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 블라인드펀드 줌인
'모베이스전자 엑시트' NH·오퍼스PE, 펀드 회수 반환점 돌았다
MOIC 1.5배 기록, 펀드 조성 4년 만에 투자금 절반 회수
김지효 기자 2023-07-04 11:08:17
편집자주
블라인드 펀드는 사모펀드(PEF) 운용사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가늠자다. 프로젝트 펀드와 달리 투자자금을 미리 모집한 후 투자처를 물색해 자산으로 편입시킬 수 있다. 곳간에 돈을 쟁여 두고 필요할 때마다 집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 시점이나 전략 수립에 있어 더 유리하다. 블라인드 펀드 투자 결과가 좋아야 다음, 다다음 펀드도 만들 수 있다. 더벨은 운용사들의 보유하고 있는 블라인드 펀드의 현황과 전략을 살펴보고, 하우스 역량도 점검해 보고자 한다.
NH투자증권 프라이빗에퀴티(이하 NH PE)와 오퍼스프라이빗에퀴티(이하 오퍼스PE)가 자동차 부품 기업 모베이스전자의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마무리했다. 이번 투자금 회수로 두 하우스가 꾸린 1차 기업구조혁신펀드의 투자금 회수율은 50%까지 높아졌다.
4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NH PE와 오퍼스PE는 최근 모베이스전자 투자금 회수를 완료했다. 200억원을 투자한 지 약 4년 만에 300억원 가량을 회수하면서 투자 원금 대비 수익률(MOIC)은 약 1.5배를 기록했다.
NH PE와 오퍼스PE는 2019년 10월 1차 구조혁신펀드를 통해 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모베이스전자에 투자했다. 당시 모베이스전자는 단기 유동성 악화에 빠져 있었다.
모베이스전자는 차량용 스마트키 시스템을 비롯해 차량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현대차와 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 기업들을 비롯해 GM, 볼보, 포드 등 해외 기업들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었다. 하지만 자동차 업체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인도, 멕시코 등 해외시장 진출로 유동성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순손실을 벗어나지 못했다.
NH PE와 오퍼스PE는 당시 자금난을 겪고 있는 모베이스전자의 성장성에 베팅했다. 현대·기아차의 1차 벤더로 경쟁력과 성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판단은 적중했다.
모베이스전자는 전기차시장 확대에 발맞춰 배터리관리시스템(BMS)과 전력변환장치(인베터, 컨버터) 등 전기차 부품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체질을 완전히 바꿨다. 수익성이 높은 전장부품의 매출이 늘면서 실적도 개선됐다. 2021년 실적 턴어라운드 성공한데 이어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 업체의 실적 호조와 반도체 수급 문제가 해결되면서 지난해에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022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9222억원, 영업이익 439억원, 순이익 68억원을 거뒀다.
NH PE와 오퍼스PE는 2020년 말부터 투자한 CB를 주식으로 전환해 점진적으로 투자금을 회수했다. 오버행(대규모 매각대기 물량 출회) 이슈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2021년부터 올해까지 지속적으로 장내 매도를 진행해왔다.
이번 투자금 회수로 NH PE와 오퍼스PE가 운용 중인 1차 기업구조혁신펀드는 투자금의 절반 가량을 회수하게 됐다. 2019년 조성된 이후 4년 만이다.
두 하우스는 펀드 투자금 회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같은 펀드에서 투자한 신한중공업 엑시트에도 성공했다. 인수한지 1년 6개월만에 조기회수를 단행하며 투자원금 300억원의 두 배가 넘는 640억원을 거둬들였다. MOIC는 1.7배, 내부수익률(IRR)은 47%를 기록했다.
NH PE와 오퍼스PE가 또 다른 포트폴리오 기업으로는 창의와탐구, 한진중공업, 홍인화학 등이 있다. 앞서 2019년에는 박문각에 150억원을 투자했다가 반년 만에 투자금 전액을 회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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