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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위한 필수 관문인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전이 서막을 올렸다.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항공 사업자들이 인수전에 참여한다. 인수에 성공하면 국내 수위의 항공 화물사업자로 발돋움 할 수 있다. 더벨에서 인수 후보자 각각이 지니고 있는 특징들을 세부적으로 살펴본다.
에어프레미아는 이번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전에서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화물사업 항공운항증명(AOC)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과 미주·유럽 등 다양한 장거리 노선도 운항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수 이후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평가다.
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PEF) JC파트너스도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인수 실탄 마련을 위해 시행할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앞서, 보유 지분을 기존 주주인 AP홀딩스 측에 미리 매각할 계획이다.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지분 희석 문제 등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함이다.
◇작년 7월부터 일부 지분 AP홀딩스에 매각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어프레미아 대주주인 JC파트너스는 최근 갖고 있는 에어프레미아 지분(35.4%) 중 일부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존 주주인 AP홀딩스(지분율 30.4%)와 박봉철 코차이나 전 회장과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JC파트너스는 2021년 지분 인수와 유상증자 등을 통해 에어프레미아에 약 830억원을 투자했다. 작년 7월에는 AP홀딩스에 지분 21.4%를 넘기며 670억원을 회수했다. 현재까지 회수한 자금은 투자원금의 약 65%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JC파트너스는 그간 AP홀딩스와 경영 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있었다. AP홀딩스가 전략, 영업, 재무, 인사, 시스템개발, 사업개발 등을 주도하고 JC파트너스는 기존 체제에서 큰 변화 없이 운항, 정비, 대관, 경영지원·관리 등 운영적 측면을 주도하는 식이다.
AP홀딩스는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과 문보국 전 레저큐 대표가 공동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앞서 김정규 회장과 문보국 전 대표는 각각 에어프레미아 지분 1.65%, 1.36%를 보유하며 사외이사로서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해왔다.
JC파트너스는 이번 AP홀딩스에 대한 지분 매각을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를 위한 초석으로 설명했다. 현재 지분율에서 화물사업부 인수를 위한 유상증자 등을 실시하면 대주주 변경 이슈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인수전을 위해 에어프레미아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시도할 확률이 높다고 평가했다. 기존 주주들에게만 신주를 발행하는 만큼 지분 희석 등에 대한 우려가 적다. 지분 희석은 최소화함과 동시에 자본금 유입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화물 AOC 보유, 미주 장거리 노선 운항 등이 장점
주주배정 유상증자 외에는 사실상 다른 방도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JC파트너스가 에어프레미아에 투자한 '제이씨에비에이션제1호'와 '제이씨성장지원사모투자합자회사'는 모두 프로젝트펀드다. 이에 추가 출자를 시도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힘들다.
게다가 에어프레미아는 현재 JC파트너스와 AP홀딩스 외에도 기타주주들이 약 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을 시도하면 지분 희석과 대주주 변경 이슈가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는 리스크가 존재한다.
반면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면 공동 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AP홀딩스를 통해 자본금을 용이하게 투입할 수 있다. 사전에 AP홀딩스에게 JC파트너스 보유 지분을 미리 얹어준다면 대주주 지분 희석 문제에서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이미 항공 화물 AOC도 보유하고 있다. 더불어 미주 등 다양한 장거리 노선도 운항 중인 만큼 화물사업부를 가져온다면 시너지가 클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작년 3분기 사상 처음으로 적자에서 탈출한 만큼 아직 자체 여력은 부족하다.
예측 불가능한 인수 규모도 문제다. 아직 인수가격을 포함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로 이관될 차입금, 노후 기체 교체 비용 등 구체적으로 알려진 숫자가 아무것도 없다. 업계에서는 이를 모두 고려하면 1조원 내외의 비용이 들 수도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JC파트너스 관계자는 "최근 일부 지분 매각 등을 검토 중인 것은 사실이며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를 위한 대비책이기도 하다"며 "자세한 내역은 말해줄 수 없으나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지분 희석 등의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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