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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불 떼는 캠코 기업혁신펀드 출자사업, 관전 포인트는

운용 첫 해, 사전 미팅 진행…투자·매칭 비율 등 주목

김예린 기자  2023-03-17 09:35:18
한국자산관리공사(이하 캠코)가 올해 첫 기업구조혁신펀드 출자사업 진행을 위해 사모펀드(PEF) 운용사들과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다. 작년부터 메마른 유동성과 올해 본격화된 경기침체에 구조조정 대상 기업들이 많을 것으로 관측돼 캠코 기업구조혁신펀드 사업에 관심 갖는 운용사들이 적지 않은 분위기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캠코는 최근 PEF 운용사들과 한자리에 모여 기업구조혁신펀드 4호 조성 계획을 밝혔다. 내달 중 모펀드 결성을 마치고 출자계획을 수립한 뒤, 5~6월 중 PEF 운용사들을 대상으로 자펀드 공고 및 선정을 완료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한국성장금융으로부터 이관받아 올해 처음 운용하는 기업구조혁신펀드는 모펀드를 5000억원 규모로 결성하기로 했다. 이후 하반기 자펀드 GP를 선정해 블라인드펀드와 프로젝트펀드로 나눠 출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모펀드는 정부와 시중은행, 정책금융기관 등이 출자해 결성하는 것으로, 캠코도 출자에 참여해왔다. 올해는 전체 5000억원 중 1600억원가량을 캠코가 책임짐으로써 예년보다 참여 규모를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캠코가 기존부터 운영해온 기업지원펀드는 1500억원 규모로 출자할 예정이다. 캠코는 2019년부터 기업지원펀드 투자를 통해 시장 중심의 구조조정 활성화 및 기업 경영정상화를 지원해왔다. 올해도 이와 같은 방향으로 기업지원펀드 출자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미팅에서 기업구조혁신펀드의 구체적인 출자 방향이 드러나지 않은 점은 아쉽다는 평가도 나온다. 출자 규모 5000억원을 블라인드펀드와 프로젝트펀드에 얼마씩 배정할 것인지는 물론, 사후적 구조조정 비율은 어떤지 등 운용사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질문에는 답변이 없었다는 지적이다. 사후적 구조조정에 대한 투자 비율, 민간자금 매칭 비율 등은 민간자금 매칭 난이도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이런 이유로 PEF 운용사들이 기업구조혁신펀드보다는 기업지원펀드에 주목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캠코가 작년 자본확충형 기업지원펀드 출자사업을 통해 JKL파트너스의 3300억원 규모 모빌리티펀드에 1000억원을 출자하면서 PEF 업계 큰손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캠코는 법정관리 상태에 빠진 기업의 부실채권을 인수 등 사후적 구조조정에만 초점을 맞췄으나, 작년 자본확충형 기업지원펀드 출자를 계기로 성장성이 충분하되 재무적 지원은 필요한 기업에 투자하는 ‘선제적 구조조정’에도 힘주기 시작했다. 캠코를 앵커 LP로 확보하며 작년 말 펀드 결성에 성공한 JKL파트너스는 올해 제일 핫한 키워드인 이차전지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같은 기회를 노린 투자자들이 최근 미팅에 대거 몰린 것으로 전해진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구조혁신펀드의 경우 4월 중 모펀드가 결성돼야 구체적인 출자 방향이 드러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이어 “기업지원펀드는 JKL파트너스가 모빌리티펀드를 운용하는 것처럼 사전적 구조조정에 가까운 형태로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정책적 성격보다는 성장성과 수익성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 기존 구조혁신펀드 전문 운용사가 아닌 일반운용사도 참여 니즈가 있어 많은 운용사들이 관심 갖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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