 가까이 성장했다"며 "올해도 주가 상승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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