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x&Vx(이하 디엑스앤브이엑스)가 거래재개 9영업일만에 M&A를 선언했다. 인수 대상은 펩타이드를 이용해 황반변성, 안구건조증,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등을 개발하는 에빅스젠이다.
이번 딜은 표면적으로는 디엑스앤브이엑스가 152억원에 에빅스젠 지분 63%를 인수하는 딜이다. 뜯어보면 실제로 에빅스젠에 건네는 현금은 60억원 가량이다. 나머지는 에빅스젠 구주와 디엑스앤브이엑스 신주를 교환하는 형태다. 에빅스젠의 FI인 르네상스자산운용, 누보인터내셔널 등이 구주를 거래한다.
디엑스앤브이엑스는 현금유출을 최소한으로 에빅스젠을 인수하고 반대로 에빅스젠 FI들은 시장거래 가능한 디엑스앤브이엑스 주식으로 엑시트하는 '윈-윈' 딜인 셈이다.
◇에빅스젠 프리밸류 74억 책정…FI 구주와 Dx&Vx 신주 맞바꾸는 형태
디엑스앤브이엑스는 올 3월 27일 상장유지가 결정됐다. 이후 9영업일만에 에빅스젠 M&A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거래는 5월 31일 완료될 예정이다.
디엑스앤브이엑스가 에빅스젠 유상증자에 60억원을 투자해 368만3241주의 신주(44.58%)를 취득한다. 이어 에빅스젠 전환상환우선주를 보통주로 바꿔 이를 DXVX 신주와 1 대 0.2 비율로 맞바꾼다. DXVX 신주 가치는 주당 6966원으로 총 92억원으로 책정했다.
최종적으로 디엑스앤브이엑스가 에빅스젠 지분 62.66%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되는 내용이다. 이번 딜에서 에빅스젠 인수가는 주당 1507원으로 74억원의 프리밸류를 책정했다. 딜의 세부내용은 일부 변경될 여지가 남아있다.
지분스왑에 참여하는 에빅스젠 측 주주는 르네상스자산운용, 누보인터내셔널 외 개인 10명이다. 에빅스젠 FI가 확보하는 디엑스앤브이엑스 지분율은 0.04% 정도에 그친다. 유의미한 지분 획득이 목적이라기보다 시장거래 가능한 주식을 받아 에빅스젠에서 엑시트하는 방향을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의 디엑스앤브이엑스 보유주식에는 1년 보호예수가 걸린다.
기존 에빅스젠 최대주주인 유지창 대표는 구주매각에 참여하지 않는다. 거래 후 유 대표 지분은 기존 39.96%에서 21.1%로 조정된다.
유 대표가 에빅스젠에 계속 남아 경영을 이끌지는 정해진 바 없다.
디엑스앤브이엑스 관계자는 "아직 거래가 완료된 게 아니라 확정된 내용은 없다"며 "다만 (디엑스앤브이엑스가) 경영권을 인수하는 입장에서 (에빅스젠) 책임경영을 하기 위해 주도적으로 참여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박상태 디엑스앤브이엑스 대표 및 한성준 사업개발본부장(전무)가 에빅스젠 운영 및 R&D에 참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올 3월 영입한 한 전무는 고려대학교 유전공학과 이학박사, 파리 6대학 생화학 분자생물학 박사 출신으로 백신 및 펩타이드 제재 쪽에 전문성이 있다. 에빅스젠 측과 R&D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물로 파악된다.
◇에빅스젠, 연기된 2020년 IPO
에빅스젠은 본래 2020년 상반기중 코스닥 상장을 예상했다. 한국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상장에 도전했지만 기술성평가에서 낙방하며 좌초됐다. 희망했던 기업가치로 상장할 수 없어 FI들과 논의를 거쳐 상장을 잠정 연기했다.
디엑스앤브이엑스 관계자는 "당시에는 에빅스젠에 에이즈 관련 파이프라인만 있었다"며 "추가적으로 개발하던 안과질환, 아토피치료제의 가치가 더 평가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어 전략적으로 상장을 미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에빅스젠 파이프라인을 고도화시켜 적절한 시기에 기술특례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IPO를 통해 에빅스젠 R&D 자금조달을 하고 디엑스앤브이엑스의 투자회수 및 추가 M&A를 위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2000년에 설립된 에빅스젠은 2015년부터 시리즈 펀딩을 통해 누적 약 28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LB인베스트먼트, 현대기술투자, HB인베스트먼트, 르네상스자산운용 등이 투자했다. LB인베스트먼트는 지분을 정리했고 나머지 FI들이 남아있다.
에빅스젠은 밸류에이션은 큰 낙폭을 겪었다. 2019년 진행한 시리즈 C에서 106억원을 조달하며 1600억원의 프리밸류를 인정받은 바 있다. 이후 2021년 진행한 소규모 운영자금 펀딩에서는 1800억원의 포스트밸류를 기록했다. 디엑스앤브이엑스는 74억원의 프리밸류로 염가 인수를 이뤘다.
◇"M&A 유망기업 계속해서 리스트업 중"
디엑스앤브이엑스는 인수를 통한 사업확장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작년 9월에는 거래정지 상태에서도 건기식 회사 한국바이오팜을 인수했다. CB 발행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한국바이오팜 지분 100%를 150억원에 거래했다. 이번 에빅스젠 최대지분 인수는 이후 6개월만에 진행하는 M&A 행보다.
디엑스앤브이엑스 관계자는 "(디엑스앤브이엑스는) 2021년 임종윤 코리홀딩스 회장이 최대주주가 된 이후로 단지 거래재개만을 위해 움직이지 않았다"며 "신약 기술 아이템은 늘 눈여겨 보고 있고 국내외로 좋은 기술은 계속 리스트업해서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에빅스젠 인수에 대해서는 "원래부터 펩타이드, 플랫폼 기술에 관심이 많았다"며 "황반변성 등 안과영역 파이프라인의 시장성과 상업성을 높게 평가해 인수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플랫폼 기술 이외에도 에빅스젠 연구진을 높게 평가했다"며 "디엑스앤브이엑스가 추진하는 다양한 임상에 투입될 수 있는 전문인력으로 판단했다"고도 말했다.
에빅스젠은 펩타이드 기반 세포조직 투과 기술을 보유했다. 약물의 투과성, 전달성, 용해성을 높여주고, 특히 뇌혈관장벽(BBB) 투과율을 높여 뇌질환 치료제 및 일부 대사성(당뇨, 비만 등) 질환 치료제 개발에도 사용될 수 있다.
에빅스젠 파이프라인 중 황반변성 주사제는 임상 1상 완료 후 2상을 준비 중이다. 점안액 및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는 임상 1상을 준비하고 있다. 안구건조증 치료제는 국내 임상 2a상 중이고 올 연말 미국 임상 2a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디엑스앤브이엑스는 작년 두차례의 CB 발행으로 348억원을 마련했다. 작년 말 현금성자산은 232억원이었다. 에빅스젠 인수에 60억원을 쓰면 현금보유량은 더 줄어든다. 추가 M&A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보유한 현금 내에서 인수 가능한 대상을 물색하던지 조달에 나서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