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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부산, 연내 CB 추가발행 유력…위기 넘길까

자본잠식률 50% 넘기면 CB발행 검토...아시아나·여행수요 구원투수 기대

허인혜 기자  2022-09-15 10:11:11
에어부산이 연내 영구채 추가 발행을 유력하게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환율 상승에 따라 추가 자금조달을 하지 않으면 자본잠식률 50%를 넘길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에어부산의 전환사채를 아시아나항공이 주로 취득해왔던 점을 감안해 아시아나항공이 다시 한번 에어부산의 구원투수로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다. 코로나 엔데믹에 따른 여행수요 회복도 에어부산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14일 연말 자본잠식률 조정을 위해 자금조달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에어부산 측은 "자본잠식률이 50%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영업환경이나 수익성이 악화된다면 영구 전환사채 발행 등을 통해 추가 자본확충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자본확충의 방식에 대해서는 확정하지 않았다"면서도 "자본확충이 필요한 상황인 만큼 관련 방식을 논의 중"이라고 답했다.

에어부산이 추가 자본확충 방안을 강구하는 이유는 연말 자본잠식률이 50%를 상회할 것으로 보여서다. 8월까지만해도 9월 유상증자를 단행하면 연말 자본잠식률이 24%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지만 환율이 오르며 예상밖 출자가 필요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8월 연중 최고환율 1340원을 기준으로 자본잠식률 전망치를 계산했지만 정정공시일 전날인 9월12일 최고환율인 1385원을 대입하면 이미 예상 연말 자본잠식률이 43%를 넘어선다.

환율은 13일 정정공시 이후에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4일 오전 환율은 13년 5개월만에 1390원을 돌파했다. 에어부산은 연중 최고환율이 1398.5원을 넘어서면 연말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 전망에 따라 환율이 계속 오른다고 볼 때 남은 여력이 8.5원에 불과하다. 14일 환율이 전날 대비 19.4원이 오른 점을 감안하면 자본잠식률 50%가 코앞에 다다른 상황이다.

에어부산에게 남은 영구 전환사채 한도는 3800억원이다. 2020년 500억원, 2021년 600억원, 올해 7월 100억원을 발행하며 전체 한도 5000억원 중 1200억원을 소진했다. 에어부산은 전환사채 관련 정관에서 사채의 액면총액을 5000억원으로 정하고 있다.

에어부산의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던 모회사 아시아나항공이 이번에도 지원에 나설 지에 관심이 쏠린다. 아시아나항공은 자회사인 에어부산의 자본잠식이 우려돼 왔던 2020년부터 3년간 두 차례의 유상증자에 모두 참여했다. 9월 유상증자에도 참여를 확정지었다. 신주 5200만주 중 2117만주에 해당하는 약 656억원이 투입된다.

에어부산이 발행한 전환사채도 3년간 1100억원을 취득해 왔다. 2020년 500억원, 2021년 3월과 6월 각각 300억원 수준이다.

지원 여력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화물 호조에 힘입어 올해 2분기까지 5분기 연속 흑자를 실현했다. 2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211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23% 늘었다. 화물사업 매출은 8183억원으로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여객사업 매출은 5043억원으로 국내외 여객 공급도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우선 9월 유상증자 참여 외에 추가적인 지원을 검토하지는 않고 있다고 전했다. 에어부산이 영구 전환사채 발행을 확정하면 논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에어부산은 독립적인 기업으로 자체 경영을 진행하고 있다"며 "만약 영구 전환사채를 발행한다면 주관사를 선정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과는 별도로 살아난 여행 수요가 에어부산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에어부산의 자본잠식률 확대는 전년대비 매출이 부진해서가 아니라 환율 등의 대외적 환경 때문이기 때문"이라며 "환율 흐름이 변화하면 재무건전성이 빠르게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에어부산이 전망한 2022년 3분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의 영업 현금흐름도 개선세를 보인다. 에어부산은 2022년 3분기 매출대금이 약 1200억원 수준에서 4분기 1400억원으로, 내년 1분기와 2분기에는 각각 1710억원과 1740억원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봤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운항을 지속했던 국제선 노선이 부산발 3개, 인천발 4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하반기 국제선 운항은 본격적으로 정상화되고 있는 추세"라며 "2022년 상반기 운항했던 인천발 노선 4개의 경우 2022년 6월 말부터 운항을 재개했다는 점에서 해당 노선의 실적도 하반기부터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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