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 포트폴리오 엿보기
'엔켐 CB 투자' PE들, 주가 급등에 엑시트 기대감 '고조'
우리·NH PE·산캐·시냅틱·파라투스·오아시스 등 투자, '6월 전환' 시세차익 기대
이영호 기자 2024-03-06 14:51:24
엔켐 주가 상승에 베팅한 프라이빗에퀴티(PE)들의 대박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연초 폭발적인 주가상승과 함께 3개월 후에는 CB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어서다. 현 주가 추세라면 PE는 세 자릿수의 고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엑시트 전까지 주가 추이가 관건이다.
6일 IB업계에 따르면 엔켐은 최근 주가가 35만원을 넘어서며 신고가를 썼다. 지금은 26만원선에서 숨을 고르고 있다. 엔켐은 지난해 말 주가가 4만원 후반대까지 떨어지며 투자자 속을 태웠던 곳이었다. 다만 1조원 안팎을 맴돌던 시가총액은 현재 4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엔켐은 2차전지 핵심소재인 전해액 생산업체다. 엔켐은 지난해 6월 1100억원 규모로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우리PE, NH투자증권 PE, 산은캐피탈, 시냅틱인베스트먼트, 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가 클럽딜 형태로 투자했다. 보통주 전환청구기간은 오는 6월 도래한다. 운용사들은 CB를 보통주로 바꿔 시장에 팔 수 있다. 전환가액은 6만8048원이다.
이보다 앞서 투자한 PE도 있다. 신생 PE인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이하 오아시스)다. 오아시스는 오정강 엔켐 대표가 설립한 법인 와이어트그룹에 320억원 규모 회사채 투자를 단행했다. 와이어트그룹은 오 대표의 엔켐 지배력을 지탱하는 한 축이다.
오아시스는 회사채 투자임에도 엔켐 보통주를 받을 수 있는 콜옵션 권리를 확보했다. 흔히 볼 수 있는 투자 구조는 아니다. 회사채를 현금으로 상환 받는 대신 이에 상응하는 엔켐 주식을 받아 수익 상방을 열어둔 구조다.
이미 오아시스는 올초 엔켐 상승장이 시작되면서 투자금 일부를 보통주로 전환, 장내매도한 것으로 파악된다. 오아시스 측 보통주 단가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지만, 타 FI 전환가액과 큰 격차는 없는 것으로 관측된다. 나머지 투자금에 대해서도 연내 회수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 1100억원을 투입한 PE들 역시 올 6월 투자금 회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엔켐 주가가 전환가 대비 300% 가까이 뛰었기 때문이다. 고점 기준으로는 400% 정도 올랐다. 앞으로 남은 3개월간 주가 흐름이 관건이다. 기록적인 주가 폭락이 아닌 이상 PE들은 차익실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PE들이 엑시트 시점을 더 늦추기 어려운 이유는 또 있다. 지난해 7월 엔켐이 벤처캐피탈(VC) 등 FI를 대상으로 500억원 규모 CB를 한 차례 더 발행했기 때문이다. 해당 CB 전환청구기간 역시 올해 7월 시작된다. PE로선 주가 악재인 오버행 이슈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투자금 회수를 마칠 공산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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