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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시대 LP 운용 전략

행정공제회, 주식·채권 '저비용 고효율' 전략 추구한다

②변동성 높은 주식·채권 비중 낮은 편, 지역·섹터·테마 다변화 노력

남준우 기자  2023-10-24 13:49:33

편집자주

10년 이상 이어져오던 '저금리의 시대'가 끝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0.25%에 불과하던 금리를 2년 새 5.5%까지 올렸다. 전세계적으로 대규모 자금이동이 이어지면서 국내 LP들의 운용 전략도 바뀌고 있다. 대체 투자처를 다각화하고 고금리 우량채권에 관심을 가지는 곳들이 늘고 있다. 교과서와는 다르게 고금리 시장에서도 쏠쏠한 수익을 내고 있는 주식 섹터에 집중하는 곳도 있다. 고금리 뉴노멀의 시대, 국내 주요 LP들의 운용 전략을 더벨이 살펴본다.
대한지방행정공제회(이하 행정공제회)는 주식과 채권 투자 비중이 공제회 중에서도 낮은 편이다. 대체투자의 경우 블라인드 펀드를 통한 포트폴리오 분산으로 어느 정도 리스크 관리가 가능하다. 다만 주식과 채권은 시장 상황에 따른 변동성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회원들에게 돌려줘야하는 원금과 이자가 정해진 만큼 최대한 균형감각을 가지고 자산을 운용하고자 한다. 주식의 경우 규모는 키우지 않지만 '저비용 고효율' 전략을 통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고 있다. 지역, 섹터 등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자 한다.

◇채권 비중, 2020년부터 10% 미만 지속

행정공제회는 올해 운용자산으로 총 23조3570억원을 제시했다. 목표 수익률은 5.3%로 잠정 집계했다. 실물자산, 운영자산 등을 포함한 대체투자 영역의 비중은 약 80%로 기존과 비슷하게 책정했다.

채권 비중은 6%로 뒀다. 채권 비중은 2018년과 2019년 10%대였으나, 2020년부터 낮아지기 시작했다. 2021년에는 6.3%, 작년에는 4.7%였다.

다른 공제회들과 마찬가지로 최근 인상된 급여율과 채권 수익률 간의 미스매치로 인한 현상이다. 행정공제회는 작년 11월부터 분할지급 퇴직급여 급여율을 연 3.50%에서 연 3.85%로 올렸다. 목돈 예탁급여 급여율도 만기지급식은 1년 기준 현행 연 3.50%에서 4.50%로, 월지급식은 연 3.44%에서 4.40%로 100bp 가까이 인상했다.

급여율을 올린다는 것은 그만큼 공제회의 자산운용 부담이 커진다는 뜻이다. 급여율은 회원들이 납입하는 저축금에 복리로 붙는 이자율을 의미한다. 적립비율을 유지하려면 급여율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해야 한다. 공제회가 통상 급여율을 운용 목표치의 하한선으로 잡는 이유다.

행정공제회의 한 고위 관계자는 최근 채권 투자가 마땅치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행정공제회는 통상적으로 4% 중후반대 이상의 금리를 제시하는 채권을 타깃으로 한다. 국내는 금융지주사 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 후순위 공사채, 신종자본증권 등으로 한정된다.

다만 시장 매물은 그리 많지 않다. 이달 19일 기준으로 시장에 등장한 은행채가 우리은행, 대구은행, NH투자은행 등 10건도 채 되지 않는다. 국내에서는 주로 트랜치(만기구조)가 3·5년물 위주라서 수익률도 상대적으로 낮다.

행정공제회 관계자는 "행정공제회는 공제회 중에서도 채권 비중이 낮은 편"이라며 "2021년 이후 타깃으로 하는 국내 채권들의 공급이 줄면서 자연스럽게 비중도 낮아진 것으로 보이며 당분간은 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 행정공제회 홈페이지

◇인도·베트남 등으로 주식 투자 지역 확대

주식 비중도 공제회 가운데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올해 전체 운용자산 가운데 주식 비중은 4.1%에 불과하다. 작년말 기준으로 노란우산공제회 16.2%, 교직원공제회 10.5%, 건설근로자공제회 5%인 점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다.

한때 3% 미만이었던 경찰공제회도 최근 5% 가까이 늘린 것과 대비된다. 이 비중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규모를 키우기보다는 다변화를 통한 안정적인 수익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에는 특정 섹터, 테마, 지역 등을 중심으로 주식 투자를 세분화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특히 투자 지역을 해외로 넓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 8월 인도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기 위한 위탁운용사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선정했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ESG 관련 펀드도 최근 포트폴리오에 추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 IT나 헬스케어 섹터도 추가했다. 해외 주식도 비중은 낮지만, 성장성이 높은 ETF 등을 중심으로 랩어카운트(자산종합관리계좌) 투자를 지속 중이다.

행정공제회 관계자는 "주식의 경우 변동성이 높다는 문제점이 있기 때문에 규모를 아주 키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포트폴리오를 다변화시켜고 적은 금액으로 효율성 높게 운영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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