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 이사회 개선 방향이 화두에 오르면서 '예비 대주주'인 하이브 이사회에도 관심이 쏠린다. 하이브의 이사회 운영방식이 SM엔터테인먼트에도 이식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이브는 투명한 경영을 목표로 사외이사 독립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있다. 실제로 경영진 견제 임무를 맡은 사외이사가 이사회 구성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이사회 산하 소위원회에 사내이사를 배제한 모습도 눈에 띈다.
◇하이브, '사내이사<사외이사' 체제 구축하이브 등기이사진(지난해 3분기 기준)은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5인, 기타비상무이사 1인으로 총 9인 체제다. 경영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사내이사 자리에는 △방시혁 의장 △박지원 하이브 대표 △스쿠터 브라운 하이브아메리카 대표가 앉아 있다. 북미 현지 계열사인 하이브아메리카의 사내 위상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경영진 견제 역할을 해야 하는 사외이사직에는 △임수현 DS프라이빗에쿼티 대표 △함윤식 우아한형제들 부사장 △박영호 라구나인베스트먼트 대표 △이미경 환경재단 대표 △조백규 국민대 기계공학부 부교수가 자리하고 있다. 투자·법률·환경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포진한 모습이다.
기타비상무이사는 김병규 넷마블 경영기획담당 전무가 맡고 있다. 기타비상무이사는 통상 주요 주주와 회사와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사내이사처럼 경영에는 관여하면서도, 사외이사처럼 비상근으로 근무하는 것이 특징이다. 넷마블은 2018년 하이브에 2014억원을 투자하면서 2대 주주 자리에 올랐다. 현재 보유 지분은 18.2%다.
◇SM에도 '투명경영' 의지 이식할 듯하이브의 이사회 구조는 대체로 선진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우선 사외이사 비중(55.6%)이 이사회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높은 편이다. 경영진을 견제하는 사외이사가 사내이사보다 더 많다는 것은 그만큼 이사회에서 투명한 경영의사 결정이 이뤄진다는 의미로 통용된다.
물론 현행 상법상 자산총계(별도 기준) 2조원이 넘는 상장사는 사외이사를 이사회 과반으로 구성해야 한다. 하이브의 현재 자산총계는 4조원대다. 다만 하이브는 자산총계가 2조원 미만이었던 2020년에도 사내이사보다 사외이사를 많이 뒀다. 2020년 10월 유가증권시장 상장 당시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4인, 기타비상무이사 4인 체제였다.
경쟁사와 비교하면 차이는 두드러진다. 이번에 하이브가 인수를 앞두고 있는 SM엔터테인먼트의 사외이사 비중은 25%(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1인)였다. YG엔터테인먼트 40%(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2인), JYP엔터테인먼트 50%(사내이사 4인, 사외이사 4인)로 모두 하이브보다 낮았다.
하이브는 사외이사 독립성도 신경 쓰는 편이다. 하이브는 이사회 산하에 내부거래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감사위원회, ESG위원회를 두고 있는데, 모든 위원회 위원장은 사외이사가 맡고 있다. 또 아직 공개되지 않은 ESG위원회를 제외하고, 3개 위원회에는 사내이사가 전혀 개입하지 않고 있다. 경영진 견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하이브는 이같은 투명경영 의지를 SM엔터테인먼트에도 이식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하이브가 제안한 SM엔터테인먼트 이사회 구성은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3인, 기타비상무이사 1인이다. 또한 자신들처럼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고, 이사회 산하 위원회 위원장도 반드시 사외이사로 선임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