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아가 올 2월 계약을 체결한 물류센터와 공장 등 자산 양수가 아직도 지연되고 있다. 계약금만 지불하고 여전히 잔금이 남아있는 가운데 자산에 대한 권리 60%를 다른 계열사에 이전하며 부담을 덜었다. 그럼에도 세 차례에 걸쳐 잔금 지급일을 연기하고 있다.
회사의 중장기 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양수를 결정했지만 지연이 발생하는 데에는 실적 악화가 있다. 채권상계 방식으로 잔금을 지불하기로 했지만 두 회사 모두 자본잠식 상태인 점을 감안하면 진행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지분 60% 양도에도 세 차례 미뤄진 계약 위니아는 올 2월 10일 위니아전자 매뉴팩처링이 보유한 토지와 건물 등에 대한 양수를 결정했다. 모두 광주광역시 광산구 장덕동 981-1번지와 987-3번지에 위치한 물류센터 등이다. 이곳에는 위니아와 위니아전자 등 대유위니아그룹의 가전 계열사가 입주해있다. 거래금액은 880억원 규모다.
계약금 265억원은 현금으로 지급했다. 잔금 615억원은 3월 31일 채권상계 방식으로 지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급을 하루 앞둔 3월 30일 예정일을 6월 30일로 한 차례 연기했다. 그러다 5월 31일에는 매매계약상 당사자의 지위와 권리·의무 60%를 계열사 대유이피에 이전했다.
따라서 전체 매매대금 가운데 위니아가 352억원을 대유이피가 528억원을 담당하게 됐다. 그럼에도 지난 6월 29일 잔금 지급일을 8월 31일로 또 다시 연기하며 3차 변경계약서를 체결했다. 그리고 4차 변경계약서를 작성해 오는 10월 31일로 다시 정했다. 이에 따라 해당 자산에 대한 소유권은 아직 위니아와 대유이피로 넘어오지 않은 상태다.
위니아전자매뉴팩처링은 2019년 8월 1일 위니아전자로부터 불적분활돼 설립됐다. 냉장고와 세탁기 등의 전자제품 제조를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위니아 제품의 판매량 감소로 위니아와 위니아전자로부터 받는 물량이 감소했다. 이에 지난해 자본잠식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채권상계는 당사자들 간에 동종의 채권이 있어야 가능하다. 즉 위니아가 보유한 위니아전자매뉴팩처링의 채권을 상계하는 방식으로 잔금 지급을 대신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전체적인 매출 감소가 이어지며 이러한 방식을 통한 지급에도 지연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위니아, 위기극복 위해 잇따른 자구책 마련…정상화로 계약 마무리 지을까 위니아는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자구책으로 약 1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하반기 김장철을 앞두고 최근 상품성을 강화한 2024년형 딤채를 출시하는 등 분위기 반전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위니아가 살아나야 그룹의 모든 전자 계열사가 회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올 하반기는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
위니아의 조달은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됐다. 당시 위니아에이드 주식 161만305주를 대상으로 교환사채(EB)를 발행해 100억원을 확보했다. 발행 주식 총수 대비 10.5%에 해당하는 규모다. 표면이자율 4.0%, 만기이자율 5.0%에 교환가액은 6210원으로 설정했다. 교환사채는 자산과 함께 부채도 줄어드는 효과를 불러온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지난 7월 교환가액을 5658원으로 한 차례 조정했다. 주가 하락에 따른 조치다. 교환사채는 만기까지 3개월에 한 번씩 조기상환(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이미 약 26.5%에 해당하는 투자자들이 풋옵션을 행사하면서 현재 교환가능한 주식수는 118만4165주 남았다.
이어 3월에는 위니아에이드 주식을 활용해 추가로 자금을 확보했다. 당시 위니아가 보유한 위니아에이드 주식 647만9596주 가운데 15%에 해당하는 97만5600주를 매도해 60억원을 조달했다.
앞서 지난 1월 충청남도 아산시 탕정면 매곡리 121번지에 소유한 토지와 건물을 위니아에이드에 양도했다. 이곳에는 위니아딤채아산아울렛점이 위치해 있다. 이로써 842억원을 조달했다. 모두 운영자금 확보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 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