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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커버리지 지도

절대 강자 없는 삼성그룹, 2년만에 KB 1위 '재탈환'

연간 1.15조 발행…꾸준한 순위 상승세 '한국'·급락한 'SK'

김슬기 기자  2023-02-08 07:02:24
KB증권이 2022년 삼성그룹 일반 공모 회사채(SB) 베스트 파트너 자리를 다시 되찾았다. KB증권은 지난해 호텔신라, 삼성물산, 삼성증권 등 그룹 내 딜을 모두 대표 주관하면서 인수실적을 쌓았다. 다만 삼성그룹은 지난해 상반기에만 공모채 시장을 찾았을 뿐 하반기에는 조달을 하지 않았다.

회사채 시장의 맞수인 NH투자증권의 경우 2021년 1위에서 2022년 3위까지 밀렸다. 한국투자증권은 2020년 9위, 2021년 3위, 2022년 2위로 착실하게 삼성그룹 커버리지를 넓혀나가고 있다. 2020년과 2021년 두각을 나타냈던 SK증권은 10위까지 순위가 떨어졌다.

◇ KB증권, 2년만에 1위로 '우뚝'…10여년간 쌓은 커버리지 노하우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2022년 총 1조1500억원의 일반 공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계열사별로 보면 지난해 2월 삼성증권이 3000억원, 4월 삼성물산이 5000억원, 호텔신라가 3500억원을 각각 조달했다. 전체 조달 규모는 전년대비 3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KB증권은 지난해 공모채를 발행한 삼성 계열사의 대표주관사에 모두 선정되면서 일찌감치 인수물량 1위 자리를 꿰찼다. 2021년 1위였던 NH투자증권은 삼성증권 대표 주관사에 포함되지 못하면서 순위가 3위로 밀렸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삼성물산 주관사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전년도 3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삼성그룹과 KB증권의 인연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합병전 KB투자증권은 당시 삼성증권 공모채를 대표 주관하는데 성공했다. 이듬해 삼성토탈 공모 회사채 발행 주관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삼성그룹과의 인연이 돈독해졌다. 당시 실무를 맡았던 심재송 IB1총괄본부장이 해당 딜로 'KB투자증권인상'을 받았을 정도로 삼성그룹 개척에 대한 공을 인정받았다.

이후 KB증권은 2012년 7위에서 2013~2014년 3위, 2015년 2위, 2016년 3위를 기록하는 등 착실히 인수실적 순위를 올렸다. 2017년에는 삼성증권, 삼성물산, 호텔신라 등을 주관하며 1위로 올라섰다. 2018년에도 삼성SDI와 삼성증권 등을 주관하며 1위 자리를 지켰다. 이후 2019년 4위, 2020년 1위, 2021년 5위 등 순위 변동이 컸다.

◇ 삼성물산·삼성증권·호텔신라에 달린 순위…SK증권, 2위서 10위로 밀린 이유는

삼성그룹은 재계 1위지만 회사채 조달은 한정적이다. 지난해 그룹별 발행 순위는 13위였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만 해도 삼성그룹은 조 단위 발행을 하는 빅 이슈어(Issuer)였지만 2016년부터 2020년까지는 1조원을 넘지 않았다. 그나마 2021년 이후부터는 매년 조 단위의 발행을 기록하고 있다.


2010년대 초반 회사채 시장을 주로 찾던 삼성토탈(현 한화토탈에너지스), 삼성테크윈(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은 이재용 회장이 2014년말 사업 구조 재편을 진행하면서 한화그룹에 통매각했다. 이 때문에 삼성그룹 전체 발행 규모가 급감했다. 2012년 3조원대에 달하던 발행물량이 2015년 1조원대로 떨어졌다.

그룹 내 회사채 시장 단골손님이었던 삼성중공업은 2015년 50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을 끝으로 다시 시장을 찾지 못했다. 대신 2016년, 2018년, 2021년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수혈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2015년 이후 줄곧 적자를 기록, 신용등급이 AA0에서 BBB+까지 떨어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

대신 삼성물산, 호텔신라, 삼성증권 등은 꾸준히 공모채 시장을 찾고 있다. 결국 꾸준히 시장을 찾는 발행사의 딜에 얼마나 참여하는지에 따라서 순위 변동이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비정기적으로 공모채를 발행하는 삼성SDI나 2021년 처음으로 공모채 조달에 나선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2021년 1위였던 NH투자증권은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증권 인수에 참여했고 당시 KB증권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수에만 들어가면서 순위가 5위로 밀렸다. 또한 2020년과 2021년 2위까지 올라왔던 SK증권의 경우 삼성증권 공모채 인수 실적이 급감하면서 2022년 10위까지 밀려나게 됐다.

◇증권사 커버리지 지도, 이렇게 진행했습니다.

데이터 조사 대상은 SK그룹, 롯데그룹, LG그룹, 현대자동차그룹, 신세계그룹, 삼성그룹, CJ그룹, GS그룹, 현대중공업그룹, 한화그룹, 포스코그룹, 한진그룹, 발전 공기업, 4대 금융지주사 등 회사채 발행 상위 14개 집단입니다. 해당 집단에 포함된 계열사들이 2022년 1월부터 2022년 12월 말까지 발행한 회사채에 대해 증권사별 인수금액을 조사했습니다. 캐피탈·카드채 등 여전채는 유통구조가 상이해 IB 업무를 트레이딩 부서에서 전담하는 경우도 많아 증권사의 커버리지 변별력을 떨어뜨린다는 점을 고려해 제외했습니다. 주관사의 경우 계열 증권사가 배제되고 일부 대형 증권사에만 해당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인수금액만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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