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에스티의 효자 수출 품목이던 '캔박카스'가 캄보디아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캄보디아는 캔박카스 수출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가다. 경기침체 장기화 가능성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다.
내부에서는 성장호르몬 주사제 '그로트로핀'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성장호르몬제의 높은 인기에 부응해 지난해 50% 성장을 이뤘다. 올해 연 1000억원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캄보디아 경기침체 직격탄…캔박카스 수출액 250억 감소 동아에스티는 15일 2023년 별도기준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매출액 6052억원, 영업이익 35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액이 4.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7.2% 증가했다.
전문의약품(ETC) 부문이 11.3% 성장한 데 반해 해외수출은 10.7% 줄었다. 가장 큰 원인은 캔박카스의 수출 저조에 있다. 캔박카스 수출은 전년보다 25.8% 감소한 710억원을 기록했다.
캔박카스는 불과 2년 전만 해도 연 1000억원 고지를 바라보는 효자 품목이었다. 지난 2022년 캔박카스 수출액은 957억원으로 최대치를 달성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1년 만에 역성장을 맞았다. 특히 캄보디아 실적에서 큰 타격을 입었다. 캄보디아에서 캔박카스는 '국민 에너지 드링크'로 불리는 고가음료로 열풍을 일으켰지만 경기침체 여파를 면치 못했다. 전반적으로 시장이 침체되면서 고가의 캔박카스를 찾는 소비자들이 크게 줄어들었다.
캔박카스의 수출 실적에서 캄보디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90%다. 캔박카스가 캄보디아의 경기 침체에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문제는 캄보디아의 경기침체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 불확실성에 놓여있다는 점이다. 장기화에 접어든 만큼 한동안 캔박카스의 수출 정상화를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성장호르몬제 열풍에 그로트로핀 950억 달성…수익성도 향상 캔박카스의 실적 부진을 메운 품목이 있다. 어느덧 연 1000억원 매출을 바라보는 성장호르몬제 그로트로핀이다.
그로트로핀은 지난해 949억원 매출을 올리며 전년 대비 54.3% 성장했다. 동아에스티 전문의약품 중 그로트로핀이 단연 압도적인 매출을 내고 있다. 최근 국내 부모들 사이에서 성장기 아이들에게 성장호르몬제를 '키 크는 주사'로 맞히는 것이 열풍이 일면서 그로트로핀은 동아에스티의 간판 제품으로 떠올랐다.
국내 성장호르몬 시장은 국내사 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주요 경쟁품 7종 중 1위는 LG화학의 '유트로핀'이 차지하고 있다. 동아에스티의 그로트로핀은 2위인데 1위와 격차가 다소 있다.
고수익 제품인 그로트로핀 매출이 확대될 수록 회사의 수익성도 높아진다. 실제 지난해 매출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두자릿수 증가했다. 영업이익 확대로 회사가 연구개발(R&D)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커져 선순환 구조를 이룰 수 있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지난해 R&D 비용이 전년보다 8% 상승했음에도 그로트로핀 판매량 증가로 수익성이 높아져 영업이익이 확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