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투자펀드(PEF)운용사 케이엘앤파트너스(KL&파트너스, 이하 케이엘앤)에게 2023년은 ‘도전’이라는 키워드로 기억될 법 하다. 가장 큰 성과는 첫 블라인드펀드 조성이다. 첫 블라인드펀드 조성에 도전해 1600억원 규모의 펀드를 만들었다.
가장 큰 도전은 보령바이오파마 인수다. 케이엘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보령바이오파마 인수에 나서 이를 목전에 두고 있다. 완료된다면 하우스 설립 이후 역대 최대 규모 바이아웃 건이 된다. 포트폴리오 기업인 맘스터치의 매각은 다소 미뤄졌지만 일본시장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매각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첫 블라인드펀드 1600억 결성, 산업은행 PE실과 공동운용 케이엘앤은 지난해 첫 블라인드펀드 결성에 성공했다. 1600억원 규모로 산업은행 PE실과 공동운용(Co-GP)하는 형태다. 지난해 프로젝트펀드 자금 모으기가 더 힘들어지자 하우스들은 블라인드펀드 조성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하지만 케이엘앤은 산업은행과 Co-GP 형태의 블라인드펀드를 결성하면서 여유를 챙겼다.
케이엘앤과 산업은행 PE실은 2022년 하반기 펀드 설립을 목표로 펀드레이징을 진행해왔지만 자금시장이 경색되면서 결성시기가 다소 지연됐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중소·중견기업 투자에 전문성을, 케이엘앤은 그동안 쌓은 우수한 성과의 트랙레코드를 통해 투자구조 설계와 밸류업 능력을 어필했다. 그 결과 새마을금고중앙회, 한국증권금융, 신한은행, KB캐피탈 등 국내 주요 금융기관의 출자를 이끌어내며 펀드 결성에 성공했다.
케이엘앤은 이번 펀드를 활용해 성장 가능성이 있는 국내 중소·중견기업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여러 건의 투자를 검토 중이다. 현재 인수를 추진 중인 보령바이오파마 인수에도 이번 블라인드펀드가 활용될 예정이다.
첫 블라인드펀드 조성이 가시화되면서 케이엘앤은 맘스터치를 빨리 매각해야한다는 부담감도 덜게 됐다. 그간 케이엘앤이 맘스터치 매각에 속도를 낸 데에는 국민연금 블라인드펀드 출자사업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국민연금은 맘스터치 인수를 위해 조성된 프로젝트펀드의 주요 출자자(LP)다. 하지만 블라인드펀드 조성이 마무리되면서 케이엘앤은 맘스터치 매각에 여유를 갖고 임할 수 있게 됐다
◇맘스터치 일본시장 진출 ‘도전장’, 보령바이오파마 인수 눈앞 케이엘앤은 지난해 맘스터치 밸류업에 힘썼다. 케이엘앤은 2022년 하반기부터 맘스터치 매각에 돌입했다. 복수의 외국계 PE와 전략적투자자(SI)들이 관심을 보였으나 본입찰에는 홍콩계 투자회사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 한 곳만 입찰하면서 인기가 다소 식었다. 이후 복수의 SI와 꾸준히 매각 논의를 이어갔지만 끝내 매각을 완료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케이엘앤은 대대적인 맘스터치 PMI를 단행하며 향후 매각을 대비한 기업가치 높이기에 나섰다. 국내 버거 프랜차이즈로서는 흔치 않게 해외 진출에 도전장을 냈다. 결과는 대흥행이었다. 맘스터치가 지난해 10월 일본 도쿄 시부야에 마련한 첫 해외 팝업스토어는 현지인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당시 팝업스토어를 찾은 방문객수는 3주 동안 3만3000여명에 이를 정도다.
맘스터치는 이에 앞서 태국과 몽골에도 매장을 냈는데, 올해는 일본에도 정식 매장을 열 계획이다. 이밖에도 강남, 홍대 등 중심상권에 매장 오픈, 버거와 피자를 함께 파는 복합매장 ‘맘스터치 피자앤치킨' 가맹사업 확대 등을 통해 맘스터치 밸류업에 한창이다.
케이엘앤은 지난해 보령바이오파마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케이엘앤파트너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코스닥 상장 체외진단 전문기업 피씨엘(PCL)과 함께 보령바이오파마 인수를 추진해왔다. 케이엘앤과 PCL은 자금 조달에 한창이다.
거래규모는 4000억원대로, 거래가 성사된다면 하우스 설립 이후 최대 규모 바이아웃 딜이 된다. 케이엘앤은 이번 거래에서 블라인드펀드와 프로젝트펀드를 활용한다. 다만 PCL의 자금 조달이 지연되면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일정도 밀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