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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돋보기

한국밸류10년투자 통했다…가치투자 전략 결실

3개월 성과 20% 육박…바텀업 명가, 장기투자 뚝심

양정우 기자  2023-06-20 15:41:18
한국밸류10년투자100세행복연금 펀드가 국내 확정급여형 퇴직연금(DB) 상품 가운데 최상위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 상품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오랜 기간 다져온 가치투자 역량을 토대로 운용에 나서고 있는 펀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밸류운용 '한국밸류 10년투자 100세행복 연금 증권자투자신탁'의 지난 3개월 수익률(전 영업일 기준)은 19.58%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를 넘어서고 있다. 이 상품은 'KOSPI 200' 지수를 벤치마크로 설정하고 있다.

한국밸류10년투자는 저평가된 주식에 집중 투자하는 가치투자 전략으로 중장기적 자본 증식을 추구하고 있다. 특정 섹터에 치중하는 게 아니라 개별 기업의 내재 가치에 집중하는 게 특징이다. 이 때문에 매크로 전망과 산업 성장성, 트렌드 흐름보다 특정 기업에 대한 가치 분석을 중시하고 있다.

주식 가격은 투자자 간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수시로 가격이 변동된다. 전통적 가치투자 전략의 경우 이런 수급 현황에도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모멘텀 투자 방식을 지양하면서 기업에만 집중적으로 초점을 맞추는 바텀업(Bottom-Up) 투자 스타일에 '올인'하고 있다.

결국 기업의 실적 내지 재무 지표가 투자 결정을 확정짓는 핵심 잣대로 쓰인다. '저PER(기업이 창출하는 수익가치 대비 낮은 주가가 형성된 주식에 투자), '저PBR(기업의 자산가치 대비 낮은 주가가 형성된 주식에 투자)', '성장가치(산업의 구조적 성장을 주도하는 기업에 투자)', '진입장벽(강력한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이익 창출이 가능한 정도)', '고배당(주주에 대한 우호적인 배당정책을 가지고 있는 기업 선호)' 등이 대표적 기준이다.

한국밸류10년투자의 또 다른 특징은 장기투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점이다. 주식의 빈번한 매매는 거래비용 과다, 수익 안정성 저해 등의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 이 때문에 이 상품은 긴 호흡 아래 중장기 투자를 토대로 투자 수익을 안정적으로 쌓아가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한국밸류 10년투자 100세행복 연금 증권자투자신탁'의 성과 추이.

지난 3월 말 기준 주요 보유 자산은 '삼성전자', '비에이치', '하이비젼시스템', '동진쎄미켐', '디엔에프', 'KT&G', '덕산네오룩스', 'SK하이닉스', '삼양식품' 등이다. 가장 투자 규모가 큰 자산인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개별 자산의 펀드 내 비중이 10%를 넘지 않는 선에서 포트폴리오를 관리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밸류운용은 올해 한국밸류10년투자뿐 아니라 펀드 전반을 운용하는 데 '박스권' 장세에 대응할 채비를 해왔다. 경기 둔화 우려와 함께 기업 대부분이 예년보다 부진한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미 국내 증시는 실적 하락에 대한 리스크를 주가에 반영하고 있기에 향후 주식 비중을 전반적으로 높여 나갈 계획을 갖고 있다.

하반기부터는 주가 지수가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과거 최고점 수준은 아니어도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실적이 부진했기에 오히려 내년 상반기엔 턴어라운드 효과가 배가될 가능성이 높다. 가치투자 전략의 결실도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내년엔 세계 각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여지도 있다.

그간 대기업 DB 자금은 윈리금 상품에 집중 투입돼 왔다. 이제 내부 운용 부서마다 이들 자금을 적극적으로 운용하려는 니즈가 커지고 있다. 어디까지나 퇴직연금이 재원인 터라 안정성을 최우선시하면서도 수익률 차별화를 거두고자 공격적 투자 상품의 비중을 높여 나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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