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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펙트 경영권 딜 '진행형'…올해만 10차례 수혈

①FI 후속 거래 잇달아, 업계 "모두 한몸" 지적

김소라 기자  2023-10-24 16: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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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인공지능(AI) 재활의료기기 업체 '네오펙트'가 외부 투자에 과도히 의존하는 모습이다. 자체적으로 자금을 마련할 여력이 없다 보니 계속해서 외부에 손을 벌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요 주주 구성도 복잡해지는 상황이다.

다만 이는 결과적으로 '한몸'이라는게 시장 관계자 지적이다. 실제 주주 대부분이 표면적으론 서로 다른 조합을 내세우고 있으나 뒷단엔 공통적으로 현 최대주주가 있다는 것이다. 앞서 올 3월 한 차례 오너십 변동을 거친 가운데 반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후속 거래들이 이어지는 형국이다.

네오펙트는 올해 증권 발행을 매개로 잇달아 자금을 수혈했다. 지난 1월부터 이달까지 총 10차례 유상증자 및 전환사채(CB) 발행을 진행했다. 사실상 한 달에 한 번꼴로 외부에서 자금을 꾸어온 셈이다. 이를 모두 합하면 총 조달 금액은 360억원 수준이다.


이 조달 활동의 주축이 된 것은 최대주주 측 대표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이스트게이트인베스트먼트(이하 이스트게이트인베)'다. 앞서 올해 3월 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 체결 당시만 해도 이스트게이트인베는 실질적 대주주 지위를 갖고 있었다. 변경 예정 대주주였던 '스칸디신기술조합 제278호'의 최다출자자 위치에 있었기 때문이다. 지배구조 최상단에서 네오펙트 경영권 거래의 밑그림을 그렸을 것으로 추측되는 대목이다. 현재 최다출자자는 '에프리콧'으로 변경된 상태다.

경영권 거래 이후에도 이스트게이트인베는 후속 딜에 계속해서 등장한다. CB를 통한 대규모 조달 건이 대표적이다. 각각 4월과 7월에 진행한 5~6회차 CB 발행 계약의 투자자로 나섰다. 해당 CB 인수자는 각각 '로아르신기술조합 제275호', '인디고신기술조합 제38호'였으나 당시 이 조합의 최다출자자는 모두 이스트게이트인베였다. 대주주 측이 다른 조합의 옷을 빌려 자회사에 뭉칫돈을 넣어준 셈이다. 두 조합의 CB 인수금액은 모두 합쳐 50억원이었다.

이 외에도 전후 거래를 고려하면 모회사의 지원은 더욱 가시적으로 드러난다. 올해 네오펙트가 진행한 총 10차례의 자금 조달 거래 가운데 이스트게이트인베가 주도한 딜은 총 7건이다. 이는 조합 출자자가 명확히 적시된 건만 따진 숫자다. 올해 증권을 통한 모집 금액의 과반 이상을 이스트게이트인베가 책임졌다. 경영권 거래 대금을 고려하면 250억원 가량을 지출했다.

이는 코스닥 시장에서 전형적으로 이뤄지는 딜 방식으로 꼽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조합 방식이 대규모 자금을 모집하기에 가장 유용한 수단으로 꼽히고 큰 지배지분을 여러 덩어리로 쪼개면 추후 시장에 붓기 용이한 측면도 있다"며 "딜 내용을 모르면 조합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M&A(인수합병) 거래에서 경영권을 확보하는 투자자와 또 다른 재무적투자자(FI)는 한몸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대주주 측이 다소 낮은 지분을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이달 기준 전체 지배지분은 총 21.8%다. 각각 스칸디신기술조합 제278호와 프렌다신기술조합 제271호가 13.5%, 8.3%를 들고 있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반호영 대표는 여전히 유의미한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달 기준 반 대표 보유분은 5.02%다.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으로 분류됐고 경영 활동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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