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가 이자수지 적자폭을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단기차입금 확대와 차입금리 상승으로 이자비용이 늘었지만 영업실적 호조로 현금성자산이 1조원을 돌파하면서 이자수익을 끌어올린 덕분이다.
㈜삼천리의 지난해 연결 기준 이자비용은 331억원이었다. 2021년(315억원)보다 16억원 늘어난 것이다. 다만 2019년(401억원)이나 2020년(370억원)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차입금 유형별로는 단기차입금 이자비용이 2021년 7억원에서 지난해 21억원으로 늘었고 회사채 이자비용이 178억원에서 183억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장기차입금 이자비용은 101억원에서 95억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차입금 유형별 변동을 보면 이자비용 증감의 이유가 드러난다. ㈜삼천리의 지난해말 총차입금은 1조3612억원으로 1년 새 651억원 늘었다. 지난해 이자비용이 늘어난 데는 단기차입금 신규차입을 늘리면서 차입금리가 뛴 영향이 크다. 단기차입금은 826억원으로 이 기간 506억원 늘었다.
㈜삼천리는 2021년 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로부터 원화단기차입금 57억원을 4.65%에 차입했다. 하지만 지난해 199억원으로 증액하면서 4.99%가 매겨졌다. 2021년 KDB산업은행으로부터 조달한 30억원에는 2.77%가 매겨졌지만 지난해는 같은 금액을 다시 빌리면서 4.97%로 뛰었다. 이외에도 지난해 신규차입한 30억원(KB국민은행)에는 4.45%가, 10억원(NH농협은행)에는 6.09%가 각각 책정됐다.
장기차입금(유동성·비유동성 포함)은 지난해말 2821억원으로 23억원 소폭 줄었다. 이 때문에 장기차입금 이자비용은 소폭 감소했다. 다만 신규차입한 장기차입금에서는 금리가 상승했다. 2021년말 NH농협은행으로부터 조달한 시설자금 잔액 134억원에는 2.52%와 2.76%가 책정됐지만 지난해말 잔액 200억원에는 5.37%와 5.52%가 붙었다.
㈜삼천리의 연결 기준 총차입금에는 ㈜삼천리뿐 아니라 발전 자회사 에스파워(지분율 51%)가 발행한 회사채도 포함된다. 하지만 삼천리와 에스파워가 지난해 신규발행한 회사채는 없다.
다만 ㈜삼천리는 이자수익을 늘리면서 이자비용을 상쇄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이자수익은 156억원으로 2020년(67억원)이나 2021년(67억원)에 비해 크게 늘었다. 이 때문에 이자수지(이자수익-이자비용)는 2021년 마이너스(-) 248억원에서 지난해 -175억원으로 적자폭이 줄었다.
㈜삼천리 이자수익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현금성자산에서 발생하는 이자수익이다. 지난해 현금성자산 이자수익은 136억원으로 전체 이자수익(156억원)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현금성자산 이자수익은 1년 새 82억원 늘었다.
이는 지난해 현금성자산이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지난해말 현금성자산은 1조1364억원으로 1년 새 2662억원 크게 늘었다. 2019년(7195억원)이나 2020년(7606억원) 등 예년에 비해서도 확대된 것이다. 현금성자산은 예금이나 단기금융상품 등을 활용해 이자수익을 창출해낼 수 있다.
현금성자산 급증은 영업실적 호조 덕분이다. 현금흐름의 근간이 되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지난해 2290억원으로 2020년(2246억원)이나 2021년(2032억원)에 비해 늘었다.
㈜삼천리는 수원, 안양, 광명 등 경기 남서부 13개 시와 인천 미추홀구, 중구, 동구 등 5개 구에 대한 도시가스 독점 공급권역을 확보하고 있어 사업안정성이 애초 우수하다. 지난해 도시가스 판매량 증가와 판매단가 상승이 호실적의 바탕이 됐다.
이 때문에 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2021년 3409억원에서 지난해 3681억원으로 확대됐다. 자본적지출(CAPEX) 증가로 잉여현금흐름(FCF)은 이 기간 2073억원에서 1742억원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플러스(+)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