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압타바이오의 외도, 투자법인 신설…수익기반 넓힌다

LM이노베이션 30억 출자로 설립, GMP 생산설비 등 투자 전진기지

최은진 기자  2023-11-16 09:28:33
난치성 항암 치료제 등 연구개발만 전담하던 코스닥 상장사 압타바이오가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 신약개발 외 수익사업 저변을 넓힌다는 계산으로 '투자법인'을 신설했다.

특히 GMP 인증시설 등 생산거점을 확보하는 전략을 추진할 가운데 해당 투자법인을 앞세워 인수합병(M&A)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신약개발이 당장 수익화 되기 어렵다는 현실을 감안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분위기다.

◇설립 후 첫 종속기업 신설, CTO인 문성환 사장 대표이사

압타바이오는 지난 9월 LM이노베이션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지분 100%를 보유한 완전 자회사로 회계분류상 종속기업이다. 설립이래 첫 자회사다. 초기 출자금액은 30억원이다.

사업목적을 살펴보면 대략적으로나마 어떤 회사인지 가늠이 된다. △생명과학·정밀화학·완제의약품 및 원료의약품의 제조 및 판매·무역업 △건강기능식품·의료용품·화장품·식품·동물용 사료 제조 및 판매업 △경영 컨설팅업 △신기술 사업자, 창업자 벤처기업 등 투자 및 자산 운영업 등이다.


여기서 핵심은 투자다. 신기사사업자까지 염두에 둘 정도로 적극적인 투자를 추진하기 위한 전진기지가 LM이노베이션인 셈이다.

대표이사는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문성환 압타바이오 사장이다. 문 사장 외에는 사내이사 등 경영진이 없다. 사실상 그가 전체적으로 총괄·지휘하는 사업이다. 그의 이력을 감안하면 기술 중심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부산대학교 화학과, 카이스트 생물공학과와 생화학과를 졸업하고 포스텍 화학과 및 생유기, 의약화학 박사를 마쳤다. 미국 벤처기업인 몰리큐메틱스(Molecumetics)에서 연구원을 거쳐 JW중앙연구소, C&C 신약연구소 소장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한미약품 연구센터 연구소장을 지내다 8년여 전 압타바이오로 자리를 옮겼다. 압타바이오 지분 10.8%를 보유한 2대주주다.

◇상장 후 기술이전 성과 등 전무, 매출 제로…돌파구 '투자' 낙점

압타바이오의 이 같은 투자 전진기지 설립은 그간의 행보를 감안하면 꽤 이례적이다. 압타바이오는 항암 및 당뇨합병증 치료제를 주로 개발하는 바이오텍으로 20여년의 신약개발 경력을 보유한 이수진 대표가 설립했다.

3분기 말 기준 합성신약으로 총 9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가장 빠른 파이프라인이 당뇨병성 신증을 적응증으로 한 'APX-115'다. 2013년부터 연구를 시작해 현재 유럽 임상 2a상을 완료한 상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에 대한 'APX-311'은 임상 1상을 완료했고 내년께 임상 2상 진입을 예정하고 있다.

혈액암을 타깃하는 Apta-16은 삼진제약에 2016년 기술이전했지만 현재 개발이 중단된 상태다. 췌장암을 적응증으로 한 Apta-12는 2016년 호프바이오사이언스에 기술이전했지만 역시 작년 반환됐다.

주로 항암 신약을 연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기술이전에 안간힘을 쓰던 전략에서 갑작스레 투자로 저변을 넓혔다는 건 꽤 이례적인 일이다. 압타바이오는 수익을 다변화 하는 전략을 위해 투자 기지를 세웠다는 입장을 내놨다.

특히 압타바이오가 그리는 신규 사업인 GMP 생산시설의 확충 역시 LM이노베이션을 통해 진행한다. 그간 압타바이오는 신약개발에 필요한 모든 원재료나 제재를 해외에서 수급해 왔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하에서 수급이 어려워진 데 따라 생산시설을 확보하며 자급화 하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압타바이오는 부지를 매입해서 직접 생산설비를 짓는 방식이 아닌 M&A나 지분투자 등을 통해 기존에 있는 설비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결국 '투자'로 사업확장을 꿈꾸고 있는 셈이다. LM이노베이션을 설립한 것 역시 연장선으로 수익 저변의 확대를 위해서로 읽힌다.

압타바이오는 상장 5년차이지만 기술이전 등 이렇다 할 수익기반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술이전 한 건도 연구가 중단되거나 반환되는 등 고초를 겪고 있기도 하다. 3억원 안팎의 매출을 벌어들이다가 작년과 올해는 이마저도 없다.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에서 투자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자금 여력은 충분하다. 6월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183억원이 있고 지난 9월 전환사채와 전환우선주를 발행해 500억원을 확보했다. 이를 감안하면 대략 6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파악된다. 바이오텍 치고는 적잖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투자에 나서기에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신약개발만 전념하던 압타바이오가 어떤 투자를 하게 될 지, 어떻게 성과를 올릴 지는 불확실성으로 남는다. 전문성을 확보하는 게 관권이다.

압타바이오 관계자는 "LM이노베이션의 사업목적은 광범위하게 설정한 거고 핵심은 투자로 보면 된다"며 "GMP 시설 등 사업의 저변을 넓히는 데 필요한 투자를 LM이노베이션을 통해 집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