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X&VX에 달려있는 '바이오벤처'라는 꼬리표를 떼겠다."
이용구 디엑스앤브이엑스(DX&VX) 대표는 이사회에서 선임된 후 더벨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와 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빠르게 변모하는 DX&VX의 '행간'을 읽을 수 있는 인사다. 이에 따라 임 회장이 북경한미약품의 급성장을 일군 시절부터 그를 보좌한 이 대표에게 신임 대표에게 맡겨질 과업 역시 DX&VX의 수익 성장을 전제로 한 변화다.
이 대표의 취임 일성에선 곧 공동대표체제로 꾸려질 DX&VX에서 회사의 영업 마케팅 방침이 엿보인다. DX&VX는 임종윤 회장을 최대주주로 맞은 이후 빠른 속도로 탈바꿈을 진행 중이다. 과거 캔서롭 시절 사업구조를 완전히 개편하고 중국 병·의원, 약국 및 온라인 등 헬스케어 마케팅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중심에 이 대표가 있게 되는 배경이다.
◇'임종윤 회장 복심' 이용구 대표 , 기존 중국 사업 성과 바탕 성장 이끌 중추 DX&VX는 지난 16일 이사회에서 이용구 대표를 선임하고, 이어 권규찬 한미약품 글로벌사업본부장을 영입해 사장으로 선임했다. 회사는 이달 하반기 초 주주총회를 열어 이 대표의 선임 건을 추인하고 더불어 권 사장을 각자대표로 선임하는 안건도 회부할 예정이다.
이용구 신임 대표이사는 한양대를 졸업하고 한미약품에 입사해 영업, 마케팅전략실 팀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특히 한미약품 당뇨·심혈관질환 사업의 기틀을 마련하고, 북경한미약품 경영기획실 총감, 북경룬메이캉 헬스케어사업부 대표, 코리그룹 부사장을 역임했다. 이 과정에서 윤 회장과 많은 접점이 있었고 두터운 신임까지 얻게 된 인물로 꼽힌다.
영업통이자 마케팅 전문가인 이 대표가 DX&VX 전면에 나서게 되는 것은 회사의 과거와 현재를 꿰뚫는 수익성 과제 때문이다. DX&VX가 2015년 상장 후부터 줄곧 실적이 부진했던 점과도 무관치 않았다.
이 대표는 "과거 회사의 발목을 잡아왔던 수익성 부분에 대한 우려를 일소하기 위해 중국 중심으로 실마리를 풀고 있다"며 "바이오벤처가 고질적으로 지적을 받는 부분도 수익성인데 헬스케어 역량을 활용해 이 부분을 넘어서고 성장 궤도에 올려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종윤 사장이 최대주주에 오르기 전 DX&VX(당시 캔서롭)는 주력 사업 부문인 DNA 칩과 바이오 시약 사업이 모두 부진하면서 상장 첫해를 제외하면 줄곧 역성장을 기록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DX&VX의 거래재개를 검토할 때 임 회장 측에 상세한 회사 자구안 마련을 주문키도 했다.
이 대표는 "중국 시장에서 주목을 받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자체 브랜드 및 영·유아 헬스케어 제품, 체외진단 기기 등의 성과가 조기에 나오고 있다"며 "중국 유통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체제에서 여러 부침을 경험했지만 엔데믹을 맞은 지금이 신규 진출 적기라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규찬 사장 쌍두마차' 체제 예고, 수익·R&D 함께 잡는 이원화 모델 구상 DX&VX가 앞서 오는 주주총회에서 권 사장을 사내이사 및 공동대표로 선임하는 점은 특기할 만하다. 이는 이 대표가 DX&VX의 수익성을 책임지고 권 사장은 이를 토대로 R&D를 심화하는 이원 구조를 정착하려는 회사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권 신임 사장은 서울대학교 응용생물화학 학사 및 석사, 고려대학교 기술경영 공학박사를 거쳐 LG화학 바이오텍 연구소, LG생명과학 RA(Regulatory Affairs)팀을 거쳐 한미약품에서 글로벌사업본부장으로서 해외 RA, 해외사업개발, 해외영업, 신약임상, 라이센싱 등을 총괄해왔다.
권 신임 사장은 LG 생명과학에서 4가백신, 5가백신, 뇌수막염백신 등 백신 해외 허가 관련 경험을 쌓았고, 한미약품에서는 국내 최초 항암분야 바이오 신약 ‘롤베돈’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취득하는데 일조하는 등 전문가로 활약했다.
이 대표는 "국내외 영업조직 강화와 지속적인 글로벌 신제품 출시를 통해 회사의 고속 성장을 견인할 계획"이라며 "권규찬 신임 사장은 국내 최고의 글로벌 제약 전문가로 신약개발, 글로벌 신약 허가, 빅파마와의 전략적 제휴 등 파이프라인 가치 제고를 가속화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