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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전략 분석

한섬라이프앤 성장 책임지는 한섬

대여금 120억으로 증액, 순손실 지속에 자본잠식

이민호 기자  2024-02-08 07:08:23

편집자주

조달은 최고재무책임자(CFO) 업무의 꽃이다. 주주의 지원(자본)이나 양질의 빚(차입)을 얼마나 잘 끌어오느냐에 따라 기업 성장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결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난다는 특징이 있다. 최적의 타이밍에 저렴한 비용으로 딜(Deal)을 성사시키는 것이 곧 실력이자 성과다. THE CFO는 우리 기업의 조달 전략과 성과, 이로 인한 사업·재무적 영향을 추적한다.
한섬이 한섬라이프앤에 대한 대여금을 늘렸다. 경영권 인수와 추가 유상증자로 누적 71억원을 출자했지만 한섬라이프앤이 순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말 한섬라이프앤은 자본잠식에 빠지면서 한섬의 자금지원 없이는 존속이 어려운 상태다.

한섬이 한섬라이프앤을 자회사로 편입한 것은 2020년 5월이다. 한섬라이프앤은 클린젠코스메슈티칼이라는 이름으로 2018년 11월 설립된 화장품 제조사로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오에라(Oera)'가 있다. 한섬라이프앤으로 사명을 바꾼 것은 한섬 자회사로 편입된 직후인 2020년 9월이다.

출처: 한섬라이프앤 오에라 홈페이지 캡처

한섬은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의류 계열사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현대홈쇼핑이 지분 34.6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타임(TIME), 마인(MINE), 시스템(SYSTEM) 등 자체 브랜드와 랑방(LANVIN), 타미힐피거(TOMMY HILFIGER), 클럽모나코(CLUB MONACO) 등 해외 라이선스 브랜드를 주력으로 전개하고 있다. 한섬라이프앤 자회사 편입은 화장품 제조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었다.

한섬은 2020년 5월 한섬라이프앤에 53억원을 출자하는 방식으로 경영권 지분 51%를 확보했다. 이후 2021년 8월 한섬라이프앤의 총액 36억원 유증 때 18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이후 현재까지 추가 출자는 없다. 이로 인해 지분율은 현재까지 51%를 유지하고 있으며 나머지 49%는 기존 주주들이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한섬라이프앤은 현대백화점그룹 편입 이후 경영성과가 좋지 못하다.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으나 당기순손실이 2022년 47억원, 지난해 3분기 누적 43억원 등으로 지속되고 있다. 한섬의 누적 71억원 출자에도 자본이 계속 깎이면서 자본총계가 2022년 말 7억원으로 줄었고 지난해 3분기 말에는 마이너스(-) 37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이르렀다.

한섬의 지원 없이는 한섬라이프앤이 존속하기 불가능한 상태다. 한섬은 2022년부터 한섬라이프앤에 출자가 아닌 대여로 자금지원 형태를 변경했다. 1년 단위 단기차입금 형태다. 2022년 12월 50억원을 대여한 것이 그 시작이다. 지난해 5월 40억원을 추가 대여했다. 이자율은 5.4%로 책정됐다. 지난해 12월 총액 90억원에 대한 만기를 1년 연장하면서 이자율은 6.2%로 상향 조정됐다.

이번달 한섬이 한섬라이프앤에 대한 대여금을 30억원 증액하면서 총액이 120억원으로 불어났다. 신규 대여금 30억원에 대한 이자율은 6.1%로 책정됐다. 지난해 3분기 말 이미 129억원으로 불어난 한섬라이프앤의 부채총계는 대여금 증액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그럼에도 한섬은 지난해 3분기 말 한섬라이프앤 지분 51%에 대한 가치(장부금액 기준)를 상각하지 않고 누적 출자금과 같은 71억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섬은 한섬라이프앤에 빌려줄 여력이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현금성자산은 1066억원이다. 여기에 한섬이 대여금을 제공하고 있는 특수관계자는 한섬라이프앤이 유일하다. 이밖에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파트너사인 영진상사에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3억원의 대여금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한섬이 최근 재고자산 부담으로 현금 사정이 나빠진 점은 부담이다. 재고자산이 누적되면서 운전자본 부담이 커지자 2022년 말 300억원이었던 단기차입금이 지난해 3분기 말 1450억원으로 늘기도 했다. 그럼에도 현금성자산은 같은 기간 3406억원에서 1066억원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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