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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연금, ‘황금비율’ 포트폴리오 진화 계속된다

①최근 3년 평균 수익률 11% 상회, 중장기 계획 충실·대체투자 비중 확대

김경태 기자  2022-10-27 09:09:42

편집자주

자본시장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대규모 양적 완화와 저금리로 유동성 파티를 즐겼지만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우크라이나 전쟁 등 복합 변수가 터졌다.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운용사의 유동성 공급자(LP) 역할을 하는 기관투자가들의 고민도 커진 상황이다. 그럼에도 확고한 투자 원칙을 토대로 만전을 기하며 위기와 함께 다가올 기회를 대비하고 있다. 더벨은 국내 주요 LP들의 현황과 투자 전략 등을 내밀히 살펴본다.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이하 사학연금)은 준정부기관으로 1974년 설립돼 반세기에 가까운 역사를 갖고 있다. 총자산은 27조원에 달하며 약 24조원의 금융자산을 굴리는 국내 대표 큰 손 중 하나다.

최근 경제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사학연금은 이규홍 자금운용관리단장(CIO)의 1년 연임을 결정하면서 안정을 꾀했다. 이 단장이 CIO로 있던 지난 3년간 사학연금은 평균 11%를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또 자금운용 프로세스를 체계화하면서 선진적 시스템을 구축했다. 사학연금은 앞으로도 장기 전략에 부합하는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다.

◇2020년 운용자산 20조 돌파, 대체투자 비중 점진적 확대

사학연금의 금융자산은 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던 시기에도 매해 불어났다. 2012년에 10조원을 넘은 데 이어 2020년에 2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현재 CIO인 이 단장 체제에서 금융자산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그는 2019년 10월 사학연금의 CIO로 부임했다. 이 단장이 이끌기 직전인 2018년 금융자산은 16조312억원이었다. 작년에는 23조4933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3년간 금융자산이 급격히 증가한데는 높은 수익률이 영향을 미쳤다. 사학연금은 2019년부터 작년까지 3년 연속으로 수익률이 11%를 상회했다. 여기에 투자수익도 증가했다. 2019년 약 1조8000억원, 2020년 약 2조1000억원, 2021년 약 2조5000억원을 거뒀다.

사학연금의 투자자산은 다른 기관투자가처럼 크게 주식, 채권, 대체투자로 나뉜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산은 주식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해외 주식이 전체의 21.7%, 국내 주식이 18.4%로 총 40.1%다. 그다음은 채권이다. 국내 채권이 28.7%, 해외 채권이 5.7%로 34.4%다. 대체투자는 24.3%다.


현재 각 운용자산군이 차지하는 비중은 사학연금에서 각별히 관리한 결과물이다. 2017년만해도 전체 운용자산 중 주식이 48%로 절반에 가까웠다. 채권은 33.4%, 대체투자는 16.4%다. 그 후 주식은 점진적으로 비중을 줄이고 대체투자는 늘리면서 현재의 포트폴리오가 완성됐다.

대체투자 비중 확대는 쉽게 진행되지 않았다. 이 단장은 부임 이후 블라인드 펀드 위탁사 선정 프로세스를 발전시키는 데 주력했고 철저한 원칙으로 자리잡았다.

우선 대체투자 내의 사모투자(PE), 사모대출(PD), 벤처캐피탈(VC), 인프라, 부동산 등 각 자산군별 장기 포트폴리오 구축 목표를 수립했다. 그 다음 장기 포트폴리오 구축 목표와 현재 상태의 차이를 분석했다.

그 다음 투자전략 우선순위를 정해 투자계획을 수립한다. 계획상 선택된 투자전략에 대해 글로벌 최고(Top-tier) 운용사의 대표펀드들 중 자금모집 계획이 있는 펀드들을 파악한다. 그 펀드들간 비교분석을 통해 가장 적합한 펀드를 선정한다.

사학연금은 앞으로도 고도화된 프로세스를 지키면서 '중장기 전략적 자산배분' 계획에 충실한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다. 큰 방향은 두 가지다. 우선 전통자산(주식·채권)과 수익률 상관관계가 낮은 대체투자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린다. 또 주식과 대체투자 부문에 있어서 국내투자 비중을 점차 줄이면서 해외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올해 목표한 비중은 주식 44%, 채권 36.3%, 대체투자 19.7%다. 2026년에는 주식 40%, 채권 33.8%, 대체투자 26.2%의 비중을 목표로 하고 있다.


◇CIO 휘하 3실 체제, 장기전략 실행 '최적화 조직' 구축

사학연금은 올 8월 1일자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자금운용관리단은 소폭의 변화가 있었고 CIO 휘하 3개실 체제에는 변함이 없었다. 정부 정책에 부합하며 안정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이뤄졌다.

자금운용관리단에는 투자전략실, 증권운용실, 대체투자실 3개실이 있다. 이 중 투자전략실은 윤지선 실장이 이끈다. 조직개편에서 투자전략실 내에 기금관리팀이 신설됐다. 기금 규모가 증가하면서 중장기 자산배분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연기금으로서 수탁자 책임활동 확대가 강조됐기 때문이다. 이효진 팀장이 해당 업무를 맡고 있다.

증권운용실은 김훈중 실장이 담당한다. 실 내에는 국내증권팀과 해외증권팀이 있다. 각각 배수진 팀장, 이수진 팀장이 이끈다. 국내증권팀은 조직개편에서 국내채권과 국내주식을 통합 운용하기 위해 신설됐다. 해외증권팀 역시 주식과 채권을 다룬다.

대체투자실은 정영신 실장이 책임자다. 대체투자실은 기업금융팀과 부동산인프라팀으로 나뉜다. 기업금융팀은 천홍준 팀장이 이끌며 사모투자(PE), 사모채권을 비롯한 대체투자를 다룬다. 부동산인프라팀은 이창봉 팀장이 담당하며 상업용 부동산과 각종 인프라자산을 투자·관리한다.


사학연금의 중장기 전략적 자산배분 계획은 각 자산군의 하위 자산군도 목표 비중이 있다. 예를 들면 대체투자 내에는 PE, PD, VC, 부동산, 인프라 등의 자산이 있다. 이 중 어느 한 곳에 치우치지 않는 비중을 내부적으로 설정했다. 하위 자산군 내에서도 마찬가지인데 투자 대상별, 투자 지역별 등으로 세분화한다. PE를 예로 들면 운용사가 투자하는 기업이 한 산업군이나 한 글로벌 지역에 치중되지 않도록 한다.

사학연금이 ESG 경영과 투자에 관심이 높은 상태라는 점도 운용사들이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사학연금은 전사적으로 ESG 경영에 힘을 쏟고 있다. 작년부터 국내 ESG 채권과 국내 주식 사회책임형(SRI) 유형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렸다.

해외 인프라 투자에서는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했다. 또 주식과 대체투자를 포함한 모든 국내외 위탁운용사·거래증권사 선정과 성과평가 기준에 ESG 지표에 대한 평가점수를 포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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