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가 이사회를 재편했다. 이번 SK그룹 임원 인사에서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로 발령 난 장동현 부회장이 사내이사에 임명됐다. 장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으로 이사회 구성원이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사회에서 빠졌다. SK에코플랜트는 전신 SK건설 때부터 사내이사 2인 체제를 고수했다.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올해는 재무적 판단보단 경영 전략 수립과 판단의 중요도가 높아졌다는 평가다.
SK에코플랜트는 최근 임시 주주총회에서 장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그는 지주사 SK에서 투자 전략 등을 주도하며 SK그룹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데 기여했다. 이번 임원 인사로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에 내정되면서 새로운 역할이 부여받았다. SK그룹 투자 전략을 주도하면서 자본시장과 긴밀히 소통했던 그를 통해 SK에코플랜트의 IPO에 힘을 싣는 것으로 해석된다.
장 부회장이 합류하면서 SK에코플랜트는 2인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또 이사회에도 변화를 줬다. 그동안 이사진은 사내이사 2인과 기타비상무이사 1인, 사외이사 4인으로 구성됐다. 장 부회장이 선임되면서 같은 날 조성옥 사내이사는 등기 임원에서 사임했다. 앞선 임원 인사에서 조 전 사내이사는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자리를 옮겼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이사회 내 사내이사 자리에 CFO가 빠졌다는 점이다. SK에코플랜트는 2022년 CFO로 합류했던 조 CSO에게 이사회 자리를 내주며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도록 했다. 건설업을 넘어 환경 및 에너지로 사업을 전환하는 SK에코플랜트에서 CFO는 인수합병(M&A)과 자금조달 등의 중책이 부여됐던 만큼 힘을 실어준 것이다.
사업 시프트를 발판 삼아 IPO까지 준비했던 SK에코플랜트도 CEO와 CFO를 모두 이사회 둠으로써 경영과 재무의 조화를 기대했다. 다만 올해는 이사회 내 CEO 2명을 배치하면서 추가 M&A나 재무적 전략보단 전방 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경영 전략을 마련할 것으로 풀이된다.
CFO 자리를 이어받은 채준석 부사장이 이사회엔 참여하진 않지만 후방에서 재무적 전략을 보완할 예정이다. 채 부사장은 장 부회장과 함께 SK에서 호흡을 맞춘 데 이어 SK에코플랜트에서도 한솥밥을 먹는다. 여기에 이사회 내 재무적 전략과 판단은 기타비상무이사인 이성형 SK CFO를 통해 보완할 것으로 풀이된다. 그 역시 SK에서 장 부회장과 손발을 맞췄다.
전신인 SK건설 때부터 사내이사 2인 체제를 고수했던 SK에코플랜트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임기를 마치는 김윤모 사외이사 교체를 제외하면 이사회에 변화를 주지 않을 전망이다. 김 사외이사는 앞서 한 차례 연임하기도 했다. 사외이사는 동일 기업에서 6년까지만 재직할 수 있다.
이사회를 재편한 SK에코플랜트는 상장 채비에 힘을 쏟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까지 환경 및 에너지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한 가운데 기업가치를 개선하는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또 향후 만기 도래하는 차입금 상환에 대응하기 위해 연초 1300억원의 공모채 발행에 나서는 등 유동성을 확보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