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파이낸셜이 황인준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황 대표는 네이버와 라인 코퍼레이션에서 CFO를 역임하는 등 재무 전문성을 쌓은 인물이다. 글로벌 핀테크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는 과정에서 적자를 면치 못하자 재무통을 앞세워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라인파이낸셜은 지난해 10월 황 CFO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라인파이낸셜과 라인넥스트 대표를 겸임하고 있던 고영수 대표는 자리에서 물러나고 라인넥스트 대표 업무만 집중하기로 했다.
황 대표는 네이버 재무라인 중에서도 핵심 인물로 꼽힌다. 1992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후 2000년 도날드슨 러프킨 앤 젠레트(DLJ) 증권, 2003년 크레딧스위스 퍼스트 보스턴(CSFB), 삼성증권, 우리금융지주를 거친 뒤 우리투자증권 IB사업부 상무로 근무하면서 NHN와 연을 맺었다. 2013년 8월 네이버가 NHN에서 독립한 이후에는 네이버의 초대 CFO로 활동하면서 재무전략을 책임졌다.
네이버의 코스피 이전 상장을 이끈 인물이기도 하다. 2008년부터 6년간 네이버 CFO로 근무하다가 2016년부터는 일본으로 활동 무대를 옮겨 네이버 일본 계열사 라인 CFO로 일했다.
그러다 라인파이낸셜 CEO에 선임됐다. 네이버는 작년 말 일본사업을 담당하는 Z홀딩스와 라인, 야후를 라인야후주식회사(LY주식회사)로 통합하는 등 지배구조를 개편했는데 그 과정에서 황 라인 CFO 보직을 라인파이낸셜 CEO로 변경했다. 현재 LY CFO는 일본인인 사카우에 료스케(Ryosuke Sakaue)씨가 맡고 있다.
라인파이낸셜은 황 대표 체제를 새롭게 꾸리면서 향후 경영 전략도 큰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글로벌 핀테크사업 확장에 집중해온 탓에 적자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재무전문가인 황 대표를 수장으로 올린 만큼 적자를 벗어나는 재무전략을 집중적으로 펼칠 전망이다.
우선 라인파이낸셜은 네이버로부터 핀테크 해외시장 공략 역할을 부여받고 일본에서 증권, 신용등급조회, 소액대출, 보험, 소액투자 등 핀테크 사업을 펼쳐왔다. 이어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으로 넘어가 인터넷전문은행 서비스를 개시하는 등 글로벌 영토 확장에 속도를 냈다.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서다보니 수익성 악화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2019년 46억원이었던 영업손실은 2020년 137억원으로 커졌고 2021년엔 191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기간 당기순손실은 64억원에서 158억원, 652억원으로 불어났다. 2022년 영업이익 17억원을 기록하는 성과를 내긴 했지만 순손실은 전년과 유사한 610억원 수준을 유지했다.
황 대표의 최대 미션도 결국 수익성 제고다. 그는 오랜기간 네이버 그룹에서 CFO로 근무하며 뱅킹사업 전문성을 쌓아왔다. 글로벌 핀테크 비즈니스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만한 역량은 충분할 것으로 평가된다.
라인파이낸셜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황인준 라인 CFO를 신임 라인파이낸셜 대표에 선임했다”며 “황 대표는 글로벌 금융 및 재무 전문가로서 라인의 글로벌 핀테크 비즈니스 강화 전략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