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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간 넉넉한 유수홀딩스, M&A 카드 꺼낼까

김성률 CFO, 유동비율 620% 바탕으로 성장동력 발굴 미션

김소라 기자  2024-01-17 16:09:51

편집자주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는 '지금' 그들은 무슨 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까. THE CFO가 현재 CFO들이 맞닥뜨린 이슈와 과제, 그리고 대응 전략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해운·운송 업체 '유수홀딩스(구 한진해운홀딩스)'가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넉넉한 곳간이 바탕이 됐다. 지분 투자 등 신규 비즈니스 진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배경으론 수익성 개선 과제가 꼽힌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등했던 해상 운임이 제자리를 찾으면서 매출도 급격히 위축됐다. 올해 CFO(최고재무책임자)인 김성률 전무를 중심으로 분위기 반전을 위한 대안 모색이 필요한 상황이다.

유수홀딩스는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가용 가능한 현금 여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유동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연결 기준 620%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당시 기준 2500억원의 현금 동원이 가능했다. 같은 시점에 단기 차입금 잔여분도 모두 털어내며 재무 안정성을 한 뼘 더 끌어올렸다.

유수홀딩스 관계자는 "현금성 자산을 내부에 많이 쌓아두는 것 보다 이를 발판 삼아 성장을 위한 새로운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며 "물류, 터미널 등 여러 비즈니스 영역에 대한 신규 투자 가능성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논의는 핵심 자회사인 해운 IT 솔루션 업체 '싸이버로지텍'을 주축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유동성 대부분이 싸이버로지텍으로부터 나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유수홀딩스는 싸이버로지텍 지분 40.13%를 보유한 1대 주주다. 송영규 유수홀딩스 대표가 싸이버로지텍 대표도 겸하고 있다. 싸이버로지텍 사업 아이템이 소프트웨어 솔루션인 만큼 현재 대규모 CAPEX(자본적지출) 니즈는 높지 않은 상황이다. M&A(지분투자)가 보다 현실적인 안으로 거론된다.

본사 자체의 M&A 가능성도 열어뒀다. 연결 법인 각각의 신규 사업 진출뿐만 아니라 지주사 격인 유수홀딩스 단의 아이템 확장도 고민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유수홀딩스는 수익의 대부분을 종속법인 배당 수익으로 벌어들이고 있다. 이를 고려할 때 꾸준히 순익이 발생하는 기업 위주로 선별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임대업 영위를 통한 매출도 일부 잡힌다. 이는 지난해 3분기 기준 3%대로 수익성 기여도는 미미하다.

이같은 신성장 동력 발굴 미션은 올해 더 부각된 상황이다. 지난 2021~2022년 매출 대부분을 책임진 자회사 '유수로지스틱스' 성장이 둔화된 탓이다. 유수로지스틱스는 화물운송 중개 사업을 영위한다. 코로나19 당시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운송비용 증가로 수혜를 입었으나 지난해 기준 성장세는 다시 꺾인 상태다. CFO인 김성률 전무의 수익성 안정화 전략 및 M&A 셈법 등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다. 현재 유수로지스틱스 등기임원으로 재직하는 만큼 경영 회복 과정에도 직접 목소리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수익성 악화 흐름은 주요 투자 지표를 통해 고스란히 드러난다. 유수홀딩스 연결 ROE(자기자본이익률)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4.1%로 직전년도 말 대비 3%p 하락했다. 자본 대비 수익률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특히 매출 견인차 역할을 하는 유수로지스틱스의 상대적으로 저조한 수익구조가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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