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지난 3월 출범한 '이정헌 체제'의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2분기 안정적인 실적 성장으로 '매출 4조원' 목표에 한 발짝 다가갔다.
2분기 실적은 이정헌 대표(사진) 첫 경영성과가 드러나는 일종의 경영시험대였다.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 이후로 이 대표가 넥슨 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어서다. 더군다나 지난해 오웬마호니 전 대표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라는 빛나는 성과를 일궈냈던 만큼 후임자 이 대표가 느끼는 부담감은 적잖았다.
다행히 첫 성적표는 '합격점'이었다. 넥슨은 2분기 매출 1조762억원(1225억엔), 영업이익 3974억원(452억엔)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었다.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각각 30%, 64% 증가했다. 시장의 기대치를 웃돈 성과였다. 특히 지난해 넥슨이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성장은 더욱 뜻깊다.
◇실적 성장 효자는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성장을 견인한 효자는 단연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었다. 지난 5월 중국 출시 이후 기록적인 흥행을 달성했다. 2분기 중국에서만 매출 4158억원(441억엔)을 창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결과적으로 2분기 넥슨의 중국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09% 증가했다. 직전분기와 비교하면 93% 증가했다.
중국 매출구조도 눈에 띄게 바뀌었다. 지난 1분기 중국 매출(2746억원·291억엔)에서 모바일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8.4%였다. 이때 모바일게임 매출은 <메이플스토리> 중국판에서 나왔다. 하지만 2분기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실적이 얹어지면서 모바일게임 매출 비중은 78.4%로 대폭 커졌다.
중국 다음으로는 일본 매출 성장세가 눈길을 끌었다. <블루 아카이브>와 <히트2>가 일본 시장에서 인기를 끌며 힘을 보탰다. <더파이널스>는 넥슨의 취약점이었던 북미·유럽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적을 냈다. 넥슨의 2분기 지역별 매출 증가율을 살펴보면 중국 209%, 일본 97%, 북미·유럽 29%, 기타 -11%, 한국 -21%로 나타났다.
◇3분기도 성장세 전망…4조 매출 기대감
3분기도 성장 기대감은 상당하다. 우선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지난 5월 21일 중국 출시 이후 현재까지 계속해서 현지 모바일게임 앱마켓 매출 최상위권을 사수하고 있다. 2분기 실적에는 출시 이후 한 달여간의 매출 성과만 담겼다면 3분기에는 3개월간의 매출 성과가 담긴다.
여기에 지난달 출시한 신작 <퍼스트 디센던트>도 글로벌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달 기준 전세계 PC게임이 유통되는 플랫폼 '스팀'에서 최고 동시접속자 26만명을 기록했다. 글로벌 대작 최고 동시접속자 18만명을 상회한 수치다. <퍼스트 디센던트>보다 많은 동시접속자를 모은 게임은 7종에 불과했다.
넥슨은 올해 무난하게 매출 4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넥슨은 지난해 매출 3조9284억원을 달성하며 국내 게임업계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올해는 전년보다 실적 분위기가 더 좋은 만큼 4조원이 아닌 5조원 돌파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내 게임업계는 넥슨 홀로 독주하는 양상이다.
이정헌 대표는 "중국에 출시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과 새로운 지식재산권(IP)으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했던 <퍼스트 디센던트> 모두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어 매우 고무적"이라며 "넥슨은 기존 IP의 확장과 함께 신규 IP 발굴을 통한 성장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1979년생으로 넥슨 평사원에서 시작해 대표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2003년 넥슨에 합류한 뒤 한국법인인 넥슨코리아에서 퍼블리싱QM팀 팀장, 피파실 실장, 사업본부 본부장, 대표이사까지 역임했다. 지난 3월부터는 일본에 소재한 넥슨 대표로 선임돼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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