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지주가 기존 중장기 계획인 '그로우(Grow) 2023'을 대체할 경영 전략 수립에 착수했다. 빈대인 BNK금융 회장의 경영 아젠다와 그룹이 나아갈 방향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다. 새 중장기 계획에는 빈 회장이 중시하는 경영 지표 목표치와 임기 내 추진할 신사업이 담길 것으로 관측된다.
◇김지완 체제 '그로우 2023' 절반의 성공 9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은 그룹경영전략부문을 필두로 중장기 경영 계획 수립을 위한 기초 작업에 돌입했다. 이번 중장기 계획은 3개년, 5개년, 7개년 단위로 정립될 것으로 전해진다. 약 4개월 간의 작업을 거쳐 올해 하반기 공개될 예정이다.
기존 그로우 2023은 김지완 전 BNK금융 회장 체제를 대표하는 경영 계획이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신년식에서 5개년 계획인 그로우 2023을 공개했다. 경영 계획 4년차인 지난해 김 전 회장이 사퇴하면서 그로우 2023은 추진 동력을 잃은 상태다.
그로우 2023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장기 계획에 포함된 몇몇 경영 지표는 이미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그룹연결자산 성장이 가장 두드러진다. 그로우 2023은 총자산 150조원을 목표치로 제시했다. 계획이 발표되기 직전 BNK금융그룹 연결 자산은 119조원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159조8857억원이다. 4년 간 40조5587억원이 늘어나며 34% 성장했다. 2023년 연말 기준으로는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비은행 비중은 증권사 대표 출신인 김 전 회장이 가장 중시하는 지표였다.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 비중은 2018년 15.9%에 불과했다. 2022년에는 약 9%포인트 증가한 25%를 기록했다. 목표치인 30%에 미치지 못하지만 2021년 기준으로는 30.1%를 기록하며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순이익과 ROE(자기자본이익률)는 목표치에 미치지 못했다. 2018년 기준 순이익과 ROE는 각각 5021억원, 6.75%다. 2022년에는 8012억원, 8.44%를 기록했다. 악화되고 있는 대외 금융 환경을 고려해 내실경영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익성 측면에서 목표치 달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빈대인호 새 계획 '자본비율·신사업' 담길듯 새 중장기 계획에는 자산 규모나 수익성 지표에 자본비율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주주들의 주주환원 요구가 날로 강해지고 있어 배당과 자사주 정책 기준이 되는 보통주자본(CET1)비율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 당국의 자본적정성 강화 요구도 고려해야 한다.
김 전 회장 대에서 진척이 없었던 신사업도 계획에 포함될 필요가 있다. BNK금융은 자본시장법 위반 여파로 2026년 10월까지 신사업 진출에 제약이 있다. 금융관계 법률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의 형사 처벌을 받은 금융기관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5개년, 7개년 계획에는 보험업 진출 또는 글로벌 사업 강화 방안을 담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BNK금융 관계자는 "그로우 2023이 일몰되고 있고 신임 회장이 취임한 만큼 새로운 중장기 계획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다양한 분야에 걸쳐 깊이 있는 경영 계획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