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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Interview

반휘권 전무 복귀 후 '모든 숫자' 향상된 솔루엠

②올해 '수익성·안정성·현금흐름·주가' 모두 개선..."사업으로 겜블해선 안돼"

용인(경기)=양도웅 기자, 김슬기 기자  2023-09-21 16:44:49
올들어 솔루엠의 '모든 숫자'가 향상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매출과 이익은 늘어났고 재무구조는 안정화됐다. 현금창출력은 올라갔고 심지어 주가도 시장 평균을 훌쩍 뛰어넘는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숫자뿐만이 아니다. 멕시코 신(新)공장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고 인재 확충을 위한 신사옥도 매입했다.

회사 관계자들은 이러한 괄목할 만한 성장과 변화를 이끈 기수 중 한명으로 단연 반휘권 경영지원실장(전무이사·사진)을 꼽는다. 반 전무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이자 사내이사로 재무와 기획을 넘어 경영 전반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멕시코서 직접 발품팔며 '신공장 부지 확보' 성과

지난해 11월 반 전무는 미국법인장에서 경영지원실장으로 이동했다. 1년 가까이 미국법인장으로 근무하며 그는 멕시코 신공장 부지를 찾는 데 집중했고 미국 국경과 인접한 티후아나 지역에 있는 약 2만9000평 규모의 부지를 취득하는 데 성공했다. 사실상 홀로 미국과 멕시코를 오가면서 현지 사람들을 직접 설득하는 등 발품팔아 거둔 성과였다.

반 전무는 "북미에서 전기차 충전기와 조명용 파워 모듈 등의 신사업을 하기 위해선 그 지역에서 생산을 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판단해 현지 생산을 결정했다"며 "멕시코 티후아나는 미국과도 가깝고 삼성전자 TV공장도 인근에 있지만 태평양과 사막으로 둘러싸여 있어 좋은 부지를 찾는 게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국도 아닌 다른 나라에서 이러한 고난도 과제를 해결할 수 있었던 배경엔 그의 출중한 의사소통 능력과 추진력이 있다. 반 전무는 뉴욕주립대에서 MBA를 밟았고 미국 공인회계사(AICPA)도 갖고 있다. 대부분의 경력을 경영지원 부문에서 쌓았지만 생산과 기술개발에 대한 중요성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멕시코 신공장은 올 연말 완공이 예상된다. 기존 중국과 베트남, 인도 등으로 구성된 생산거점에 멕시코가 추가된다.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는 반 전무는 "해외 생산 거점 안정화에 힘쓸 생각"이라며 "멕시코 신공장은 공장 설립에 필요한 부지 매입부터 건설까지 모든 과정을 손수했기에 안정적인 가동까지 제 소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금창출과 재투자, 선순환 구조 갖추는 게 중요"

멕시코 신공장 확보 이전에도 반 전무는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2021년 2월 코스피 상장이다. 2015년 삼성전기에서 분사된 이후 약 6년 만이다. 당시 반 전무는 재경팀장으로서 전성호 대표를 포함한 최고경영진을 보좌하며 상장 실무를 책임졌다. 공모가가 희망범위 상단을 초과한 1만7000원에 결정됐을 정도로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런 까닭에 지난해 반 전무가 경영지원실장으로 국내 본사에 복귀했을 때 그에게 거는 기대는 클 수밖에 없었다.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면 반 전무는 본인에 대한 기대에 십분 부응하는 결과를 내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1조1030억원, 영업이익은 94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36%, 169% 증가했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4%에서 9%로 향상됐다. 부채비율도 224%에서 170%로 개선됐다. 이뿐만 아니다.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187억원으로 전년동기 -498억원에서 몰라보게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상반기 209억원보다 1.8배 많은 379억원의 CAPEX(유형자산의취득)를 썼다.

사실 솔루엠의 현재 현금창출력은 수백억원의 추가 투자가 가능한 수준이다. 많은 기업이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현금창출력을 넘어서는 투자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솔루엠의 재무 정책은 다소 보수적인 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반 전무는 철저하게 현금창출력 내에서 안정적으로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 전무는 "회사는 사업으로 도박해서는 안 된다"며 "비즈니스가 계속해서 잘 운영될 수 있도록 기존 사업들을 독려하면서 투자해야지, 돈을 버는 만큼 (모두) 투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와 현금 창출, 그리고 재투자가 선순환하는 구조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솔루엠 성장에 주목하는 투자자들..."내년 신사업 안착에 집중할 것"

솔루엠의 이러한 결과에 시장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 3월 설립 때부터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특별한 사이인 삼성전기가 지분 9.30%를 전량 매각하면서 주가가 잠깐 조정받았지만 변함없이 우상향하고 있다. 현재(9월20일 종가) 3만1000원으로 올해 주가 상승률은 70%가 넘는다. 사상 최고점을 향해 가고 있다.

반 전무는 "신규 투자 유치를 위해 기관과 외국인, 연기금 등 대형 투자자와 IR을 지속하고 있고 지난달에는 약 100개의 국내외 기관을 상대로 IR을 진행했다"며 "이같은 노력을 증명하듯 기관과 외국인 비중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들은 무엇보다 솔루엠의 '성장'을 보고 투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올해 1월 10.8%였던 외국인 지분율은 현재 20%에 도달하며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인터뷰를 진행한 20일 SK증권은 리포트를 내고 솔루엠의 목표주가를 기존 3만2500원에서 4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올해 상반기 큰 폭의 영업이익 성장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실적에서부터 재무구조와 현금흐름, 주가까지 모든 숫자가 향상된 모습을 보이는 지금 반 전무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일까. 바로 신사업의 성공적인 안착이다. 멕시코 신공장 완공과 생산 개시도 이와 맞닿아 있다. 기존 '캐시카우'인 TV와 서버 파워모듈, ESL에만 의존해서는 결국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반 전무는 "CFO로서 수익성 강화와 경영효율 개선은 계속해서 안고 갈 과제이고 내년에는 신사업 안착에 조금 더 집중할 예정"이라며 "전기차 충전기 파워모듈의 경우 30kW가 연내 양산될 예정이고 스마트 가로등은 최근 독일 지자체와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은 이러한 에너지 솔루션 부문이 시장에 진입하는 초년인 만큼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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