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이하 크레센도)의 에이치피에스피(HPSP) 투자로 이준호 NHN 창업주(이사회 의장)도 큰 수익을 얻게 될 전망이다. 이 의장의 개인 투자회사는 크레센도가 조성한 펀드의 최대 출자자로 참여했고 대규모 평가 차익을 기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략적투자자(SI)일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단순 출자자(LP)라는 입장이다.
14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크레센도는 '프레스토제6호 사모투자합자회사'를 통해 HPSP를 지배하고 있다. 지분율은 40.41%로 상장 이후에도 확고한 1대 주주다. 이 펀드의 최대 LP는 지분 66.04%를 보유한 제이엘씨파트너스다.
제이엘씨파트너스는 크레센도의 HPSP 투자 초기부터 펀드의 최대 LP였다. HPSP는 풍산의 자회사 풍산마이크로텍 장비사업팀이 모태다. 크레센도가 2017년 인수한 뒤 현재의 이름으로 바꿨다. 당시 프레스토제6호는 100억원 규모로 만들어졌는데 제이엘씨파트너스는 70억원을 출자했다. 나머지는 HB솔루션, HB테크놀러지가 투자했다.
제이엘씨파트너스는 중견기업 오너가 보유한 곳이다. 제이엘씨파트너스는 설립 시기부터 NHN 창업주인 이 의장이 지분 100%를 보유해 단일 최대주주로 있다. 2016년 1월 자본금 1억원으로 설립됐다. 경영컨설팅업, 투자업 등을 한다.
HPSP에 투자하던 2017년 제이엘씨파트너스는 이 의장의 다른 개인법인을 통해 자금을 끌어왔다. 이 의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제이엘씨에 295억원을 차입했다.
제이엘씨파트너스가 크레센도의 펀드에 출자한 결정은 결과적으로 성공적인 투자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커졌다. HPSP는 작년 7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공모가는 2만5000원이다. 그 후 지난달 주당 3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했고 이달 11일 신주가 배정됐다. 최근 주가는 2만원 초반대이며 시가총액은 1조8000억원 수준이다.
이번 투자로 제이엘씨파트너스를 비롯한 프레스트제6호 LP들이 큰 이문을 남기게 된 셈이다. 실제 제이엘씨파트너스는 HPSP의 IPO 이후 프레스토제6호의 장부가를 크게 올려 잡았다. 2021년말에는 171억원이었다. 작년말에는 520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다만 이는 아직 현실화된 이익이 아니다. 크레센도가 HPSP를 매각하고 펀드가 청산되거나 제이엘씨파트너스가 펀드 지분을 팔아야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크레센도의 HPSP 투자금 회수가 본격화되는 시점은 2025년경으로 전망된다. IPO 당시 상장 규정에 따라 최대주주로서 보유 주식 전량에 대한 의무보유기간이 2년 6개월로 설정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 의장이 중견기업의 오너인만큼 SI로서 HPSP의 경영권을 인수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제이엘씨파트너스의 역할은 단순 재무적투자자(FI)에 그친다는 입장이다.
크레센도 관계자는 "제이엘씨파트너스는 프레스토제6호의 단순 LP이며 우선매수권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