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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못 놓는 비덴트, 이사회 '두자리' 다시 채운다

임정근·고두민 신규 사내이사 선임안 상정…버킷 계열 상장 3사 빗썸에만 의존

노윤주 기자  2023-03-24 08:15:19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이 이사회를 재편한다. 지난해 하반기 강지연 버킷스튜디오 대표,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등이 빗썸 사내이사를 사임했고 비덴트 측은 그 자리를 채우기 위해 새로운 이사진을 파견한다.

비덴트, 인바이오젠, 버킷스튜디오 3사는 오너의 횡령 및 주가조작 혐의를 받고 있다. 주요 임원이 실형을 선고받는 등 내부 정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버킷스튜디오의 경우 사업목적에서 가상자산 관련 사업을 삭제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회사 재무의 상당 부분을 빗썸 지분법이익에 의존하고 있기에 빗썸을 놓지 못하는 상태다.

◇빗썸 이사회 다시 6인 체제…비덴트 두자리 권한 행사

24일 빗썸은 오는 30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이사 선임건을 포함 ▲재무제표 승인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 건 ▲감사 보수한도 승인 건 등을 의결한다고 밝혔다.

이번 주총을 통해 강지연, 장현국 대표 사임으로 공석이었던 비덴트 측 이사회 자리가 채워질 예정이다. 비덴트측이 상정한 신규 사내이사는 임정근, 고두민 두 명이다. 임기는 2년으로 원안대로 승인된다면 이들의 임기는 2025년 3월까지다.


1984년생인 고두민 이사는 씨이브이 신재생에너지 사업본부, 코센 해외사업본부 본부장
등을 거쳐 현재는 비덴트 기획실 상무를 맡고 있다. 지난해 비덴트가 대호에이엘의 경영권을 인수한 후 대호에이엘 이사회에도 사내이사로 합류해 있다.

임정근 이사는 1971년생으로 금융감독원 회계감독국 출신 변호사다. 현재 법무법인 담박 구성원변호사, 법률사무소 가원 대표변호사를 겸하고 있다. 올해 버킷스튜디오 사내이사로도 합류할 예정이다. 강지연 대표 후임 후보로도 거론된다.

빗썸 이사회는 사내이사 5인 감사 1인의 6인 체제다. 비덴트는 빗썸 지분 10.22%, 지주사 빗썸홀딩스 지분 34.22%를 갖고 있으며 전체 등기이사 3분의 1에 대한 선임권을 행사해 왔다. 이번 주총에서 비덴트측 이사 선임안이 가결되면 이사회는 이재원 대표, 김상흠 의장, 이정아 부사장, 임정근 이사, 고두민 이사, 이병호 감사 6인으로 재편된다.

◇비덴트, 빗썸 실적 저조에 곧바로 적자전환…버킷은 가상자산 사업 삭제

비덴트는 오너의 횡령 및 주가 조작 혐의를 받고 있다. 실소유주 추정인물이자 강지연 대표의 친오빠 강종현씨는 지난 22일 사기적 부정거래, 특정경제범죄법상 횡령 등 혐의에 대한 첫 공판을 받았다.

강지연 대표는 이니셜→버킷스튜디오→인바이오젠→비덴트로 이뤄진 수직 구조를 통해 상장사 3개를 지배하고 있다. 이에 버킷스튜디오는 빗썸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쳐왔다. 빗썸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사업에도 진출했으나 향후 행보는 불투명하다.


버킷스튜디오는 최근 불거진 이슈를 의식해 오는 31일 열릴 주총에서 사업목적을 변경한다. 가상자산 관련 내용을 모두 삭제하는 게 주 골자다. 사업 재정비를 이유로 ▲가상화폐 거래소업 ▲가상화폐 개발업 ▲블록체인 연구개발업 ▲가상화폐 관련 솔루션 개발업 등 17개에 달하는 사업목적을 삭제한다.

지배구도 최상단 기업이 가상자산과 거리두기를 하고 있음에도 비덴트가 빗썸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재무상 순이익 대부분이 빗썸을 통한 지분법이익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비덴트는 방송장비 판매 업체로 자체 사업에서는 유의미한 매출을 내지 못한다.

지난 2021년 비덴트 순이익은 2233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 중 비덴트 자체 순이익은 15억5833만원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빗썸과 빗썸홀딩스로부터 인식한 지분법이익이었다.

외부감사를 받지 않은 가결산 기준 지난해 비덴트 매출은 168억원으로 전년도 대비 4.87% 감소했다. 2021년에는 7억7000만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2022년에는 2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전환했다.

2022년에는 빗썸의 실적도 악화하면서 비덴트는 1803억원이라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3분기까지 계상한 빗썸홀딩스와 빗썸의 지분법이익은 각 49억4501만원, 19억4694만원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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