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CFO는 지금

AJ네트웍스, 파렛트 렌탈 분할 재개 조건은

②지난 3월 철회, 금리 추이 모니터링하며 금융비용 부담 저울질

김형락 기자  2023-11-09 15:53:08

편집자주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는 '지금' 그들은 무슨 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까. THE CFO가 현재 CFO들이 맞닥뜨린 이슈와 과제, 그리고 대응 전략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AJ네트웍스는 '금융시장 안정화'를 파렛트 렌탈 사업 인적분할 재추진 조건으로 제시했다. 회사채 발행·차환 정상화만으로는 분할 뒤 존속법인 재무 건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분할 뒤에도 AJ네트웍스가 조달비용 상승분을 감당할 수 있는 금리 수준을 점검하며 시장 금리 추이를 살피고 있다.

AJ네트웍스 이사회는 지난해 4분기부터 수시로 재무 관련 현안을 보고 받고 있다. 자금 현황부터 △자금 조달 현황 △유동성 리스크 관리 방안 △유동성 위기 관리 지표 등이 보고 안건으로 올라온다. 지난해 9월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이 경색된 뒤 재무 리스크 관리를 한층 강화했다.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수행하는 여주형 AJ네트웍스 지주부문 경영기획실 재무관리팀장(상무)은 유동성 확보를 최우선에 두는 재무 전략으로 금융시장 변동성 파고를 넘어가고 있다. AJ네트웍스는 지난 3월 숙원 사업이었던 파렛트 렌탈 사업부문 인적분할을 철회했다.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돼 분할 리스크 요인이 크다고 판단했다.

파렛트 렌탈 사업부문 인적분할 안건이 이사회를 통과한 건 2020년 11월이다. 존속법인 AJ네트웍스는 IT(정보기술)기기·고소장비(AWP) 렌탈 사업부문과 투자사업부문을 지속하고, 신설법인 AJ피앤엘(추후 AJ로지스밸류로 변경)은 파렛트 렌탈 사업부문을 가지고 독립하는 형태였다.

AJ네트웍스가 기대하는 인적분할 효과는 크게 두 가지였다. 존속법인 AJ네트웍스는 차입금을 축소해 부채비율을 낮추려 했다.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 계산하면 분할 전 224%였던 AJ네트웍스 부채비율은 분할 후 194%로 내려간다.

AJ피앤엘은 기업가치 재평가를 노렸다. 파렛트 렌탈 사업부문은 AJ네트웍스에서 가장 수익성 뛰어났다. 2020년 AJ네트웍스 별도 기준 파렛트 렌탈 사업부문 매출은 1670억원, 영업이익률은 20%(338억원)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AJ네트웍스 연결 기준 전사 매출은 1조171억원, 영업이익은 230억원이었다. 파렛트 렌탈 사업부문을 독립하면 다른 사업부문에 가려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AJ네트웍스는 분할을 서두르지 않았다. 2021년 1월 코로나19로 인한 사업 환경 불확실성을 고려해 일정을 2021년 하반기로 연기했다. 지난해 1월 재무 건전성을 확보한 뒤 분할을 추진하기 위해 그해 하반기로 일정을 한 차례 더 연기했다. 지난 2월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해 분할을 잠정 연기했다가 3월에 철회했다.

분할을 강행하기엔 부담이 컸다. 파렛트 렌탈 사업은 차입의존도가 높아 자금 확보가 어려울 경우 사업 안정성이 약화할 수 있었다. 금리 상승기 금융비용도 무시할 수 없었다. 더구나 금융시장이 불확실한 시기 분할로 인한 AJ네트웍스 자본 규모 축소에 따른 재무비율 악화로 자금 조달 리스크가 상승할 수도 있었다.


AJ네트웍스는 금융시장이 안정화됐다는 판단이 서면 분할을 재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2분기 IR에서는 회사채 발행·차환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시기 분할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여 상무는 올해 차입 만기 장기화 전략을 가동하며 지난해 늘어난 단기성차입금을 장기성차입금으로 전환하고 있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71%(6821억원)였던 단기성차입금 비중은 올 상반기 58%(5732억원)로 내려갔다.

다만 차환 정상화만으로 분할 여건이 무르익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AJ네트웍스는 분할 뒤 마주할 조달 조건까지 고려해 분할 실익을 따진다. 파렛트 렌탈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하면 AJ네트웍스 외형이 줄면서 전보다 조달 금리가 오르기 때문이다. 금리가 오르는 시기 섣불리 분할을 재추진했다가 이자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여 상무는 올 연말까지는 현금 확보에 중점을 둔 재무 정책을 유지할 방침이다. AJ네트웍스는 지난 2분기 연결 기준으로 금리 상승과 유동성 확보로 인한 금융비용 150억원이 발생해 분기순손실 7억원을 기록했다. BBB+인 신용등급을 끌어 올려 조달 금리를 절감하는 재무 목표를 세웠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