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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CFO 서베이

경쟁우위 선점 시대, 비용절감보다 '차별화'에 초점

⑦응답자 36% '신시장 개척' 등 강조, 세부전략 '제품·서비스 고품질화' 선호

박규석 기자  2023-11-09 10:08:18

편집자주

대한민국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엔데믹 시대의 첫 발을 뗀 2023년을 어떻게 헤쳐왔을까. 또 급변한 미래를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있을까. 더벨이 만든 프리미엄 서비스 'THE CFO'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CFO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CFO들의 현장 목소리를 담았다.
*해당 기사는 THE CFO 등록 CFO를 대상으로 2023년 10월 이뤄진 설문에 바탕해 작성했으며 아래와 같은 질문이 활용됐습니다.

Q 경쟁우위를 구축하기 위한 회사의 전략적 활동과 생각이 가장 일치하는 것은?
Q 국내시장에 처음인 제품/서비스 개발
Q 전문기술 인력 확보
Q 제품/서비스의 고품질화
Q 제품/서비스 품목 다변화
Q 제조/서비스 시설과 제조/서비스 수량 규모화
Q 광고 및 판촉 활동
Q 시장세분화를 통한 마케팅 활동
Q 제품/서비스 판매 대리점과 유통망 확보
Q 제품/서비스 가격 경쟁우위 확보
Q 적정재고 유지 노력
Q 전략적 원가절감 노력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은 현재 빠르게 바뀌고 있으며 국내 기업들은 대내외적인 변화에 직면해 있다. 해외시장에서의 경쟁은 물론 경기 불확실성과 기술의 발전, 소비패턴의 변화 등에 효과적인 대응이 강조되고 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생존을 넘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경쟁우위의 선점이 중요하다. 이는 경영전략의 일환으로 크게는 차별화 전략과 원가우위 전략으로 구분된다. 차별화는 신시장 개척 등을 통한 성과 창출을 의미한다. 반면 원가우위는 규모의 경제와 비용의 감소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강화하는 전략이다.

이러한 경영전략은 최고경영자(CEO)의 주도로 수립되지만 이를 수행하기 위한 방안은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이기도 하다. 회사가 보유한 역량을 토대로 자원의 배분과 투자활동 등을 수립한다. 사안에 따라서는 CFO의 선택이 경영진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응답자 중 36% '차별화 전략' 선택

'THE CFO'가 국내 주요기업 CFO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원가우위 전략보다 차별화 활동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았다.

설문에 응답한 159명의 CFO 중 67명(35.8%)이 '경쟁환경에서 경쟁우위를 구축하기 위한 회사의 전략적 활동과 생각이 가장 일치하는 것은 무엇입니까'라는 물음에 '차별화'를 선택했다. 반면 '원가우위'라고 답한 CFO는 23명(14.5%)에 불과했으며 이는 전체 응답자 중 가장 적은 비중이기도 했다.


관련 질문은 CFO들의 생각을 10점 척도로 세분화해 분류했다. 점수가 가장 낮은 1점을 원가우위로 설정했고 가장 높은 10점을 차별화로 설정했다. 이에 1~3점을 선택한 CFO는 원가우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집단으로 구분했으며 8~10점은 차별화를 선호하는 그룹으로 묶었다. 중립에 해당하는 CFO는 4~7점 사이로 해당 그룹은 응답자 중 79명(49.7%)이었다.

CFO들이 피어그룹(Peer Group) 내 경쟁우위를 위해 원가우위 전략보다 차별화를 선택하는 이유는 미래 성장과 지속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설문에 응답한 CFO들의 이러한 성향은 경영학과 경제학을 주로 다룬 미국 학자 '마이클 유진 포터(Michael E. Porter)'의 연구에서도 엿볼 수 있다.

