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가 미래 성장동력 찾기에 분주하다. 엔데믹 전환 이후 실적이 급전직하한 데 따라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새로운 기술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처를 물색하는 건 물론 대대적인 조직개편까지 단행하는 등 사활을 건 모습이다.
20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연구개발(R&D) 조직 재정비를 마쳤다. 먼저 Bio1실, Bio2실, Bio3실을 총괄할 Bio연구본부를 신설했다. 기존 글로벌 R&BD 대표 산하에 있던 허가임상본부는 개발본부로 이름을 바꿨다. 개발본부 아래엔 Global RA실, 임상개발실, Medical Affairs실 등이 있다.
핵심은 Bio연구본부와 개발본부의 높아진 위상이다. 이들 본부를 모두 최고경영자(CEO) 직속 조직으로 격상했다. 이로써 CEO가 Business Development본부, Bio연구본부, 개발본부를 직접 진두지휘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번 조직 개편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고민과 맞닿아 있다. 코로나19 시기 백신 위탁생산(CMO)으로 급속도로 몸집을 키웠다. 주력 사업이었던 독감백신 사업을 중단하면서까지 코로나19 백신 CMO에 올인하면서 2000억원에 불과하던 매출 규모를 9000억원대로 키웠다.
이는 엔데믹 전환과 함께 부메랑이 됐다. 2022년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절반으로 급감했고 영업이익은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작년 매출은 전년보다 20%가량 줄어든 369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120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문제는 당분간 실적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수요가 줄고 있는 데다 당초 주력 사업으로 내세웠던 독감백신 시장 경쟁은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독감백신의 경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에 더해 글로벌 업체들까지 뛰어들면서 점유율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 사업으로는 실적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사업지속성을 담보할 돌파구는 새로운 성장동력에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실적이 악화일로를 걷는 와중에도 R&D 투자는 지속해서 늘리고 있다. 매출 대비 R&D 비용 비중을 보면 2021년 11%, 2022년 25%, 2023년 32%로 매년 증가했다.
R&D 인력을 꾸준히 늘리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꺾이는 실적과 무관하게 인재 채용을 이어갔다. 2021년 말 기준 211명이었던 R&D 인력은 이듬해 말 244명으로 증가했다. 이후에도 인원을 늘려 작년 말 기준 R&D 인력은 319명으로 늘어났다.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노력은 R&D 확대에서 그치지 않는다. 새로운 기술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국내 3대 플랫폼 바이오텍인 알테오젠 인수까지도 진지하게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딜은 무산됐지만 계속 인수합병(M&A) 대상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