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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정책 리뷰

신한캐피탈, 배당성향 '25%'까지 끌어올렸다

순익 성장세 힘입어 배당 확대…신한지주 100% 자회사, 주주환원은 '글쎄'

김서영 기자  2024-02-21 16:20:50
신한캐피탈이 신한금융그룹의 배당 확대 기조에 발맞춰 배당성향을 큰 폭으로 높였다. 배당성향을 기존 15%에서 25%로 높였고, 배당액이 760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67% 급증했다. 다른 금융지주계열 캐피탈사와 배당금 차이를 더 벌렸다.

신한캐피탈은 지난해 30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배당을 확대할 수 있는 체력도 쌓았다. 다만 신한캐피탈은 신한금융지주의 완전 자회사로 배당성향을 높이면 지주가 가져가는 배당수익이 커질 뿐이다. 이에 주주환원으로 이어지는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배당성향 15→25% '껑충', 신한금융 배당 정책 발맞춘다

신한캐피탈은 '직전 사업연도 대비 배당액 20% 이상 변경'됐다는 공시를 발표했다. 2023 사업연도에 대한 배당액은 760억원으로 결정됐다. 이는 전년 기준 배당액 455억원과 비교해 67.08% 급증한 수준이다.

신한캐피탈이 배당 규모를 확대한 이유가 무엇일까. 신한캐피탈은 공시를 통해 "배당성향을 기존 15%에서 25%로 상향한 데 따라 배당액이 20% 이상 증가하게 됐다"며 "배당성향 상향은 그룹의 배당성향 확대 기조를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신한캐피탈 경영공시)

신한캐피탈은 신한금융의 주주환원 확대 계획에 따라 배당성향을 높였다. 주주환원은 금융권 최대 화두로 자리 잡았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은 지난 8일 개최한 기업설명회(IR)에서 주주환원 성과를 발표했고 배당 확대 기조를 꾸준히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구체적으로 신한금융은 작년 4차례에 걸쳐 모두 1조860억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도 4번 실시했는데 전체 규모는 4860억원이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합친 전체 주주환원 규모는 1조5720억원으로 나타났다. 주주환원율은 36%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신한캐피탈이 비우호적인 업황 속에서도 배당 규모를 늘릴 수 있었던 건 호실적 덕분이었다. 작년 투자금융 부문을 강화하는 포트폴리오 안정화 전략 덕분에 2년 연속 순이익 3000억원을 달성했다. 대규모 대손충당금(1776억원)을 쌓았음에도 순이익 악화는 없었다.

◇지주계열 캐피탈사와 격차 확대…배당금 '전액' 신한지주로

신한캐피탈의 배당액은 금융지주계열 캐피탈사 사이에서 단연 돋보였다. 5대 금융지주에 속한 캐피탈사 가운데 매년 배당 규모가 가장 컸는데 배당성향까지 상향하며 차이가 더 벌어지게 됐다.

KB캐피탈은 2018년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배당을 하지 않았다. 2023 사업연도에 대해 하나캐피탈은 298억원(중간배당 포함), 우리금융캐피탈은 256억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아직 2023 사업연도 배당액을 의결하지 않은 NH농협캐피탈은 전년도 배당액으로 300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캐피탈이 배당성향을 25%로 높이기 전에도 경쟁사와 배당액 차이가 컸다. 2022 사업연도에 대한 배당액은 455억원으로 같은 사업연도 기준 우리금융캐피탈(367억원)과 하나캐피탈(298억·중간배당 포함)보다 규모가 컸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직전 회계연도 기준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배당으로 지급할 경우 레버리지 배율 관리 기준이 1배 축소되는 규제가 있다"며 "신한캐피탈의 레버리지 배율에 여유가 있어 무리 없이 배당성향을 상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신한캐피탈의 배당 확대가 주주환원의 취지에 부합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주주환원이란 배당성향을 늘려 사업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주주와 나누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신한캐피탈은 신한금융지주가 지분 100%를 보유한 완전 자회사다. 배당 규모를 확대하면 그만큼 지주가 배당 수익으로 가져가는 액수가 커지는 셈이다.

(출처: 각 캐피탈사 경영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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