포터는 기업이 경쟁전략 중에서 차별화 전략을 수행할 경우 미래 성과의 지속성이 높을 것으로 바라봤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기업이 성장단계에 있을 경우 차별화 전략 수준이 높을수록 미래 성과와 지속성 또한 높았다. 다만 성숙단계에 접어든 기업이라면 원가우위 전략을 추구하는 기업이 미래 수익성 등이 증대됐다.

이러한 기업의 차별화 전략은 국내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전략수립 자체는 CEO와 최고전략책임자(CSO) 등이 주도하지만 CFO 또한 관련 계획에 깊이 관여하는 사례도 마찬가지다.

실제 국내 재계 선두인 삼성전자의 미국 전장부품 기업 '하만' 인수·합병(M&A)이 대표적인 CSO와 CFO의 합작품 사례다. 손영권 전 삼성전자 CSO가 딜 소싱과 협상의 창구 역할을 했다면 이상훈 전 삼성전자 CFO는 계약 체결과 자금 집행을 책임졌다. 이 전 CFO의 경우 회사를 대표해 합병 계약서에 서명했고 인수 후 진행한 IR에서는 자금 확보 방안을 직접 답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9조원 규모의 크로스보더 딜(Cross Border Deal)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 이후 삼성전자는 전장사업 경쟁력 강화와 신시장 진출, 투자 활동을 통한 매출 증대 등 차별화 전략을 통한 성과 창출을 이뤄내기도 했다.


◇전략적 활동 넘버원은 '제품·서비스' 고품질화

경쟁우위를 위한 기업의 전략적 활동은 그 종류가 다양하다. 업종과 시장 환경, 기업의 내부 역량 등에 따라 세부적인 계획이 수립된다. 차별화 전략 관점에서는 신기술과 신제품 개발, 투자를 통한 매출 증대 등이 해당된다. 원가우위 전략은 비용의 감소 등을 통한 이익 증대 활동이 속한다.

CFO 입장에서는 CEO 등이 선택한 회사의 계획 또는 주요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돕기 위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경쟁사와의 차별성을 유지하면서도 고객 가치를 창출해야 하는 만큼 부족한 자원의 배분 기준과 투자 계획 수립 등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경쟁우위를 위한 계획 수립에서 CFO의 비중이 작지 않은 가운데 그들이 선호하는 세부전략에는 무엇이 있을까. 이번 설문에 응답한 159명의 CFO들이 선택한 세부전략 중 평균 점수(5점 척도 기준)가 가장 높은 활동은 '제품·서비스의 고품질화' 4.31점이었다. 관련 활동은 경쟁우위 전략 중 차별화에 속했다.

'전략적 원가절감 노력'이 4.10점(원가우위)을 기록해 평균 점수가 두 번째로 높은 가운데 전문기술 인력 확보 4.07점(차별화), 제품·서비스 가격 경쟁우위 확보 3.88점(원가우위), 국내시장에 처음인 제품·서비스 개발 3.84점(차별화) 등이 뒤따랐다.

평균 점수가 높았던 상위 5개 질문 중 3개는 경쟁우위를 위한 차별화에 해당되는 전략이었다. 이를 통해 설문에 응답한 CFO들은 원가우위 전략보다는 차별화를 선호하는 동시에 세부전략 또한 관련 영역에서 설정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23 CFO 서베이는
THE CFO는 홈페이지 www.thecfo.kr에 등록된 CFO를 대상으로 2023년 10월12일(목)부터 26일(목)까지 진행했습니다. 응답자는 설문 대상 432명 중 159명으로 응답률은 36.8%입니다. 응답자 159명의 소속 기업은 매출 기준으로 10조원 이상 24곳(15.1%), 5조~10조원 미만 21곳(13.2%), 1조~5조원 미만이 57곳(35.8%), 5000억~1조원 미만이 15곳(9.4%), 5000억원 미만이 42곳(26.4%)입니다. 온라인으로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설문지는 조영균 산업정책연구원 교수와 공동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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