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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아베오 인수

아베오 주총 통과…딜클로징 9부 능선 넘었다

미국 항암제 직판 교두보 확보 급물살… 이달 미 CFIUS 승인만 남아

최은수 기자  2023-01-09 08:27:18
LG화학이 미국 항암제 개발기업 아베오온콜로지(AVEO Oncology) 인수를 위한 9부 능선을 넘었다. 관련 안건을 표결하는 아베오 주주 투표에서 의결권을 행사한 주주들로부터 95%의 찬성표를 얻었다. 이로써 LG화학의 미국 항암제 직판 인프라 확보 작업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총 주식 61.6% 의결권 행사, 정족수 구성

아베오는 5일(현지시간) 특별주주총회를 열고 LG화학으로 회사 주식 전량을 매각하는 안건을 주주 승인을 통해 확정했다. 해당 특별주총에선 총 발행주식의 61.1%에 해당하는 총 2124만1190주에 대한 주주 의결권이 행사되며 투표 정족수를 구성했다.

특별 주총에 앞서 지난 3일(현지시간)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 인스티튜터널 쉐어홀더 서비스(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와 글래스 루이스(Glass Lewis & Co)는 아베오가 LG화학에 주식 전량을 매각하는 안건에 '찬성' 권고를 내놨다. 이들의 찬성 의견이 더해지며 투표권을 행사한 아베오 주주 가운데 95%가 합병에 찬성표를 던졌다.

아베오는 작년 10월 이사회에서 만장일치 의결로 LG화학과 합병을 승인한 지 3개월 만에 주주 승인 문턱을 넘었다. 아베오는 나스닥 상장사인 만큼 경영권 매각과 합병이 최종 승인되려면 과반 이상의 주주동의가 필요했다.

이번 승인을 통해 LG화학은 계약에 따라 아베오 주식을 1주당 15달러에 매입한다. 합병 발표 전날인 작년 10월 17일 아베오의 종가가 10.48달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영권 프리미엄은 약 43% 수준이다. 총 거래금액은 5억6600만달러(한화 약 7300억원)다.

LG화학이 아베오 인수를 마무리하게 되면 미국 FDA 품목허가(NDA)를 획득한 항암제 포티브다(Fotivda)와 해당 판매망을 확보하게 된다. 포티브다는 아베오의 매출 구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신장암 치료제다. 올해 시장 침투율은 7% 가량이다. 추후 면역항암제 옵디보 병용 임상 결과에 따라 시장 침투율은 15~2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딜클로징,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 공식 승인만 남아
아베오의 FDA 승인 면역항암제 포티브다
딜클로징까지 절차상 남은 것은 미국 기관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공식 승인뿐이다. CFIUS는 미국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국가 안보에 미칠 영향을 심의 및 조사하는 관계부처 합동 위원회를 뜻한다. 1975년 포드 대통령 시절 처음 설립됐으며 미국 재무부 장관을 수장으로 국무부, 국방부를 포함한 총 16개 부처로 구성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임 이후로 해당 기관의 영향력이 급속하게 강화됐다. 싱가포르 브로드컴의 퀄컴 M&A 중지 명령을 내리거나, 중국의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 틱톡(Tiktok)을 운영하는 바이트댄스(ByteDance)에 미국 내 사업체와 관련한 자산 매각을 명령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체제에서도 CFIUS의 역할을 강조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하는 등 권한 강화 기조를 이어 오고 있지만 동맹국에 한해 승인 문턱을 낮추는 성향이 있고 바이오텍 인수 과정에선 아직 중지나 재검토 권고가 나온 점이 없어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기업과 달리 미국 상장 기업은 100%를 모두 인수자 측이 확보해야 M&A를 통한 경영권이 완전히 이전된다. 이에 LG화학은 미국 자회사인 LG CBL에 인수 자금을 출자하고 다시 LG CBL이 특수목적법인(SPC) 아카시아(Acacia Acquisition Sub, Inc.)를 설립해 아베오 지분 100%를 확보하는 역삼각합병 형태로 딜을 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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