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가 올해 내놓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의 최우선 키워드는 '안전'이었다. '환경'과 관련된 핵심 이슈들도 전면에 배치했다.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이용주 전무에게 최고안전책임자(CSO) 자리를 맡기고 산하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전담 부서를 배치한 것도 안전과 환경에 무게를 싣기 위한 의중으로 해석된다.
한라는 '2021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최근 발간했다. 지난해 첫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선보인데 이어 두 번째다. 지난해의 경우 ESG 경영방침을 수립하는 수준이었으나 올해 보고서에는 보다 구체적인 목표를 담았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가장 중요한 이슈로 안전경영을 앞세웠다. 안전경영은 지난해 경우 중요도를 두 번째로 삼았던 이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본격화된 만큼 보다 전면에 배치했다. 대표적인 활동으로는 매월 시행 중인 'CEO 안전보건 점검 및 중대재해 근절 결의대회'가 있다.
두 번째 핵심 이슈로는 폐수 및 폐기물 관리를 올렸다. 기후변화 대응이나 대기오염, 환경법규 등 환경영역도 핵심 이슈에 선정됐다. 한라는 환경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는 건설업 특성을 반영해 환경영역 이슈를 전년 보다 세분화했다고 설명했다.
새롭게 신설한 ESG 경영조직에서도 한라의 의지를 살펴볼 수 있다. 한라는 CSO 산하에 녹색경영팀을 신규로 구성했다. 녹생경영팀은 ESG 경영전략과 실행과제를 수립하고 평가하는 역할을 맡는다. 안전보건실도 CSO가 관리하는 부서다.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지난해 CFO로서 회사 재무 전반을 챙겨왔던 이 전무에게 CSO직을 맡겼다. 올해부터 안전보건 경영이 실질적으로 추진된다는 점에 미루어 그간 살림꾼 역할을 톡톡히 해냈던 이 전무를 적임자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양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이 전무는 그룹과 한라를 오가며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2012년 한라에서 재무구조개선팀장(상무보)으로 처음 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에는 유통, 물류, 레저 등을 관리하는 밸류애드 담당으로 활동했다.
2020년부터는 내부회계 업무를 병행하기 시작했다. 밸류애드 업무와 내부회계 업무를 총괄하는 GOInnovation 본부장을 맡았다. 이 전무는 지난해 7월 CFO직에 오른데 이어 올해 5월에는 CSO직도 겸직하게 됐다. 현재는 온전히 CSO 업무에만 전념하고 있다.
'GO BEYOND CONSTRUCTION'이라는 이념 하에 사업영역을 △건설(건축·주택·인프라) △비건설(유통·물류·레저) △신사업(건설금융·건설IT·스타트업)으로 구분한 점도 눈에 띈다. 앞서 한라는 2025년까지 건설업 70%, 비건설업 30%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겠다는 목표를 내건 바 있다.
지난해 씨엘바이아웃제1호를 설립해 국내 첫 채권평가기관인 한국자산평가에 340억원을 투자한 게 대표적인 비건설 사업 강화 활동이다. 같은 해에는 옐로씨에스올엘성장제1호를 통해 생활용품 생산업체인 켐스필드코리아에 투자를 결정했다.
그 일환으로 기체분리막 전문기업인 에어레인과 프롭테크 스타트업인 디스코에 각각 40억원, 20억원을 출자했다. 비대면 중고거래 스타트업인 파라바라에도 5억원을 투입했다. 올해는 신한벽지와 소형모듈원전(SMR) 세계 1위 기업인 뉴스케일파워에도 투자를 단행한 상태다.